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 하더니, 제가 시나눔운동 삼년 만에 생각보다 많은 시 제목을 알고 있더군요. 입시공부 하는 것이 아니니 반드시 암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왕이면 다홍이라고, 시의 내용까지 기억하고 있으면 좋지요. 때때로 시 나눔운동을 그저 타이핑으로만 하는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때면 면목 없구요. 어제는 한국 시낭송예술원(한시예)에서 주관하는 송년 시낭송잔치에 초대받아 갔는데, 낭송할 시 대부분이 익숙한 걸 보고, ’아! 내가 시 제목이라도 많이 보긴 보는구나‘ 싶었답니다. 어찌 새해에는 암송 몇 개라도 해보도록 노력할까봐요^^. 어제의 시낭송에서는 유독 눈에 띈 낭송가들이 많았습니다. 그중 한 분이 박경리 시인의 시 <옛날의 그 집>을 낭송한 강리원님입니다. 물론 저는 처음 뵙는 분이었는데요, 그녀의 낭송하는 모습에 감동했지요. 낭송하는 내내 시인과 시, 그리고 그녀와 무대, 4인방이 마치 한 몸처럼 움직여서 저의 몰입도는 최고를 찍었답니다. 군산에 대단한 분들 정말 많구나 했어요. 박경리씨는 <토지>를 쓴 소설가임을 모두 잘 아시죠. 이 시를 눈여겨 볼 시간이 없었는데 마치 연극배우가 말하는 듯한 낭송가의 낭송을 숨죽여 들으며 시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이 행사를 주관한 한시예 회원 대부분이 글을 쓰는 분들입니다. 그래서인지 시낭송역시 시인의 감정과 마음을 어느 누구보다도 잘 전달합니다. 무엇보다도 군산지역의 다양한 문화활동으로 시낭송이라는 장르가 자리잡고 폭을 넓혀가고 있음이 참 좋습니다. 저의 시 나눔운동의 한 축처럼 느껴지기도 하구요. 새해에도 알려지지 않은 좋은 시까지, 더 많이 문화활동하는 단체로 비상하길 기대합니다. 오늘은 박경리 시인의 <옛날의 그 집>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