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긍정과 집념

줄리&줄리아_인생영화 추가

by 식물리에


줄리아님께


가장 먼저 드리고 싶은 말은 '감사합니다'입니다.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의구심으로 약간 의기소침하고 슬퍼지는 요즘이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통해 접한 줄리아님의 긍정적인 마음, 요리에 대한 열정이 저를 부끄럽게 만들었습니다. 아직 힘껏 다 하지도 않고 그만둠을 옅게나마 떠올린 것은 아마 제 인생에 또 다른 아쉬움을 남겼겠지요.


사실 영화에서 줄리아님과 번갈아 나온 줄리의 역할은 제 모습입니다. 그녀의 엄마도 익히 알고 있는 '포기' 이력과 자신의 탓이 아닌 남(편)의 탓을 하는 장면들은 마치 나를 보고 정신 차리라고 외치는 것 같았어요. 무언가에 도전을 하고 일은 벌이지만 쉽게 마무리하지 못하는 제가 떠올라서 마치 몰래 떡을 먹다 목에 걸린 듯 숨이 콱 막혔습니다.


번번이 레시피북의 출간이 좌절될 때마다 주저하지 않고 그들의 입맛에 맞게 다시 쓰려고 노력하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어요. 줄리아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을 줄리아의 방법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수정하고 방법을 바꾸는 행동이 저에게 큰 가르침이 되었습니다. 저는 멍청한 고집을 부리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언제나 긍정적인 마음으로 씩씩한 삶도 본받으려고요.


참 다행스럽게 저도 줄리아처럼 따뜻하고 나를 위해 아낌없는 격려를 주는 남편이 있습니다. 마지막에 줄리아의 출간 소식을 받고 폴과 함께 펄펄 뛰며 좋아하는 장면도 오래오래 마음에 새겨두려고 합니다. 언젠가 저도 그렇게 행복한 날이 오도록 노력해야 하니까요.


예전부터 정말 보고 싶었던 영화인데 제 인생에 참 적절한 때에 볼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하며,

식물리에 드림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화를 내는 게 맞는 걸까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