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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9 소문

소문의 주인공

by 식물리에


소문이란 단어가 생소해지고 온라인 상에서 카카오톡 등으로 퍼져나가는 소위 '찌라시'가 더 친숙한 요즘 나는 소문이 궁금하다. 뭐든 간에 누군가에 관한 거든 간에 누군가 입을 열어 내 귀로 직접 들어오는 소문이 궁금하다.


아무래도 소문은 내용 자체가 떳떳한 이야기라기보다 소문의 당사자 앞에서 쉽게 말하지 못할 쉬쉬할 내용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또 소문을 듣는 사람에게는 꽤 흥미로워야 하므로 서로서로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잘 퍼져나가게 된다. 소문의 주인공과의

관계가 없으면 소문도 발이 잘리게 되어 멀리 전달되지 못하기 마련이다.


이처럼 소문은 특정 집단 내에서 퍼지기 마련인데 혼자서 가게를 하는 자영업자는 조금 다른 소문을 듣는다. 회사를 다닐 때처럼 특정 부서나 회사 내의 소문을 듣는 게 아니라 관련 업계 내의 사람들, 대개는 꽤나 유명한 사람들의 소문을 듣게 된다.


어떻게 보면 업계에서 도는 소문은 내가 직접적으로 알지 못하는 사람에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처음에 말한 '찌라시'에 가까울 수 있다. 그러나 연예인 A씨의 과거 또는 ㅇㅇ회사 직원의 불륜 등처럼 자극적인 내용으로 잘 모르는 사람들끼리도 대화할 수 있는 내용이 잘 없다. 업계에서 도는 소문은 그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끼리만 관심을 가질만한 다른 사람들은 '응?(어쩌라고?)' 할 만한 그런 내용이다.


예를 들면, 어떤 꽃집이 가게를 내놨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라더라~ 그런데도 불구하고 권리금을 얼마를 받는다더라~ 뭐 이런 내용이다. 꽃집을 하는 사람이라면 귀가 솔깃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릴 그런 소문이다.


그런데 내가 굳이 이런 소문을 찌라시와 비교하면서 주저리주저리 쓰는 이유는 소문도 찌라시처럼 유명해야지 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끔 어떤 꽃집이나 어떤 식물집의 소문을 들을 때면, 언젠가 나도 소문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 상상해보고는 한다.


나에 대해서는 어떤 소문이 돌 수 있을까.


차마 괜히 부끄러워 이곳에 적어내지는 못하겠지만 남들이 질투할 만한 그런 내용의 소문이지 않을까? 하고 괜스레 짱구처럼 음흉하게(?) 웃게 된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소문의 주인공이 나면 괜히 좋은 내용의 소문이었으면 하지만 아무튼 언젠가 식물리에로 소문의 주인공이 되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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