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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식물리에 May 14. 2024

벌레가 지키는 세계

리와일딩을 위한 리버깅 이야기


5월의 식물리에 서가는 '흙'에 관한 책을 소개합니다.
가정의 달, 감사하는 달인 5월에는 만물의 어머니인 대지, 이를 이루고 있는 흙에 대한 책들을 읽습니다.


식물리에 추천

#꿀벌 #리버깅 #흙


다시 예전의 자연으로 회복하려는 ‘리와일딩’의 움직임 중 하나로 리버깅이 있습니다. 생태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작은 곤충들과 미세균들을 보호하고 파괴된 그들의 생태계를 회복하자는 것입니다.


리버깅이 무엇인지, 그리고 직접 실천하기 위한 방법들은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신 분들께 비키 허드의  <벌레가 지키는 세계>를 추천합니다. 저자의 진심 가득한 문장들을 읽다 보면 징그럽게만 느껴졌던 벌레들이 조금은 귀여워 보이는 마법에 걸립니다.



환경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혹은 식물리에 서가 구독자라면 꿀벌이 인류에 있어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충분히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생태계에서 극히 일부 개체일 뿐인 꿀벌은 우리에게 꿀만 주는 존재가 아니다. 꿀벌이 수정해 주는 다양한 꽃들에서 우리가 좋아하는 과일과 채소가 열린다. 이것들이 없어지면 우리의 식탁에 과일과 채소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고기도 유기농제품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며 또 아직 예상하지 못한 생태적 연쇄 반응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없어지면 위험한 존재는 꿀벌뿐일까?


지구상에서 많은 개체를 가지고 있는 생물분류군을 꼽자면 곤충류와 균류일 것이다. 이 미세한 생명체는 우리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우리가 생명활동을 하는데 무수히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흙과 물속에 사는 각종 균과 곤충들이 자기 역할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식물들이 잘 자라주고 있어 대기질이 유지되고 물이 깨끗하게 존재한다. 또한 이런 미소생물이 없으면 지구는 쓰레기와 오물들을 처리하느라 막대한 비용을 써야 한다고 한다.


이렇게 미처 우리가 느끼고 있지 못한 생물들의

역할은 아주 중요한데, 문제는 이 생물들이 각종 화학약품에 의해 죽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농경지에서 사용하는 엄청난 양의 농약과 경제적으로 대량생산을 위해 획일화된 작물 재배방식 등은 작물이 자라는 흙의 미생물들을 죽이며, 흙의 힘을 잃게 하여 작물이 각종 병해충에 노출될 위험을 높인다. 그렇기에 사람은 더 많은 농약을 사용할 수밖에 없어 생태적으로 악순환이 반복된다.


도시에서도 생태적으로 미소생물이 갈 곳은 없다. 점점 줄어드는 녹지와 사람의 편의를 위한 녹지관리법이 곤충들과 균들이 갈 곳을 잃게 하고 있다. 주기적인 병해충 예방 방제와 잡초제거, 짧게 깎아버리는 예초와 전정 등은 작은 곤충들의 짧은 생과 서식처를 위협한다.


이런 생태적 문제가 우리에게 어떤 방식으로 돌아올지 모르니 더 무섭다고 생각한다. 너무나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생태계 파괴(변형)를 하루라고 더 늦기 전에 조금씩 바로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현재 식물리에가 하는 일들은 앞서 말한 도시에서 곤충들의 서식지를 위협하는 일들이다. 하지만 늘 이렇게 일하지는 않겠다는 다짐으로 일하고 있다. 공부하고 경험하여 나와 회사를 함께하는 동료들의 목소리가 힘을 갖도록 할 것이다. 기존에 진행되고 있는 오로지 사람만을 위한 조경관리가 아닌 지속가능하고 적정한 공존을 할 수 있는 조경관리를 하고 싶다.


저자의 말처럼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조금씩 실행하려고 한다. 선택되지 않더라도 고객에게 비화학적 방제방법도 함께 알리고, 조금 덜 화학약품을 쓰도록 설득하는 일.


그리고 생태계 속 곤충이 얼마나 중요한지 주변에 공유하고 이들로 인해 땅이 얼마나 비옥해질 수 있는지와 그리고 그 땅이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꾸준히 알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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