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대화하는 식물.
정신을 차려 보니 온몸에 ‘플랜(plant)’의 뿌리 덩굴이 감겨 있었다. 시꺼멓고 축축한 데다 끈끈하기까지 해서 그냥도 떼어내기가 번거로운데 하나를 떼면 두 개가 더 얽혀 들어서 어설피 건드렸다간 숨도 쉴 수 없게 될 게 분명했다. 명색이 플랜 헌터(Plant hunter)인데 이런 꼴이라니 어이가 없다.
대체 왜 이렇게 된 걸까?
활짝 핀 꽃잎에서 피어오르는 몽환향 때문에 정신을 차리기가 무척 힘들다. 뇌를 꺼내 버터에 버무린 다음 싸구려 술에 푹 절여 다시 되는 대로 쑤셔 넣은 것처럼 엉망진창이었다. 그래도 나는 생각해야만 했다.
안개처럼 부연 밤을 청명하게 흩트리는 웃음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소름 끼치게 듣기 좋은 플랜의 웃음소리였다. 덕분에 흐느적거리며 녹아내리던 머릿속이 굳어지며, 뒤엉켜 있던 기억의 실타래가 느리게 풀려나가기 시작했다. 등에 미지근한 수액이 흐르는 보드라운 플랜의 팔이 느껴졌다. 예쁘고 하얀 작은 발은 벌거벗은 채로 내 허벅지에 감겨 있었다. 쓸모없는, 근육도 없이 모양뿐인 발이지만 효과는 탁월했다. 헌터를 속여 넘겼으니 말이다. 놈들은 원래 발이 없다. 외양적으로 인간의 어린아이와 놈들을 구분하는 방법은 그것뿐이다.
놈들이 처음 나타난 건 유성우가 쏟아지던 밤이었다. 별들의 축제처럼 밤하늘이 야단스럽던 날 놈들은 <돔> 외곽의 숲 속에서 처음 싹을 틔웠다. 놈들은 갓 태어난 어린애 모양을 하고 작고 말갛고 투명하게 빛났다. 땅에 떨어진 별처럼.
온화하고 요상스런 광채와 무력한 모습은 유성우를 구경하러 나온 사람들의 주의를 끌기에 충분했다.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은 요정이 버린 아기라고 생각했을 테고, 혹자는 아기 예수의 재림이 아닐까 가슴을 울렁였으며, 대부분은 숲에 갓난애가 버려져 있는 것에 두려움과 동정을 느꼈을 것이다. 공통적인 건 그들 모두 예외 없이 아기를 안아 들었고, 여지없이 플랜의 첫 먹이가 되었다는 거다.
그 뒤로 숲에서는 가끔씩 아름다운 웃음소리가 들렸다. 나뭇잎이 부딪는 것처럼 청명하고 흔들리는 수면처럼 잘강대는 웃음은 조용하면서도 멀리까지 퍼져나가서 사람들을 유혹했다. ‘돔’을 떠난 여행자들과 새로운 소식에 느린 외곽 거주자들이 플랜의 주 사냥감이었다.
한밤중에 들리는 웃음소리에 “거기 누구요? 누가 있소? 도움이 필요하오?” 물으며 전등을 들고 나선 사람들은 수풀 속에 숨은 두어 살짜리 어린애를 마주하고 놀랐다.
한밤중에 혼자 숲에 버려진 아이는 조금도 두렵거나 슬픈 기색도 없이 오랫동안 계획한 나쁜 장난이 성공한 것처럼 방울 같은 웃음을 터트렸다. 사람들은 천진하게 웃는 아이가 내미는 손을 무심결에 마주 잡았다. 그러면 곧장 수풀 아래 숨겨져 있던 덩굴손이 사냥감을 그물처럼 옭아매고 난폭하게 먹어치웠다. 식충 식물처럼. 그게 지금 내가 빠진 상황이다.
거미줄처럼 얽긴 덩굴 틈으로 간신히 손가락을 움직여 벨트를 더듬었다. 제자리에 있어야 할 광선총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제야 흐릿한 기억이 돌아왔다. 휴가 기간이라 무기는 반납 상태였다. 제길.
플랜에게 잡히면 어떻게 해야 한다는 행동요령이 있었나 기억을 더듬지만 공백뿐이다. 나는 지푸라기 하나 없는 늪에 빠진 듯한 절망에 헐떡였다. 놈은 내 몸부림에 아랑곳없이 부드러운 뺨을 내 뺨에 마주 대며 내 귀에 키스하고 천천히 물어뜯었다.
“또 그렇게 지독히 재미없는 얼굴을 하고 있군.”
나는 강(江)의 온실에 서 있었다. 플랜 헌터의 초대 멤버이자 창시자인 강은 이제 은퇴해서 늙은이처럼 온실이나 가꾸며 지내는 중이었다.
“강이야말로 뭐가 그렇게 즐거운 겁니까?”
나는 수분과 이온을 조작해 온실 안에 저절로 비가 내리게 하는 전자동 스프링클러 대신 손수 물뿌리개를 쥔 강을 쳐다보았다. 박물관에나 있을 법한 물건이었다. 내가 불편하지 않느냐고 묻자 강은 어떤 편리한 것보다도 익숙한 게 가장 편하다고 대꾸했다.
