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 말해 뭐해?

온 몸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당신

by 식이타임

순실이(우리 집 개 이름)와 5년째다.

'무슨 이름이 촌스럽게 순실이람.' 나 홀로 '순둥이'라고 불러봤지만(순둥이도 촌스럽나요?) 아빠의 혹독한 주입식 교육으로 '순실아!'에 고개를 돌리는 녀석이 되었다.


엄마는 종종 "자식보다 순실이가 훨씬 낫네!"하고 말한다.집에 오면 미친 듯이 반가움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침대에 누워 "왔어?"라고 하는 내 모습과는 반대다.


녀석은 본업에 충실하다. 늘 집 주변을 돌아다니며 냄새를 맡는다. 낯선 사람이라도 다가오면 매섭게 짖는다. 덕분에 집을 비워도 안심이다. 어느 날은 쥐를 잡더니, 잘 보이는 곳에 두고 자랑했다. 본업만큼 쇼맨십도 철저하다.


녀석이 우리 가족을 좋아하는 순위가 있다. 밥 아주 잘 챙겨주는 엄마>간혹 밥 주고 산책해주는 아빠>종종 산책시켜주는 동생> 간식 뺏는 척 장난치는 나. 나는 순실이의 애정서열 최하위다. 그래도 녀석은 나에게 한껏 사랑을 표현해 준다. 자애로운 놈.(암컷입니다.)


술에 흠뻑 취해 걸어오는 날, 멀리서부터 꼬리를 흔들며 기다린다. 술 취한 아빠들이 자식들에게 한 마디씩 하는 게 이런 마음일까. 순실이에게 말을 걸고 볼을 실컷 만진다. 대답은 없어도 날 바라보는 눈빛이 촉촉하다.


사람들은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음에도 하지 않거나, 그 마음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하기도 한다. 나 역시 입에 발린 말로 '사랑'을 표현하던 날이 얼마나 많았고 앞으로도 몇 번이나 그러할까.


이 친구들(반려견)은 다르다.

어쩌면 사랑의 고수일지도!

'사랑한다!, 말해 뭐해?'


그들은 사랑한다 말할 수 없어
온 힘을 다해 사랑을 표현한다.
<처음 만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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