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비드 올의 '뉴헤이븐 행 기차'
(재와 해오라기)
똑같은 화요일, 이제 1시 50분이 오려한다. 이 '홀연'을 버티기에 한 석 달이 걸린다. 갑작스레 문을 여니 어둠 속에 익숙했던 눈조리개가 빛을 향해 확 열린다.
육교에서 기차가 지나가는 걸 본다. 1시 50분 발 '뉴헤이븐 행 기차.' 그 너머로 '해븐리 병원'이 보인다. 그 옆에는 벅차게도 '하늘 마을.' 이름과는 전혀 달리 대수롭지 않고 담대한 집들의 나열.
눈에 몇 년 만에 '다락지'가 건축된다. 그것은 내부를 채우고 있는 슬픔의 푸른 박공 때문.
데비드 올David orr의 '뉴헤이븐 행 기차'가 동공의 굴 속으로 하늘의 가속페달을 밟는다. '사람들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머리카락이 불에 휩싸인다. ‘해븐리 병원’의 6인실 보조의자에 앉아있다 보면, 그 기차가 ‘뉴헤이븐haven’인지 ‘뉴해븐heaven’인지 헛갈리고 가늠이 어렵다.
'해븐리 병원'은 정말 이름 그대로 하늘스럽다. 하늘스럽게 하늘의 발꿈치를 보여준다. 하늘하늘 가는 '뉴헤이븐 기차'의 출발역이 여길까. 아니면 이곳이 기착지일까.
병원에선 남향의 따가운 볕과 동향의 숲. 남향의 창에는 걷히지 않는 블라인드가 바깥 세속의 혼란스런 간판을 차단하고 차압한다. 이 배타적인 밝음.
'뉴헤이븐 행 기차'의 꼬리가 유성처럼 불 탄다. '재'의 사람들이 마주보며 객차에 앉아 있다. 이곳에서 저곳으로 가는, 아무도 동의하지 않는 불화의 이주민들이 그곳에 앉아 침묵하고 있다.
'해븐리 병원'에는 이런 이주민들의 바투고 견고한 개별적 사물함. 그속에서 파삭거리던 센베이는 누지고, 열린 '성경 김' 같은 것은 기름에 쪄든다.
구석 어딘가에 쌓여있는 이런 '부스러기'들. 이런 오소소한 가루들. 그걸 찍어내는 천사의 손가락마다 '뉴해븐행 기차'의 불빛은 매달린다. 그래서 그들, 이주민들의 눈빛은 그렇게 호롯한 별자리로 흐르는 걸까. 아무것도 먹지 않고도 명증한 눈.
그곳 낯선 이방인들의 간병에는 늘 '일 없시다'가 따라붙는다. 그들은 조금이라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면 자존심의 휠체어를 각세우고 굴린다. 정말 '뉴헤이븐 행’ 기차를 타는 일은 '일 없시다'처럼 아무 일 아닌 것일까.
데비드 올이 말한 것처럼, '후에 누군가 내 자리에 앉아, 나의 재로 인해 그의 양복이 얼룩졌어.'의 그 작은 얼룩 같은 것.
'뉴헤이븐 행 기차'를 타고 떠난 뒤에도 사물함 속에 남는 눅진 과자나 김 '부스러기' 같은 것. 침목도 철로도 없이 가는 것. 그곳이 뉴해븐이 아닌 진정한 안식처 뉴 헤이븐haven이기를 갈망해 보는 것. 이 6인용 병실을 천국 같다고 말하지 않는 것.
이 세상의 침상과 음식 같은 것에 적의의 눈빛이 달칵 켜지고, 뼈만 남은 손가락을 접어 누구도 때릴 수 없는 그의 파리한 주먹이 만들어진다.
'밥 한 숟갈'을 권하는 보호자에게 주먹은 날라온다. 그리고 '수저'를 꽉, 남은 몇 개의 이빨로 물고 놔주질 않는다. 그 일순의 주먹. 쥐었던 동시에 절로 펴지는 주먹의 어떤 '알렙'이랄까.
'뉴헤이븐 행 기차'는 철걱거리며 간다. 무거운 안장을 높여 구름 속을 가려는 자여. 그 불가해한 동력을 저 숲의 으르렁거리는 굴삭기에나 주세요.
그렇다, 과실나무. 인부에게 물었으나 그냥 '과실나무'라는, 여기 굴삭기가 파낸 자리에 그 끙끙거리는 식목. 그 방금의 나무들에서 오는 활기. 날림집에도 그 나름의 풍미가 있듯, 마악 안착한 나무들은 칙칙폭폭 푸른 혀를 즉각적으로 내미네요.
발분하는 푸른 말의 저작. 이런 식목에는 안이와 나태, 쇠락이라는 말, 쇠잔 같은 건 없겠지요.
구덩이에 마포에 싸인 뿌리를 그대로 안장하는 방식. 그는 그와 같은 식목을 원했으나, 이도저도 아닌 그냥 '과실나무'로 환생하고자 했으나, 그는 지금 고작 한 줌의 재.
잡았던 마지막 손이 끈끈히 탄다. 핏줄을 찾을 수 없는 시간의 요폐가 온다. 화석처럼 굳었던 발톱이 탄다. 모든 것이 재가 된다.
그러나 생각은 타지 않는다. 생각은 밥상에도 올라오고 산책도 나란히 간다. 늘 만나던 강아지를 만나게 하고, 그 의자에 우두커니 앉게 한다.
그가 재가 되었는데도 오두마니 침상에 앉아 혀를 날름대고, 눈을 치켜뜨고 주먹을 을러맨다.
채소에 들깨 가루를 뿌리다 그 따뜻했던 가루가 생각나 찔끔 운다. 드르륵 분쇄기가 운다.
이제 당신, 이상한 벌레같은 '곤궁'을 이제 내려 놓으세요. 이제 그만 뻰찌로 발톱 좀 그만 깎으세요. 닭들이 킥킥대며 당신의 발톱 쪼아먹지 못하게요.
너무 두터워져 손톱깎이로도 되지 않는, 그 발톱은 흙 속의 바위였고 물 속의 개펄.
어디선가 물냄새를 맡고 해오라기가 온다. 어느덧 논에 푸른 당신의 수염.
*The Train
BY DAVID ORR
Not that anyone will care,
But as I was sitting there
On the 8:07
To New Haven,
I was struck by lightning.
The strangest thing
Wasn't the flash of my hair
Catching on fire,
But the way people pretended
Nothing had happened.
For me, it was real enough.
But it seemed as if
The others saw this as nothing
But a way of happening,
A way to get from one place
To another place,
But not a place itself.
So, ignored, I burned to death.
Later, someone sat in my seat
And my ashes ruined his suit.
Source: Poetry (December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