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일기

반복되는 여정

by 식이타임

삐죽한 사람들


살면서 누군가 미치도록 싫었던 순간이 몇 번 있었다. 초등학교 시절엔 매번 싸움을 걸어대던 삐죽 머리에 눈도 삐죽삐죽하던 아이. 대학에 와서는 순진했던(?) 나를 범인으로 내몰던 마음이 삐죽했던 녀석. 지금은 삐죽한 말들로 자존심을 긁어대는 직장상사.


매번 크나 큰 사고를 겪던 한 가장이 아내에게 푸념을 했다고 한다.


"여보, 왜 나한테는 이런 일들만 일어날까?"


아내는 말했다.


"당신한테만 그런 일들이 일어난 게 아니야,

당신이 그만큼 인생을 살아서 그렇지."


살아가는 날이 늘어가다 보니 삐죽이 보존의 법칙에 의해 존재하던 삐딱한 사람들을 만나가는 걸까? 그래도 희망적인 건 지금까지 만난 삐죽했던 사람들이 결국은 안쓰러운 사람으로 남았다는 거다. 그렇다. 나, 당신을 안쓰러워할 날을 기다린다.


방랑과 정착


"요즘은 왜 글 안 올리는 거야?"


한 동안 글을 쓰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아니 모른 척하고 있었다. 찔리는 마음에 요즘은 쓰고 싶은 생각이 하나도 들지 않는다며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했다. 분주히 글을 읽어주는 최애 구독자에게 실망을 안겼다. 나 역시 누군가에게 삐죽한 사람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안한 마음을 안고 어렵게 책상에 앉았다. 종종 고민상담을 해주는 선배가 했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이루고 싶은 뚜렷한 목표가 없다거나 미친 듯이 달려들고 싶은 일이 없다면 내 삶에 대해 나태해진 것이라고. 말 그대로 별안간 괴롭다고 느끼는 몇 가지 상황들을 핑계 삼아 내 삶에 정성을 쏟지 못했다.


노트를 펼쳐 기록했던 목표들을 돌아보고 몇 가지 목표들을 추가했다. 방황하고 있는 일상을 있는 그대로 풀어내기도 했다. 고민에 휩싸이고 그럼에도 다시 원래 자리를 찾아가기 위한 반복되는 여정.


나는 '방랑일기'라고 제목을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