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식이타임 Dec 25. 2021

그래, 사랑만 있으면

결혼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

"사랑만 있으면 되는 줄 알았지"


 사랑만 있으면 결혼은 그냥 하는 거 아니었냐며 투덜대는 나에게 아빠는 철없는 놈이라고 한 소리 했다. 결혼은 현실이라는 말이나 집안과 집안이 하는 거지 절대 둘만 하는 게 아니라는 소리를 익히 들어왔지만 그저 고리타분한 잔소리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역시 옛말엔 틀린 게 없었다. 결혼식 날짜를 정하는 일부터 세세한 부분까지 양쪽 집안의 의견 조율이 필요했다. 매주 해야 할 일들이 산적했고 때때로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생겨 계획을 변경해야 할 때도 있었다. 머리가 지끈지끈 아픈 순간의 연속이었다.


 어느 날은 집에 놀러 왔던 아내가 한편에 쌓여있던 책을 펼쳐보라고 했다. 귀찮다고 생각했지만 "빨리 펼쳐보라니까?"라며 재차 말하는 모습에 불안감이 스쳤다. 이럴 수가! 다 처리했다고 생각했던 전 여자 친구와의 인생 네 컷이 책 사이에 끼워져 있었다. 이후 난감한 몇 장면이 더 있었지만 "이제 내 거니까 상관없어!"라며 쿨내를 풍기는 그녀를 보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결혼을 준비하며 크고 작은 난관이 많았지만 사랑은 튼튼한 고무줄처럼 우리를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았다. 결혼은 현실이라는 냉혹한 문장을 무시하지 못했으나 사랑이 제일이라고 느끼는 장면들이 존재했다.


 사랑만 있다고 해서 결혼할  없을진 모르겠지만 결국, 사랑이 제일 중요한 것이 아닐까. 마침 "사랑이 전부인거야!"라고 흥얼거리는 그녀의 노래소리를 들으며 마음 먹었다.


그래, 사랑만 있으면!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가 처음 만난 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