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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식이타임 Feb 28. 2022

신혼일기

우리의 일상

1. 답이 정해진 질문


 아내는 종종 뜬금없는 질문을 하곤 한다. 예를 들면, "내가 전 재산을 가지고 도망가면 어떡할 거야?" 라던지, "만약 기안 84처럼 며칠 동안 안 씻고 다녀도 나랑 결혼했을 거야?" 같은 질문이다. 그럼 난 속으로 '이런 질문은 어떻게 만들어내는거지?'라고 생각했다. 당혹스러운 질문들을 하나하나 답하며 알게 된 것이 있다.


 답은 늘 정해져 있다는 것.


 "그래도 사랑하지"


2. 그때 그 시절, 그 사람은

 

 결혼을 하고 짧게는 반나절, 길게는 하루 온종일 함께 있다 보니 후줄근한 자연인의 모습을 서로 보여주게 된다. 외출하는 모습과는 달리 반듯한 앞머리와 동그란 안경을 쓴 모습을 보고 아내는 완두콩 같다며 놀린다. 내가 바보 같은 웃음을 지으며 장난을 칠 때면 그때 그 시절 멋진척하는 오빠는 어디 간 거냐고 돌려내라고 따진다. 그럼 나는 연애시절 수줍음 많던 모습은 내숭이었냐며 반격한다. 그러다 결국 서로의 모습을 보며 깔깔깔 웃는다.


3. 뜻밖의 일


 코로나19에 확진되었다. 휴가를 다녀온 것이 원인이었나 보다. 출근도 하지 않으니 얼떨결에 더 많은 시간을 붙어있게 되었다. "나랑 계속 붙어 있을 생각하니까 좋지 않아?"라는 질문에 무한 긍정의 미소로 답했다. 하루 종일 몸살 기운에 괴로워하던 마음도 잠시 격리기간 동안 무엇을 해야 할지 설렘의 고민이 시작되었다. 일단, 열심히 아내와 이야기하고 쓰고 싶은 문장을 남길 것이며 앞으로의 계획도 선명하게 그려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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