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시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요?
오늘 아침 갑자기 든 생각이다. 이 말인 즉, 지금 행복하지 않다는 것. 뒤이어 든 생각은,
나는 행복했던 적이 있을까요?
하지만 앞의 생각과 상충된다. 왜냐하면 '다시'라는 말에는 그전에는 행복하게 산 적이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
그런데 왜 이런 생각까지 들게 되었을까. 나는 곰곰이 과거를 떠올려 보았다. 행복했던 때가 없는 것 같았다. 분명히 행복했던 때가 많았을 텐데 왜 없는 것 같을까? 이성적으로는 몇 가지 행복했던 일들과 행복했던 기간들을 알고 있었지만, 감정적으로는 행복했던 적이 없는 것 같았다. 지금의 감정 때문에 과거를 행복하게 보지 못하는 것이다.
마치 우울증이 우리의 눈을 가려 세상을 회색빛으로 만드는 것처럼 지금의 감정이 세상을 보는 눈을 가려 현재뿐만 아니라 과거까지도 회색으로 보게 만드는 것이다.
아침에 떠올렸던 행복이라는 화두를 갖고 시간을 가져 보았다. 마음이 아프면서 슬퍼졌다. 한 때는 사는 게 재미있었고, 행복감도 느끼면서 살았던 것 같은데 왜 지금은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왜 이렇게 된 것일까? 나는 다시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삶이 행복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행복이라는 단어를 떠올렸을 때, 이내 행복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나 자신을 발견했을 때 슬픈 마음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일까.
누구의 잘못일까? 나의 잘못일까 상대방의 잘못일까 상황의 잘못일까 삶이 원래 그런 것일까. 벗어날 상황이라는 것은 있을까? 깊은 바닥을 찍고 나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것일까? 무엇으로 이를 극복해야 할까?
니체는 삶이 바닥을 쳤을 때 삶에의 의지를 자신의 철학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생명이 있는 한 다시 살아가기 위한 힘이 있다는 것. 물론 니체 인생의 마지막은 거의 파멸 상태였다.
어디까지 삶을 긍정하고 힘을 내기 위한 의지를 지녀야 할까. 파멸의 끝으로 가는 순간에도 그것이 다시 좋아질 것을 기대하며 힘을 내야 할까. 데카당스는 단지 주기의 일부인 것일까.
파동의 최저점이 또 이렇게 오고야 말았고, 최저점에서 나 자신과 사물을 바라보며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