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자키 나오코라의 베란다 정원일기
식물리에서가 4월 북큐레이션
'텃밭 가꾸는 시간'
매월 하나의 주제로 서가의 책을 준비합니다.
여기저기 새싹들을 보니 뭐라도 심어보고 싶어지는 4월은 '텃밭'을 주제로 책을 선정했습니다.
선정한 책은 매주 한 권씩 추천과 리뷰를 전합니다.
4월 책
<금요일엔 시골집으로 퇴근합니다> 김미리 지음, 휴머니스트
<나만의 텃밭 가꾸기> 뤽 비엥브뉘, 로랑우쌩 지음, 로랑우쌩 그림, 청아출판사
<주말엔 여섯 평 농막으로 갑니다>, 장한별 지음, 사이드웨이
<햇볕이 아깝잖아요>, 야마자키 나오코라 지음, 샘터사
누구에게든 온전히 나만의 것이라고 할 수 있는
'한 뼘의 공간'이 필요하다
식물리에 추천
#위로 #텃밭 #베란다가드닝
나의 공간에서 조용한 위로를 받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어디든 햇볕이 조금이라도 들어온다면 작은 화분이라도 좋으니 싹이 돋고 새 잎이 나는 일을 경험하면 좋겠습니다. 소박해보이지만 그 찬란한 순간이 생각보다 우리에게 아주 큰 위로가 된다는 사실을 한 번이라도 직접 느끼면 좋겠습니다. 그 시작이 어렵고 부담스럽게만 느껴진다면 자신의 베란다를 '나오팜'과 ‘나오가든'으로 바꾼 저자의 일상을 소개합니다. 가드닝에 열정적이기도 했다가 잠시 주춤하기도 하지만 삶을 살아가는 동안 온전히 나로써 살아가는 것과 식물을 키우는 일을 놓지 않으려는 어느 작가의 솔직한 베란다 정원일기입니다.
저자가 베란다에서 식물을 키우며 생각했던 것들과 일상의 평범한 이야기들은 지친 하루 끝에 작지만 진한 위로가 됩니다. 자신의 글이 세상에 유익한지 의심이 되더라도, 좋아하는 일로 제대로 된 밥벌이를 하기 어렵더라도 그럼에도 저자는 꿋꿋하게 일상을 이어나갑니다. 그런 일상을 버티게 해주는 작은 힘들 중에는 '베란다 가드닝'이 있었습니다. 파종했던 여주 씨앗에서 싹이 올라왔을때, 기념품샵에서 구입한 시들어가는 식물에서 새 잎이 돋아났을때, 동일본대지진 이후 방치했던 올리브에서 새 잎이 돋아났을 때 등등.
이 모든 순간들은 식물들이 우리에게 '지금은 힘들지만 버티다 보면 또 좋은 날이 온다'라고 속삭이는 듯 합니다. 작은 화분이어도 좋습니다. 나만의 정원을 꾸리고 식물들에게 위로받는 경험을 해보길 바랍니다.
4월의 책들을 읽으며 결국 무언가를 심는 행위는 단순히 농작물을 생산해내고, 식물을 가꾸는 일이 아닌 나를 가꾸고 돌아보는 일이라는 걸, 그리고 내 마음속에 다시 한 번 의지를 만들어내는 일이라는 걸 새삼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5월의 식물리에서가도 기대해주세요 :D
p.95
힘들 때는 잎을 떨구고 가만히 있으면 되는 거다.
인간에게도 괴로운 시기가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절대 죽지는 않을 거야.'
그렇게 다독여보는 건 어떨까.
언젠가 다시 따뜻한 볕이 들고 선선한 바람이 다정하게 찾아올테니,
일이 잘 안 풀릴 때는 손에 쥐었던 욕심을 내려놓고 조용히 지내면 된다.
p.220
자연의 리듬에 따라 흘러가는 나의 일상을 돌이켜보면 일이 잘 안 풀린다는 생각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어진다. '작가인데 너무 평범하다고 생각하면 어떡하지?' 같은 걱정이 얼마나 시시한 것인지. 주변에서 어떻게 생각하건, '평범'한 삶을 살건 '특별'한 삶을 살건,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계속할 수밖에 없다. 돈이 되지 않아도 계속 할 수밖에.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 어떤의미가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그저 뚜벅뚜벅 살아가고 싶다.
... 그리고 언젠가 다시 정원으로 돌아가고 싶다.
정원은 분명 기다려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