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중학년과 함께하는 리터러시 교육
The fourth-grade slump syndrome
우리나라 아이들의 독서 흥미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시기 언제인지 다들 아시죠? 바로 초등학교 중학년입니다. 비단, 우리나라만 그런 것은 아니랍니다. 서양에도 4학년 슬럼프 신드롬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초등 중학년은 격변의 시기거든요.
저학년 때는 상대적으로 혼자 책읽기에서 자유롭습니다. 주로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읽어주시는 것을 듣고 이해하면 되고, 혼자 읽는 것은 글자를 소리내서 읽을 줄만 알면 그 뿐이죠. 이것을 '가짜 독서 fake read'라고 부릅니다. 내용 이해는 못하고 글자만 읽고 있는 것이니까요. 글자를 소리내서 읽기만 해도 저학년 때 배울 것은 다 배운 것이니 이 시기에는 글자를 소리내서 읽는 것 자체가 참 기특합니다.
이제 중학년이 되면 글자를 소리내어 읽는 것은 당연한 능력이 되어버리죠. 그러면 그 다음은 무엇일까요? 바로 학습을 위한 독서가 시작되는 것이죠. 읽고 이해해서 그것을 자기것으로 만드는 '학습 독서' 말입니다.
학습 독서가 무엇인가요?
학습 독서가 시작되면 가장 큰 차이는 두 가지가 있어요.
1. 읽어야 하는 글 추가 -(이야기 글 읽기 + ) '정보 글 읽기'
2. 읽기 방법 추가 - (즐겁게 읽기 + ) '꼼꼼하게 읽기'
그렇다면 집에서는 어떻게 도와주어야할까요? 우선 정보 글을 읽고 이해하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보 글의 대표는 지난 글에서 제가 소개해 드린 교과서가 있죠. 특히 사회, 과학 교과서요.
그 외에도 다양한 정보가 담긴 책이나 어린이 잡지 등을 보는 것이죠. 그런 정보가 담긴 글들을 읽으면서 새롭게 알게 된 지식은 무엇인지도 서로 이야기 해보면 좋겠습니다. 새로운 지식을 찾으면서 읽는 행위 자체가 '꼼꼼하게 읽기'의 시작이거든요.
(정보 글 읽기, 꼼꼼하게 읽기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각각 자세히 소개해보겠습니다. )
이제 아이들이 왜 읽기를 싫어하게 되는지 알게 되셨지요? 이렇게 아이들에게 수준 높은 읽기를 요구하기 시작하니까 독서 흥미가 떨어지는 것이 당연한 상황이 된 것이죠.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결국 독서가 어려운 활동임을 인정하는 것이 시작입니다. 독서 과정이 항상 즐거울 수가 없어요. 읽은 후에 성취감이 독서의 즐거움이 되는 것이지요. 이 점을 아이와 함께 이야기 나누시면서, 책을 읽고 난 뒤 새로운 지식을 아는 기쁨에 대해서 자주 표현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엄마도 이런 두꺼운 책은 읽기가 어려운데, 다 읽고 나서 ~~ 점이 재밌었어. 전혀 몰랐던 내용이더라고. 너는 ~~ 다는 거 알고 있었어?'
오늘 독서 동아리에 참여한 중학교 3학년 아이들과 어려운 정보 책을 같이 읽었습니다. 다 읽고 난 후 아이들에게 소감을 물어보니, 어려운 글이었지만 새로운 지식을 많이 알게되어서 재미있었고, 그것을 공유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합니다. 지식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인 '알쓸신잡'이 꾸준히 인기 있는 이유와 비슷하겠지요. 어려운 것을 이해하고,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을 때의 기쁨을 우리 자녀들에게 물려주면 좋겠습니다!
<참고>
Chall, Jeanne and Vicki Jacobs. “The Classic Study on Poor Children’s Fourth-Grade Slump.” The American Federation of Teachers. 2003, https://www.aft.org/periodical/american-educator/spring-2003/classic-study-poor-childrens-fourth-grade-slum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