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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비 Jan 07. 2021

해외취업-합격 위에 비자 있다

유학 또는 결혼이민 없이 내가 해외취업 비자 문제를 해결한 방법

2021년 새해 다들 잘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 올해 제 YMS 비자가 만료돼서 회사와 Tier 2 취업비자 준비를 시작해야 되는 시기가 왔습니다. 아무래도 거주기간이 한정돼있는 불안정한 외국인의 입장에서, 비자 문제란 여간 골치 아픈 일이 아닐 수가 없는데요. 


해외취업을 하고자 (한국 또는 현지 국가에서) 지원서를 한 번이라도 작성해 본 경험이 있다면, 다들 이 질문에 익숙하실 겁니다. 회사 막론하고 지원서 첫 또는 마지막 부분에 공통적으로 물어보는 질문이 있습니다. 


"Are you eligible to work in the UK?" 
(영국에서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No라고 대답한다면, 지원서 (이력서, 포트폴리오 등등)를 얼마나 훌륭하게 작성했냐에 상관없이 그냥 쓰레기통으로 직행합니다. (간혹 우리 회사는 취업비자 스폰서십을 해줄 수 있다 하면서 스폰서십이 필요하다 는 항목에 체크하게 하는 회사도 가뭄에 콩 나듯 있긴 합니다. 하지만 전체 회사의 5-10% 정도로 굉장히 드뭅니다.)


취업비자를 받아서 그 나라에 일할 수 있으려면 우선 회사에 합격통지를 받아야 되는데, 합격이고 자시고 인터뷰를 하기도 전에 비자가 없으면 서류 탈락이라니. ~ 도대체 어쩌란 말이냐!! 완전 뫼비우스의 띠가 따로 없습니다. 저도 이런 스트레스받는 상황, 많이 겪어봤습니다. 비자가 없다고 서류 탈락도 많이 했고요. 비자가 있어도 기간이 6개월 미만이라고 인터뷰에서 떨어뜨리는 경우, 정말 많이 겪었습니다. 이건 후보자의 실력과 전혀 상관없이, 그 회사의 HR지침 또는 예산 문제로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제가 작년 스웨덴 디자인 인턴 합격 후기 (https://brunch.co.kr/@silver-rain/22 글에서도 썼듯, 비자가 필요한 비유럽 동양인이 취업을 하는 과정은 분명히 유럽인/또는 그 나라 현지인과 취업을 하는 과정과 전혀 다른데요. 


비자가 필요한 비유럽인이 취업을 하려면, "나와 가장 비슷한 사례를 찾아, 그 사람이 어떻게 취업 문제를 해결했는지 조언 듣는 것" 이 가장 중요한 돌파구입니다. 


실제로 제가 경험한 비유럽인들의 해외취업 케이스들을 정리해 보면, 


1. 학생비자로 해외 석사/학사를 하면서 비자가 만료되기 전 취업을 한다. 

2. 배우자/파트너 비자를 통해 취업을 한다. 

3. 워홀 비자를 통해 취업을 한다. 

4. 방문자 비자로 현지 국가를 방문해 취업을 한다. 


1(학생비자)이 가장 흔한 케이스였고 1에서 4로 갈수록 그 수가 줄었습니다.

이민자의 해외취업 사례가 많지 않은 스웨덴의 경우는 배우자/파트너 이민이 대부분이었고요. 


(방문자 비자로 왔다가 취업하는 경우는 정말 드물고 희귀하지만 있긴 있더군요. 제가 5년 전 디자이너 해외취업에 관한 책을 잃다가 찾은 케이스인데, 취업하고 싶은 나라로 여행을 와서 20-30군데 회사들 문 두드리면서 다짜고짜 여기 회사 취업하고 싶다며 즉석 포트폴리오 프리젠테이션해서 들어간 경우도 봤습니다. 다만 현재는 코로나 때문에 대부분의 회사가 재택근무를 해서 가능한 방법 같지는 않습니다.) 



저는 유학 경험 또는 현지 배우자나 파트너 없이 스웨덴과 영국에서 해외취업(인턴십 그리고 정규직)을 한 케이스인데요. 저는 그래서 저와 비슷한 케이스를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해외취업 경험담 책도 읽어보고, 링크드인으로 모르는 사람에게 연락도 하고, 유튜브도 보고, 주변 친구들에게 수소문해서 해외 취업한 사람들 커피/밥도 사주면서 조언 들어보고, 세미나 또는 meet up 도 열심히 참가했습니다. 물론 제 케이스와 비슷한 케이스를 찾기가 굉장히 오래 걸리고 힘들었어요. 


