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하기 직전의 존재물은 밝다
빛을 내는 것이다
사력을 다하는 누군가의 모습에서
우리는 그들의 최후를 감지할 수 있다.
생명이건 사물이건.
영하의 날씨에도 죽지 않으면서
다음 싸이클에 보란듯 싹을 내는 나무를 보면서
성장의 원리를 이해하게 된다.
나무라는 존재는 인간이 함부로 파악할 수 있는 생명체가 아니다.
그 물성 자체부터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법한,
신비로운 조직이다.
젖음과 마름의 부침으로 인한 극도의 고통을 완벽하게 감내하는 정직한 섬유질이다.
고통이나 스트레스가 없다면
우리는 껍데기를 벗을 수가 없다.
변화하려고 몸부림치는 순간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원인을 파악하려고 하고
자신을 단련하려고 하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몸부림치는 그 순간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빛이 날 것이다.
가을은 그렇게 고통스러운 계절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