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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일 Jan 24. 2021

브런치로 달라진 5가지 인생 변화

브런치와 만난 지 다섯 달이다. 거의 날마다 들러서 읽고, 매주 한 편씩 쓰고 있다. ‘매주 한 편’은 어느새 나의 목표이자 루틴으로 자리 잡았다. 브런치는 이제 빼놓을 수 없는 일상이다. 하루를 보내는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놀이터. 문득 브런치를 만나면서 달라진 내 인생의 변화를 돌아봤다.      


1. 덕분에 날마다 새롭고 즐겁다      


요즘 하루를 시작하면서 두 가지 생각을 한다. 오늘은 누구를 즐겁고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 물론 자신의 행복이 오늘의 최대 미션이다. 늘 일상을 함께 나누는 가족, 낮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직장 동료들도 최대 고객이다. 또 한 가지, 어제보다 새로운 날을 보내자. 날마다 주로 글을 읽고 쓰며 사람을 만난다. 코로나 공습으로 사람 만나기 어려운 시절에 글을 가까이하는 것만큼 좋은 게 있을까.     


글과 더불어 지내기에 브런치는 최고의 공간이다.  문 안에는 은밀한 인생 이야기부터 구석구석 여행기까지, 자기 계발에서 글로벌 트렌드까지 무궁무진한 세계가 펼쳐진다. 연스레 글을 읽으면서 온 세상을 여행하고, 글을 쓰기 위해 일상의 시간을 관리하게 된다. 허투루 쓰는 시간이 크게 줄면서 생활의 밀도가 한층 높아졌다. 짬 날 때면 늘 새로운 것을 궁리하고 즐거운 세상 여행을 꿈꾼다. 덕분에 신나는 날이 계속된다.

  

 

2. 여유 있는 인 여행을 떠난다  


최근 브런치에 ‘내 인생의 골목길 여행’이라는 제목으로 몇 편의 글을 이어서 쓰고 있다. ‘코로나 시대의 여행’을 생각하다가 일상의 재발견과 골목길 투어를 떠올리면서 계획 없이 쓰게 됐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내 유년의 골목길과 야트막한 뒷산이 섬광처럼 뇌리를 스치는 것이었다. 시간의 점처럼, 빛바랜 흑백사진처럼 어느 순간에 고정된 인생 기억이었다. 나는 가에 홀린 것처럼 홀연히 시간여행을 떠났다. 짐을 싸고 여행지를 검색할 필요도 없이 인생의 시간을 거슬러 그 시절로 빠져들면 충분했다. 코로나가 준 위안과 추억의 시간여행이 아니었을까.


이제 나와 주변, 그리고 세상을 돌아본다. 그간 바쁘게 돌아가는 업무와 일상 속에서 늘 쫓기듯 인생을 살아온 것 같다. 더러 기억의 창을 두드리는 어떤 순간도 무심코 흘려보내기 일쑤였다. 브런치와 만나면서 지금은 조금씩, 천천히 그 순간들을 되새겨본다.


얼마 전 어린 시절의 가족사진 몇 장을 들춰봤다. 유년의 집 마당에서는 중년의 아버지가 엷은 미소를 띤 채 우리 뒤에 여전히 서 계신다. 3남매 뒤를 든든하게 지키셨던 아버지, 우리는 이제 50대가 되었고 아버지는 떠나신 지 10년이 지나간다. 글을 쓰면서 이렇게 추억의 시간을 만난다. 지금 그 사진은 빛이 바랬어도 아름답고 행복한 시절이다. 브런치는 오늘 내게 위안을 주고 앞으로 살아갈 희망과 응원을 보낸다. 이제 진정한 인생 여행이 시작됐다.      