겨우 찾았더니 나와 분야가 너무 다르다거나.. 이 분은 취업을 했는데 알고 보니 배우자 비자를 받아서 취업을 했다거나.. 분야는 비슷한데 내가 목표하고 있는 나라가 아니었다거나.. 하는 경우들이 많았습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시간은 가는데 당장 비자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는 나머지 파트너 비자 생각이 절박해지는 분들, 스웨덴과 영국을 거주하면서 생각보다 많이 봐왔습니다. 


(굉장히 안일하고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해외에서 가족, 친구 없이 혼자 살면서 비자 만료기간은 다가오는데 연장할 방법이 없으면.. 굉장히 절박해져서 정상적인 사고가 불가능해지시는 분들 생각보다 흔합니다. 물론 저도 그 절박한 마음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고요.) 


아무나 잡아서 결혼을 하거나, 지금 나의 연인관계를 심사숙고하지 않은 채 배우자 비자를 진행한다면, 내가 원하는 나라에 거주하겠다는 목표를 이룰 수는 있겠죠. 그러나 수단과 목적을 가리지 않고 목표를 이루다 보면 그 목표를 이뤄도 정말 행복할지 의문이 듭니다. 


배우자 비자를 통해 이민을 와서 성공적인 삶을 살고 계시는 분들의 대부분은 


1. 배우자와 오랜 기간 롱디/장기 연애를 통해 서로 간에 이해가 깊고, 미래에 대한 계획이 안정적이고 확실한 경우 

2. 배우자 때문에 그 나라를 가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그 나라에 관심이 많고 유학 또는 취업을 할 구체적이고 장기적인 목표와 계획을 진행중인 경우 


이 두 가지 중에 하나에 해당될수록 배우자를 통해 그 나라에 이민을 했어도 행복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저는 결국 워홀 비자 (YMS) 비자를 통해 영국으로 왔는데요. 


유학/파트너 없이 일할 수 있는 비자를 찾던 중, 2년으로 기간이 가장 길고, 직종이나 임금 제한이 없고, 워홀을 통해 성공적으로 해외취업을 했거나 성공적으로 정착한 케이스가 많은 YMS 비자는 영국에서 밖에 받을 수 없어서 영국을 선택했습니다. (후보군에는 스웨덴, 캐나다, 호주 등등이 있었고요.) 


어떻게 보면 비자를 갖기 위해 나라를 선택한 케이스인데, 지내다 보니 영국과 또 잘 맞는 것 같아서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어쨌거나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절박할 때 서둘러 하는 선택은 나를 스스로 망하게 하는 지름길로 다다르게 한다는 것입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은, "Everything happens for a reason (모든 일에는 일어나는 이유가 있다)" 인 것 같습니다.

노력을 했는데 비자 문제가 해결이 되면 되는거고, 아니면 안되는대로. 그게 안된다고 인생이 종말하는게 아니라 또 한국에서 어떤 기회나 좋은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마음가짐이요. 



저 또한 3년 전. 스웨덴에서 비자연장이 안되어 한국으로 돌아와야했고, 2년이라는 시간동안 기회를 노리며 새로운 비자를 준비했습니다. 당시 스웨덴을 떠날때는 한국으로 돌아가는게 지옥문으로 돌아가는 길처럼 느껴졌지만, 그때 제가 스웨덴 비자 연장이 되서 남아있었으면 저는 지금 영국 런던 은행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하는 삶은 상상을 못할 것 같습니다. 


제가 작년에 코로나로 인해 다니던 회사에서 정리해고를 당했을때도, 그 회사 아니면 더 좋은 회사를 못갈 것 같았는데. 그때를 기회로 지금 그 회사 두배의 연봉을 받고 있는 것 처럼요. 



그렇기에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해외생활일지라도, 우리 모두 희망을 잃지 않고 스스로의 힘을 좀 더 믿었으면 합니다. 


지금 당장 안좋아 보이는 일이, 2년, 3년 후에도 안좋은 일일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Everything happens for a rea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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