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의 그림 보기

by 권이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우리 그림책 작가들의 국제 대회 수상 소식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습니다. 제 글에 계속 등장하는 백희나 작가(제 딸이 정말 좋아해서 대부분의 예가 되어버렸습니다)는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글없는 그림책으로 유명한 이수지 작가는 안데르센상을 수상했죠. 전통이 깊은 그림책 상인 볼로냐에서 입상한 작가들도 여럿 있고요(박현민, 밤코, 이지은 작가 등). 우리나라 작가님들의 수상 소식 덕분인지, 기존에 많은 사람들이 그림책을 단순히 글을 못 읽는 아이들이 보는 책으로 생각해 왔다면, 이제는 서서히 그림책의 예술성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듯합니다.



그림책 수상작 고르기

그림책은 글과 그림이 모두 글의 내용을 담고 있어요. 그런데도 그림책을 고를 때, 그림의 역할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갖지 않는 분들도 많아서 안타까워요. 글의 내용과 그림이 잘 어우러져 같이 읽으면 더 재미있고, 좋은 그림의 그림책을 읽을 때 아이들에게 양질의 경험을 줄 수 있거든요. 어떤 그림이 좋은 그림이냐고 물으신다면 개인차가 있겠지만, 대체로 전집보다는 단행본이 그림의 질이 좋고, 글과 그림의 어울림도 좋은 편이에요. 단행본도 너무 많아 고르기가 힘드시다면, 처음에는 전문가가 검증한 수상작을 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언급한 작가님들의 책들 모두 추천할 수 있는 좋은 그림책들이에요!)


그림책과 관련된 상은 크게 볼로냐 라가치상, 칼데콧상, 뉴베리상이 대표적이에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이나 안데르센상은 작품에 대한 상은 아니고 어린이를 위한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에게 주는 상이랍니다.) 이 세 가지 상을 받은 그림책들은 대체적으로 작품성이 보장되었다고 할 수 있지요. 우리나라에도 많은 수상작들이 출간되어 있으니 온라인 서점에서 ‘칼데콧’, ‘볼로냐 라가치’, ‘뉴베리’의 키워드 검색으로 쉽게 찾아보실 수 있어요.


그림을 안 읽으면 그림책의 내용을 이해할 수 없어요


데이비드 위즈너 글 그림의 <아기 돼지 세 마리> 라는 그림책을 보면 그림을 읽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낄 수가 있어요. 이 책의 그림을 자세히 보지 않고, 글만 읽으면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알 수가 없거든요. 그런데 그림을 유심히 보면, 이야기 속 세계와 이야기 밖의 세계의 그림을 다르게 그렸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가까운 도서관에서 빌려서 보시면 그림책 그림의 중요성에 대해 확 느끼실 수 있을거예요. (저작권 문제로 그림책의 장면을 실을 수 없어서 정말 아쉽습니다.)


이제 막 글을 뗀 아이들은 그림을 읽을 여력이 없어 글자를 정확히 읽는 일에만 집중해요. 그러니 그림책 한 권을 다 보고 나서도 머릿속에 남는 내용이 없는 경우가 많아요. 아이들의 비주얼 리터러시 능력을 키워주기 위해서라도 그림을 천천히 살펴볼 수 있도록 습관을 들여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아이들의 그림 취향은?


유아들은 글보다 그림에 대해서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죠. 그러니 그림책을 고를 때 아이의 취향과 어느 정도 비슷한 그림을 고르면 아이의 흥미를 불러 일으키는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제 아이가 어릴 때는 그림보다 실제 사진이 있는 책을 좋아하는 편이었어서, ‘점토를 사진으로 찍은 백희나 작가의 그림책들은 무조건 좋아하겠다’ 예상했고, 역시나 그렇거든요. 지금은 예전보다 많이 확장되어서 선이 부드러운 그림들도 이야기가 재미있거나 관심 있는 인물이 나오면 좋아하지만, 이야기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을 때 사진이 담긴 그림책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만약 아이가 책에 그다지 관심 없다면 아이 취향에 맞는 그림 스타일을 찾아보시는 것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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