3. 흥미로운 인간관계에 빠져든다    


세상을 살면서 많은 사람을 만난다. 어느 시기에 잠깐 만나는 시절 인연이 있고, 평생 이어지는 동지 같은 사람도 있다. 요즘이야 소셜 미디어에서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흔하고 일반적이다. 브런치에 ‘카톡 친구는 몇 명이 적당할까’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나이를 먹고 다양한 유형의 인간관계를 겪을수록 관계의 의미, 인연의 특별함에 대하여 생각하게 된다. 결론적으로는 ‘가깝고 소중한 사람들에게 잘하자’라는 것이다. 시간은 부족하고 사람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브런치에서 인간관계는 라이킷과 댓글, 구독으로 시작해서 매거진 작가 참여와 같이 다양하게 진행되는 것 같다. (아직 신입이라 잘은 모르겠지만...) 글을 고리로 이어진 자유 공간이라 언제든 서로 연결될 수 있어 좋다. 처음에는 모두 낯선 작가여흥미로운 글, 공감이 가는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오프라인 인간관계에 비해 글을 통한 관계는 친밀도에서 별한 점이 있다. 만남인데도 내밀한 인생 이야기를 나누고, 빠르게 공감하고 응원하면서 동지의식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브런치에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만큼이나 앞으로 펼쳐질 세계가 궁금해진다.      


4. 코로나에도 살아남을 취미가 생겼다    


코로나 시대 최고의 거리두기로는 글쓰기가 아닌가 싶다. 사람들과 적절한 거리를 두면서도 서로의 생각을 읽고 나누는데 이만큼 좋은 방법이 또 있을까. 브런치와 만나면서 코로나에 대한 내성과 면역력이 높아졌다. 혼자 있는 시간이 외롭지 않고, 누군가와 함께 길을 간다는 생각에 든든하다. 무엇보다 창의적인 활동으로 이어진다는 장점도 크다.      


글이 쌓이면서 글쓰기의 주제와 방식에도 미묘한 변화가 오는 것을 느낀다. 처음에는 인문 교양과 지식 정보형에서 시작했는데 차츰 개인적이고 일상적인 이야기가 늘어나고 있다. 예상하지 못했던 전개라 살짝 당황스럽기도 다. 글에는 '논리적인 설득형'과 '문학적인 공감형'이 있다고 배웠는데, 자신의 내를 잘 드러내면서 독자의 호응을 받을 수 있다면 어느 쪽이든 상관없을 것이다. 외려 글쓰기 근육이 조금씩 단단해지고 있다는 느낌은 고무적이다. 브런치 글쓰기가 재난 속에서 나를 지켜준 경험은 앞으로 큰 자산이 되지 않을까 싶다.  

  


5. 숙성이 무엇인지를 실감한다 - 수시로 버전 업  


글쓰기 플랫폼으로서 브런치의 매력과 강점은 재론이 필요 없을 것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브런치를 만나고도 짬이 나면 근황이 궁금해진다. 내게 최고의 장점은 글의 완성도를 계속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디지털 시대의 미덕일 수도 있겠다) 예전에 책을 낼 당시 일주일에 한 편 정도의 글을 컴퓨터에 작성해서 보관했다. 글이 쌓이고 책이 될 정도의 분량이 되자, 한꺼번에 다듬고 교정하는 일은 상당한 고역이었다. 시간은 부족하고 집중력은 떨어졌다. 결국 출판된 책에서 뒤늦게 발견된 오탈자는 유난히도 도드라져 보였.      


브런치는 언제든 개보수가 가능하다. 적절한 어휘와 문장, 군더더기를 손보는 일이 편리하다. 글을 계속 다듬어가는 일은 꼭 필요하면서 재미도 있다. 지인이나 독자 의견에 따라 즉시 수정이뤄진다.


사진을 미리 준비는 점도 유용하다. 책을 출간하는 데 내용에 부합하면서 해상도가 좋은 사진을 구하는 일이 만만치 않다. 브런치를 만나면서 자연스레 픽사베이 같은 저작권 공유 사이트를 알게 됐다. 그런데 가능하면 자신만의 사진을 쓰고 싶어 진다. 직접 찍은 사진을 올리는 경우도 갈수록 늘고 있다. 글과 사진을 보완해가 일은 숙성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어서도 좋다.          

 

오늘도 브런치와 함께 새롭고 즐거운 여행을 떠난다. 앞으로의 시간이 더욱 설렌다.



https://brunch.co.kr/@sik2038/21


https://brunch.co.kr/@sik203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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