“나야 이 빌어먹을 미친 세상이 언제나 즐겁지.”
강의 입술에 매끄러운 웃음이 떠올랐다. 크림치즈에 얹힌 체리 셔벗처럼 부드럽고 산뜻한 입술이다. 처음 저 입술에 정신을 빼앗겼던 순간이 떠오른다. 나는 진심으로 강이 내 짝짓기 상대가 되어주길 바랐다. 지금의 나로서는 그때의 내가 놀랍지만, 그때 나를 놀라게 한 건 강의 대답이었다.
“기분 좋은 말이지만, 사양할게. 난 이미 번식 의무를 다했어.”
“말도 안 돼요. 이렇게 젊어 뵈는데?”
“난 아홉 번째 재생체야.”
그 말은 아직 첫 성장체에 불과했던 내겐 상당한 충격이었다. 서너 번이야 이제 꽤 보편화됐지만 아홉 번째 재생이라니, 기적에 가까운 숫자였다. 나는 우리 사이에 걸린 시간의 간극 앞에 눈이 핑핑 돌았다.
“정말로, 아홉 번이나 재생했어요? 저를 거절하려는 핑계가 아니구요?”
강은 귀 뒤에 미세하게 박힌 재생증명칩을 보여주었다. 반짝이는 나선형 장식 안쪽에 아홉 개의 홈이 있었다.
“이제 됐어?”
강은 내게서 몸을 뗐다. 나는 아쉬움을 느끼며 내 귀를 더듬었다. 아직 보송보송한 솜털뿐이었다.
“어떻게 아홉 번이나 재생했어요? 초기만 해도 진짜 불안정했다던데.”
“글쎄. 어쩌다 보니.”
그 말은 이후로 내가 강에게서 가장 많이 들은 말 중 하나가 되었다. 어쩌다 보니. 세기를 넘나드는 동안 벌어진 수많은 사건들을 덤덤히 기억하기에 그보다 더 적절한 말이 없으리라.
“아무튼 희귀하디 희귀한 첫 성장체의 짝짓기 신청이라니 영광이야. 하지만 난 짝짓기 행위도, 새로운 오리지널 창조에도 관심 없어.”
“……의외네요.”
나는 어깨를 으쓱하고 아쉬운 손바닥을 비볐다. 오래 긴장했는지 꽤 축축했다. 물론 지금 강과 마주한 내 손은 바싹 말라 있다.
“뭐가?”
“여자들은 모두 오리지널을 만들고 싶어 하는 줄 알았는데…….”
나를 만든 여자는 언제나 짝짓기만 생각했다.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건 늘 수태와 번식과 그것이 가지는 신성함에 대한 것뿐이었다. 그래서 강은 내게 더욱 신선한 사람이었고 맺어지지 못한 게 아쉬웠다.
“그런데 왜 그렇게 씁쓸하게 웃는 겁니까?”
“내가? 그래 보여? 설마. 그냥 자네 기분이 씁쓸해서 그래 뵈는 거 아냐? 난 이 녀석을 만난 뒤로 세상이 즐거운걸.”
나는 강이 가리킨 쪽을 의식적으로 외면했다. 거기엔 강의 발 앞에 웅크린 채 떨어지는 물방울을 기분 좋게 맞고 있는 여자가 있었다. 나는 ‘놈’의 흠뻑 젖은 옷 위로 드러나는 관능적인 곡선들이 무척 낯설고 보기 불편했다. 놈에겐 과거 수컷을 유혹하기 위해 처음으로 육체를 활용했던 암컷의 농밀함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신선하고 달콤하고 톡 쏘는 듯한 향내와 획을 꺾을 곳을 찾기 곤란한 섬세한 곡선들. 지금의 여자들에게는 그런 특징이 사라진 지 오래다. 그들의 메마른 자궁과 불안한 난자, 그리고 활동이 용이하도록 발달된 필수 근육과 그걸 보호하기 위해 살짝 덮인 최소한의 지방층이 전부였다. 힘들여 임신하거나 출산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수정에 성공한 수정체는 나팔관에서 자궁까지의 사치스런 여행을 즐길 틈도 없이 사출 되어 즉시 ‘돔’의 인공자궁으로 옮겨졌다. 23세기말에 세계적으로 불어 닥친 극심한 다이어트 열풍 때문에 가슴과 엉덩이의 지방층이 사라져 임신 기능이 저하된 탓도 있고, 여성의 사회적 활동이 증진함에 따라 과도한 스트레스가 수태 확률을 떨어뜨렸기 때문도 있고, 인공자궁이라는 의학적인 발명 때문에 임신의 소용성이 사라진 탓도 있는, 닭인지 달걀인지 알 수 없는 모든 사건들이 폭발적으로 일어났기 때문에 결국 외양만으론 여자는 비쩍 마른 남자와 별반 다를 게 없게 되었다.
“뭐야, 자네. 설마 만디가 마음에 들었어? 이건 플랜이야, 인간이 아니라고.”
