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식이타임 Feb 24. 2021

마음에 달린 여행

여행가 혹은 쓰는 사람

누군가를 가장 사랑하는지 알고 싶으면

멀리 여행을 떠나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내 옆에 있었으면...'하고

가슴과 머리가 원하는 사람.

바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 대사 중>


사랑하는 사람이 누군지 알 수 있다니! 영화 속 대사는 나의 여행욕구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거침없이 여행했고 그 진가는 일상에 돌아온 뒤에 드러났다. 추억 속 장면들은 머릿속에 갑자기 튀어나와 '피식' 웃음짓게 했다. 정말 힘들고 후졌다고 생각했던 여행들도 시간의 흐름과 함께 자양분이 되어갔다.


떠나는 게 쉽지 않은 요즘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여행을 그려본다. 올해는 셔츠 한 장이면 충분한 날씨에 한강에 갈 거다. 나는 아직 한강을 거닐어본 적 없는 촌놈이다. 상경한 친구는 "한강이 너무 좋아서 못 돌아가겠어."라고 말했다. 녀석이 내게 준 환상 때문인지, 티브이 속에 보이는 한강에서 먹는 라면이 너무 맛있어 보인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지! 조용히 속삭인다.


'기다려라, 한강라면....!'


내년엔 멀리 가는 여행을 상상한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서 실컷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싶다. 손흥민 경기를 직관하고 싶다. 사진으로만 보던 스위스의 자연과 마주하고 싶다. 백종원 아저씨가 맛있게 먹는 건지, 정말 맛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나도 '스트리트 푸드파이터'가 되고 싶다. 적다 보니 길어진다. 나는 하고 싶은 게 참 많다.


사실, 여행은 마음먹기 나름이다. 당장 집 밖을 나설 용기가 있다면, 무심코 지나쳤던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면, 우연히 들어간 카페의 커피가 맛있다면, 마침 들려오는 음악이 내 취향이라면. 좋은 것을 좋다고 느낄 수 있는 마음이 있다면 거리는 중요하지 않다. 수 없이 곱씹어도 상쾌한 여행은 좋은 마음에 달렸다. 좋은 마음만 있다면 어디든 여행이 된다.


비행기에 탈 때마다 적었던 종이 속 '직업'란이 펜을 머뭇거리게 했다. 고민하다 뻔한 단어로 빈칸을 채워왔다.

다음엔 이렇게 적어야지!


여행가(Traveler) 혹은 쓰는 사람(Writing man)


* 떠나고픈 모든 이들에게.

오늘을 하루를, 그리고 순간을 여행처럼!

매거진의 이전글 잘 살아내기 위한 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