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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식물리에 Apr 16. 2024

나는 '파트타임 자연인'이다.

주말엔 여섯 평 농막으로 갑니다. 장한별 지음

식물리에서가 4월 북큐레이션
'텃밭 가꾸는 시간'

매월 하나의 주제로 서가의 책을 준비합니다.
여기저기 새싹들을 보니 뭐라도 심어보고 싶어지는 4월은 '텃밭'을 주제로 책을 선정했습니다.
선정한 책은 매주 한 권씩 추천과 리뷰를 전합니다.


4월 책

<금요일엔 시골집으로 퇴근합니다> 김미리 지음, 휴머니스트

<나만의 텃밭 가꾸기> 뤽 비엥브뉘, 로랑우쌩 지음, 로랑우쌩 그림, 청아출판사

<주말엔 여섯 평 농막으로 갑니다>, 장한별 지음, 사이드웨이



식물리에 추천

#텃밭 #농막 #치유농업


5도 2촌을 꿈꾸지만 무턱대고 시골집을 지르기에는 불안하기도 하고 막막하기도 한 분들을 위해 이 책을 소개합니다. 스스로를 '파트타임 자연인'이라고 말하는 농막살이 3년 차 변호사의 '꿈 실현기'입니다. 도시에서의 본업을 유지하고 취미로 농사짓는 자연인이 되고 싶었던 그는 주말마다 자연과의 접점에서 땀 흘리는 행복을 알아 가고 있습니다.


저자는 꼭 농막을 선택하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더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사람마다 처한 생활적, 경제적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 자신의 상황에 맞는 현실적인 답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합니다.


농막살이 이야기 외에도 땅과 농막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저자가 치열하게 고민하고 공부했던 내용들이 상세히 담겨 있습니다. 내용과 함께 생각의 과정을 공유해 준 덕에 저도 당장 고민을 시작할 수 있었고 이렇게 5도 2촌의 꿈이 조금씩 선명해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텃밭을 가꾸는 시간을 보내며 자신이 좋아하는 삶을 찾고, 만들어가는 '여섯 평 농막살이'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주말엔 여섯 평 농막으로 갑니다.


5도 2촌(평일 5일은 도시에서, 주말 2일은 시골에서)을 실현하는데 가장 고민되는 부분은 경제적인 부분일 것이다. 주말을 위한 시골집을 매매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을 넘어 모험에 가까운 일이다. 불가능할 것 같아 막연하기만 했었는데, 꽤 좋은 선택지 하나를 발견하였다. 도시를 탈출해 본업을 잠시 내려놓고, 자연 속에서 텃밭을 가꿀 수 있는 삶을 위한 선택지로 '농막'을 소개한다.


'농막'이란

농지법에서 정의하는 시설 중 하나로 농작업을 위한 창고시설 또는 농작업 중 일시 휴식을 위하여 설치하는 시설(연면적 20제곱미터 이하이고 주거 목적이 아닌 경우로 한정)이다.


보통 농막은 여섯 평 정도라고 하니 농막을 놓기 위한 밭은 훨씬 넓어야 한다. 그래서 어쩌면 오늘 소개하는 책은 어느 정도 규모의 땅이 확보되거나 확보할 수 있는 경제력을 갖춘 사람들을 위한 책일지도 모른다. 참고로 저자는 땅 구입비 등으로 약 1억 원, 농막 제작으로 약 5천만 원을 지출했다.


하지만 이만한 경제적 여력이 없다고 책을 덮으면 안 된다.


저자가 자신의 땅에 농막을 올리기까지 진행한 수많은 결정에 있어 결과뿐 아니라 과정도 같이 공유해 주었기 때문이다. 저자와 같은 선택을 할 필요는 없지만 같은 과정으로 생각해 볼 가치가 충분히 있다.





저자는 농지와 농막을 구입하는데 기존에 보유했던 자금과 추가로 대출을 받았다. 그래서 가지고 있던 돈을 예금에 넣었을 때 받을 수 있던 이자와 대출이자를 따지면 한 달에 약 50만 원의 기회비용으로 5도 2촌의 삶을 사고 있다고 한다. 이 비용이 적지 않기에 저자는 농막에서 보내는 시간을 최대한 행복하고 효율적으로 보내려고 단단히 준비하였다.


땅의 입지부터 시작해서 농막에 설치되는 스위치 하나까지 말 그대로 하나부터 열까지 자세히 알아보고 꼼꼼하게 따져보고 결정했는데, 그중 가장 참고하고 싶은 점은 텃밭의 콘셉트를 구체적으로 정하는 과정이다. 파트타임 자연인을 자칭하며 취미로 농사를 짓겠다는 결정을 한 저자는 '놀이(Spiel)'와 '공간(Raum)'의 합성어인 독일어 단어 '슈필라움'을 소개하며 자신의 슈필라움을 구현해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아무리 보잘것없이 작은 공간이라도
내가 정말로 즐겁고 행복한 공간,
하루종일 있어도 전혀 지겹지 않은 공간,
온갖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꿈꿀 수 있는
그런 공간이야말로 자신의 '슈필라움'이라고 합니다.



나의 첫 슈필라움이었던 공간 <아뜰리에 식물리에>



이번 주말에는 나도 꼭 내가 원하는 '슈필라움' 이미지를 다시 한번 정리해보려고 한다. 내가 정말 휴식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그것을 구현하는데 필요한 일들을 차근차근 준비해 보겠다.


나처럼 언젠가 텃밭을 일구며 살아가는 꿈을 꾸는 분들이 있다면 '언젠가'라는 수식어와 함께 꿈으로 남겨두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늘부터 조금씩 차근차근 준비하면 좋겠다. 작은 화분이나 베란다 가드닝, 근교의 주말농장을 거치다 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여섯 평 농막에서 잠시 땀을 훔치는 파트타임 농부가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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