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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의 도서 대출 목록 분석

다 대출 작가의 책을 중심으로

by 권이은

12월 마지막 날, <국어교육학연구>지에 동료 박사님과 같이 쓴 논문을 한 편 실었습니다.

제목은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의 도서 대출 목록 분석 - 다 대출 작가의 책을 중심으로'입니다.

제목 그대로 초1학생들이 어떤 작가의 책을 많이 대출할까 하는 연구였고요. 세 곳의 학교도서관 협조를 받아 만 건이 넘는 대출 자료를 수집하여 분석했어요.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시리즈물이면서 만화 형식의 책을 가장 많이 대출한다는 것을 확인하였어요. 연구 결과에 대해 한 익명의 심사위원 분께서는 이렇게 아이들이 시리즈물이면서 만화 형식의 책을 많이 보는 게 정말 맞는지, 다른 데이터랑 비교해야하지 않냐고 말씀하실 정도로 만화, 시리즈물의 비중이 압도적이었습니다. 저희가 도서관 정보나루에서 공공도서관 빅데이터랑 비교했을 때도 사실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특히 시리즈물이 압도적이었습니다.



아이들의 도서 대출 목록을 작가별로 정리한 결과를 볼까요?

*2022년 1년간 대출한 내역이라는 점 감안하고 봐주세요.


화면 캡처 2025-01-05 233114.png



논문에 보면 50위까지 정리해두었지만 블로그엔 10위까지만 보여드릴게요. 어떠신가요?

주변 초1 아이들이 읽는 것을 한 번쯤은 본 적 있는 책들인가요? ^^



연구 결과 정리


<초1 학생의 대출의 특징을 정리하면>

문학(67.8%)을 정보(28.5%)보다 더 많이 대출

시리즈(94.5%)를 비시리즈(5.5%)보 다 더 많이 대출

만화책(51.3%), 그림책(34.2%), 글 책(14.5%) 순으로 대출


<성별에 따른 다 대출 도서의 차이를 살펴보면>

여학생은 남학생보다 문학 장르를 더 많이 대출

남학생은 여학생보다 정보 장르를 더 많이 대출



남학생은 여학생보다 만화책을 더 많이 대출

여학생은 남학생보다 글책을 더 많이 대출


이상의 결과가 나왔답니다. 흥미로운 부분이 있으신가요? ^^



저는 이 연구를 마무리 하면서 다음과 같은 교육적 시사점을 정리해 봤어요.


첫째,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시리즈물 만화를 압도적으로 많이 대출한다.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친숙한 것을 선호하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학생들의 책 선택에서 친숙한 인물이 있는 책들이 극단 적으로 많이 선택받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시리즈물은 인물에 대한 이해가 이미 선행된 상태에서 책을 읽게 된다는 점에서 내용 이해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장점도 있지만, 학생들이 접하는 책의 다양성이 줄어 든다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러므로 여러 종류의 인물과 책의 구성을 경험하도록 다양한 도서 선택 지도가 필요하다.


또한, 유튜버 등 유명 인물로 책의 주인공이 대체되는 경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근본적으로 새로운 인물을 만나고 그 세계관을 이해하는 일과 같은 적극적인 독서 행위가 활발하게 일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대출되는 책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학교도서관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둘째, 정보책 선택의 비율이 낮다. 그나마 선택된 정보책은 80%가 만화 형식으로 이 시기 학생들에게 정보책이 학습 만화로 대체되는 경향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학생들의 문학 편독이 1학년 부터 심화되어 있다는 점에도 주목할만하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질 높은 정보책에 노출될 수 있도록 주제별 관심사를 중심으로 자주 소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언제나 제가 한 연구는 부족한 느낌이라서 부끄럽지만, 연구 주제가 많은 분들이 관심 가질 만한 내용이라는 생각에 간단히 내용을 공유합니다.



출처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3156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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