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스토어에서 시작한 과일 여행?
동네를 산책하면서 문득 애플 스토어에 사람이 가득 차 있던 모습이 생각났다.
애플 스토어에는 항상 사람이 많다. 애플 세상에 살지 않는 나로서는 그 모습이 신기하다. 기기 탐구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걸까? 기기가 서로 연동되니 하나를 가지면 다른 것도 궁금해지는 걸까? 뭘 물어보러 가는 것 같지도 않은데 마치 연구모임처럼 큰 테이블에 사람들이 붙어서 기기를 요리조리 보고 있는 것을 보면 참 희한하다.
애플 스토어... 사과 가게...
사과가 아니라 선악과를 상징하는 것은 아닐까? 애플 기기는 사용자에게 디지털 세상을 열어주는 문 같은 존재다. 챗GPT와 대화를 나누다가 디지털 세상으로 떠났다는 미국의 학생이 생각난다. 최근에 AI-Psychotic이라는 정신병에 대한 짧은 영상도 봤다. AI를 실제 사람으로 믿거나, 자신을 위협하는 존재라고 믿는 증상을 보인다고 한다. 아직 의학적으로 등록된 병명은 아니지만 '핸드폰중독'처럼 등록되지 않아도 치료가 필요한 사람이 많은 심각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닐까 싶다. 모든 디지털 기기가 선악과인셈이다. 스티브 잡스 님은 이런 일을 예상하셨던 걸까?
근데 선악과는 정말 사과였을까?
선악과는 성경에 나오는 과일이고, 애플은 미국 회사이고, "An apple a day keeps the doctor away"(하루에 사과 하나씩 먹으면 의사를 만날 일이 없다)는 영어 속담도 있다. 세계적인 패스트푸드점인 맥도널드에서는 애플파이를 디저트로 팔았었다. 사과는 왜 이리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걸까? 그러고 보면 미술시간에 그린 정물화도 항상 사과가 기본이었다. 유럽의 유명한 화가들의 정물화에도 사과가 있었다. 옆에 포도가 있기도 했는데... 그래도 내일 세상이 망한다고 해도 심는 것은 사과나무이다. 사과를 먹고 기절한 백설공주도 있고, 사과를 머리에 올려놓고 맞추게 한 이야기도 있다. 심지어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과학자도 있다!
이 정도면 사과 집착증이 있던 것이 아닐까 싶은 정도인데...!
내 생활권에 있는 사과를 생각해 본다. 아침마다 몇 조각씩 먹고 있다.
마트에서 사과만 한 줄로 쭉 놓여 있던 것이 생각난다. 단단한 사과, 신맛이 강한 사과, 단맛이 강한 사과, 노란 사과, 녹색 사과. 어느 캐나다 마트를 가던 사과는 항상 몇 종류씩 있다. 그러고 보니 오죽하면 영어만 파인애플이 파인'애플'이다. 솔방울 같이 생겨서 파인이라고 했다고 쳐도 왜 뒤에 애플이 붙었는가? 이들에게 모든 과일은 사과인가?
사과, 배, 귤, 포도, 수박, 복숭아, 자두, 앵두, 딸기, 바나나, 오렌지, 체리, 망고, 키위, 파인애플, 무화과, 용과, 백향과, 망고스틴, 리치, 두리안, 잭프루트, 스타프루트, 구아바... 세상에 이렇게나 많은 과일이 있는데, 반의 반도 맛보지 못한 것인가? 상큼, 새콤, 시큼, 달콤, 밍밍한 맛들을 잘 몰랐겠다. 안타까운 일이네. 이 많은 과일들을 맛본 난 운이 참 좋았구나~!
애플 스토어를 채운 사람들을 생각했을 뿐인데 작은 돌이 생각의 호수에 던져져서 마냥 번져나간다.
... 근데 코코넛은 과일일까 아닐까?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