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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비 Dec 19. 2019

해외 학위 없이 스웨덴 디자인 인턴 합격하기 (2)

스웨덴 린셰핑 교환학생에서부터 스톡홀름의 디자인 인턴이 되기까지

지난번에서는 구직 과정과 관련된 팁을 썼다면 

이번엔 구직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어있진 않지만 합격에 중요하다고 판단한 요소들 위주로 써보겠습니다. 




4. 그 나라에 이미 거주하고 있다는 것 (=비자 소지 유무) 자체가 취업 가능성을 높인다 



어떻게 보면 저는 굉장히 짧은 기간에 합격을 한 케이스입니다. 1월에 스웨덴에 도착했고, 첫 3달은 정착준비, 친구 사귀기, 수업 듣기 등으로 굉장히 바빴고 본격적으로 인턴을 준비한 건 5월부터이며 인턴 합격을 받은 건 

8월 말 즈음이었으니까요. 


한국에 살면서 스웨덴 회사에 지원하는 경우를 종종 봤지만, 저는 저의 빠른 합격 이유 중 하나가, 제가 스웨덴에 이미 거주하고 있었으며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비자를 소유하고 있었던 것이라 생각합니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회사 입장에서는 1. 여기 와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도 모르고, 2. 외국에 거주하고 있다는 건 현재 소유하고 있는 비자가 없을 확률도 높고, 3. 여기도 일하고자 하는 현지인/합법 이민자들이 많은데 굳이 외국에 있는 애를 비싼 비행기 표 주면서 면접 잘 데려오지 않습니다. 정말 화려하고 인상적인 경력을 가진 경력직이라면 모르겠지만 신입/인턴이라면 더더욱이요. 


- Interactive Developer라는 책을 출간한, 현재 구글에서 일하는 김종민 씨는 한국에서 취업비자를 받아 미국에서 비행기까지 지원해줘서 간 케이스인데요, 그분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호불호 수준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거의 손꼽을 정도의 실력이라 생각합니다.

- 세계적인 실력이 아니더라도 한국에서 해외취업을 한 경우를 봤습니다. 그러나 그 국가가 자유의지로 이민을 가는 이들이 많지 않은, 치안이 불안정하거나 일반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는 국가들이 많았어요. 만약에 내가 목표하는 나라가 이미 이민자들이 취업을 하려고 아등바등하고 있거나 외국인의 이민 선호도가 높은 국가라면 이런 케이스가 드물어요. 왜냐면 이미 그 나라 안에 비자도 있고 정착도 하고 있는데 취업을 하려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이들이 너무 많으니까요. 




5. 나와 가장 비슷한 취업 사례를 찾아 조언 듣기



저는 사실 현지 스웨덴인들의 취업 조언은 별로 (아니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어요. 분야가 다르기도 했지만, Non-European에 영어 원어민도 아닌, 비자가 필요한 동양인이 스웨덴에서 취업을 하는 것은 분명히 

스웨덴에서 나고 자란 금발의 푸른 눈의 스웨덴인이 취업을 하는 것과 분명히 다릅니다. 

(그러나 다르다고 했지, 불가능하다고 하진 않았다는 걸 꼭 기억해주세요.)


 그렇기에, 나와 가장 비슷한 취업 성공 사례 (분야, 비자 상태 등등)를 찾아서, 

그 사람이 취업과정에서 겪은 가장 어려운 문제와 그걸 어떻게 해결했는지를 조언 듣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왜냐면 취업이라는 것은 실력만 엄청 좋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여러 종합적 요소를 고려해서 합격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미 나와 비슷한 길을 간 사람을 찾아가 그 이야기를 듣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됩니다. 


예를 들면 저의 경우에는 한국에서 자란, 학생비자로 온 한국인이지만 스웨덴어를 못함에도 불구하고 스웨덴 취업에 성공한 디자이너 직군이었겠죠. 사람을 찾았다면 거의 반은 성공했다고 할 수 있는데요, 왜냐면 특히 

해외취업의 경우에는 자신과 유사한 케이스를 찾는 것이 정말 어렵습니다.


저는 링크드인을 활용했고, 주변 사람들한테 사방팔방 말하고 다니다 보니 예상치도 못한 곳에서 소개가 들어오고 하기도 했습니다.




6. 둔감해지기



이건 좀 결이 다를 수 있는데요, 제가 스웨덴 디자이너 취업을 마음먹고 간 건 아니고,  

가벼운 마음으로 우선 교환학생을 하고, 디자인 포트폴리오를 만들면서 지원을 하다가 

붙으면 가고 아니면 교환학생만 하다 오자. 이런 마음이었습니다. 


이런 이유로는 크게 

1. 당시 출국을 하기 전만 해도 스웨덴에 거주하는 한국인 디자이너 취업정보가 전혀 존재하지 않았으며 

2. 그나마 찾을 수 있는 스웨덴 한인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스웨덴 현지 취업에 관한 부정적 의견이 100이면 120 달리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기에 겁을 먹었었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선택인 교환학생을 가되, 스웨덴이 학생비자로 풀타임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인지하고 갔었어요. 


그런데 막상 가서 지원을 시작하니 연락이 오더라고요. 


영국도 그렇지만, 저는 스웨덴에 있었을 때 회사를 지원하는 것 자체를 저의 한 생활의 일부분으로 만들었어요. 그렇기에 처음엔 떨어지면 사람이기에 속상도 하고 화도 나고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밥 오늘내일 먹는 것처럼 이것도 그냥, 했어요. 3-4개월 아무 연락이 안 와도, 그냥 했어요. 어차피 저는 안되면 그냥 교환학생으로 살다 올 건데, 이렇게 준비하다 보면 포트폴리오라도 발전할 거고, 이 포트폴리오가 제가 한국에 돌아와서도 어떻게든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으니까요. 


남이 부정적으로 말해도 별 신경 쓰지 말고, 떨어져도 별 개의치 말고, 그냥 내 삶의 일부분으로서 받아들이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안 하면서 날 평가하는 너보다 매일을 열심히 성실함으로 채워가는 내가 더 멋져!라고 생각해버리세요. 



마지막은 저의 스웨덴 1년간의 타임라인을 추가하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타임라인 


2017년 1월 스웨덴 출국, 린셰핑 대학 1학기 교환학생 

2017년 4월 교환학생 1년으로 연장

2017년 6월 1학기 (봄학기) 종료. 

                    비자 연장 문제로 해외여행 제한이 걸린 상황에서 디자인 인턴십을 찾기 시작 

2017년 7월 여름방학기간 스웨덴 스톡홀름 스웨덴 왕립 공과대학 (KTH) 이노베이션 센터 3주 인턴십 

2017년 8월 디자인 인턴십 추가 지원, 총 3곳 합격

2017년 9월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이사, 교환학생 공부는 온라인+다큐멘터리 수업으로 대체 

2018년 1월 디자인 인턴십 종료, 스웨덴 스톡홀름 은행 대기업 디자인 인턴십 2달 

2018년 2월 학사 학위 졸업을 위해 한국 귀국.  


읽어주신 분들 고맙습니다! :) 




*스웨덴 비자는 학생비자(교환학생 포함)로 풀타임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스웨덴 현지 학위가 없는, 스웨덴어를 자유롭게 구사하지 못하는 디자인 분야의 Non-European 구직자들을 위해 쓴 것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Graduate Scheme이나 학교연계 인턴십을 통해 합격을 한 분들과는 경험이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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