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삶에 담긴 의미
고등학교 시절 진로를 선택하는 갈림길에 섰을 때였다. 커서 뭐가 되고 싶냐는 아빠의 물음에 "기왕 사는 거 서울로 대학을 가서 남들보다 특별하게 살아야죠!"라고 대답했다. 아빠는 "그럼 특별하게 산다는 건 어떤 건데?"라고 물었고 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 뒤로는 줄곧 평범한 인생을 살자고 생각해왔다. 평범한 아들, 평범한 친구, 평범한 애인. 다시 생각해보니 그건 거짓말이었을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이에게 실망시켜주지 않고자 분주히 움직였고 누가 봐도 매력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궁리에 궁리를 거듭했다. 내가 생각하는 평범한 삶을 살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했고 때로는 욕심을 부리기도 했다.
평범한 삶이 결코 부끄럽지 않다. '평범'이라는 두 글자 안에 수많은 바람들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내가 불어넣지 않은 바람들은 덤이라서 그 무수한 기대들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특별한 노력들이 필요하다. 누군가 "어떻게 살고 싶어요?"라고 물으면 "저는 그냥 평범하게 살고 싶어요!"라고 대답한다.
한껏 욕심이 가득 찬 표정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