알고 있다. 허벅지부터 뻗어나가는 어지러운 덩굴은 분명 플랜의 것이다. 약간 몽롱하면서도 천진한 웃음도 유성우 떨어지는 밤이 그대로 각인된 오색반사 되는 눈동자도 플랜의 것이었다.
“가만 보면 자네 취향 참 고루해. 난 가끔 자네가 나와 동시대 사람이라고 착각하곤 한다니까. 나야 녀석을 보면 옛 생각이 나서 즐겁지만 자네 사는 데는 별로 안 즐거울 거 같은데, 다음 재생 때는 취향이 바뀌도록 옵션을 달지 그래? 그럼 세상 살기 좀 편할 텐데.”
나는 빙긋 웃으며 고개 저었다.
“아무리 재생이 발달해도 그런 옵션은 절대 무릴 겁니다.”
재생 옵션은 병이나 바이러스, 정신병적 이상 호르몬 수치에만 관여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과학의 발달은 정신 조작이나 두뇌 활용에도 간섭할 수 있었지만, 너무나 세심한 작업이었고, 잘 조율된 뇌일수록 더 빨리 마모되거나 미쳐 버릴 확률이 지나치게 높았기 때문에 기획 자체가 폐기되었다. 게다가 그런 뇌는 두 번 다시 재생할 수 없었다.
“가능하면 더 곤란하지. 우리는 모두 초인이 될 테고, 그럼 세상에 아무도 필요 없어질 테니까.”
강의 목소리엔 웃음이 섞여 있었지만 난 따라 웃지 않았다. 강은 머쓱하게 턱을 문질렀다.
“자네는 이상해. 나야 23세기에 난 사람이니까 그렇다 치지만, 자네는 천 년은 더 뒤에 태어난 주제에 나랑 비슷한 냄새가 난단 말이야? 여자 취향도 그렇고. 이런 구식 스타일이 어디가 좋다고 꼬셨던 건지.”
강은 스스럼없이 자신의 불룩한 가슴과 처지기 시작한 뱃살을 주욱 당겨 보였다. 나는 웃으며 얼굴을 붉혔다.
누군가 ‘사람은 태어난 때와는 관계없이 제각각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했다. 몸은 두고 머릿속만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30세기에 태어나 살고 있는 사람이라도 관념이나 행동 패턴 등은 20세기나 르네상스 시대 사람과 같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가 정확히 어떤 걸 말하고자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막연한 느낌으로 내가, 지금, 여기서 느끼는 부적합함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놈한테 이름까지 지어준 겁니까? 만디?”
하늘거리는 플랜을 가리키자 강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맨드레이크(mandrake). 흰 독말풀. 전설 속에선 기적의 만병통치약이자 비명 소리로 사람을 죽이는 걸로 유명했지. 뭐 실제의 흰 독말풀은 진통제 수준이지만. 어딘지 닮았잖아? 몽환을 유도하는 점이나 웃음‘소리’로 사람을 살해하는 점이나.”
나는 지나치게 로맨틱한 거 아니냐고 투덜댔다.
“녀석들은 식인귀라구요.”
“그거야 그렇지. 뭐 이름쯤이야 아무려면 어때? 그나저나, 자네처럼 어수룩한 사람이 플랜 사냥꾼이라니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하단 말씀이야. 난 자네가 살아 돌아오지 못할 줄 알았어. 처음 헌터들과 내보냈을 때 내가 뒤에서 저장 세포랑 재생허가서를 쥐고 얼마나 쫄았는지 모르지?”
강은 과장되게 가슴을 쓸어내렸다. 손바닥 아래 불룩한 곡선이 기분 좋게 달라붙었다. 나는 그때는 워낙 정신이 없어서 기억 저장소에도 등록해두지 않았다는 건 말하지 않았다. 기억 저장 없이 재생해 봤자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할 테니까 강이 아는 나는 아니었을 것이다. 어쨌든 난 살아 돌아왔기 때문에 그걸 말할 일은 없었지만.
게다가 나중에 알려진 사실이지만, 만약에 모든 게 준비되었다 해도 플랜에게 당했다면 ‘나’는 여기 있을 수 없었다. 플랜에게 당한 자들은 재생되지 않았다. 영혼 끝까지 양분이 되어 잡아먹힌 것처럼 아무리 육체를 배양해도 유기수조 속에서 썩어버리거나, 설사 세포 활성화에 성공해도 열린 동공은 움직이지 않았다. 마치, 번개 맞기 직전인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처럼. 처음에는 재생 세포나 기억저장 장치의 결함으로 치부되었는데 근간에야 플랜이 원인임이 밝혀져 사람들을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었다. 그 뒤로 플랜의 별명은 ‘밤의 웃음소리’에서 ‘영혼까지 먹어치우는 탐식자’로 바뀌었다.
“달리 할 일이 없잖습니까. 요즘 같은 세상에 일자리 얻기가 어디 쉬워야죠. 저를 만든 교미쌍이나 제 퍼스트나 별반 모아놓은 게 없어서 이번 재생 비용을 갚으려면 아직 까마득합니다.”
아무리 탄생률이 저조해도 새로 태어난 자들이 할 일은 없었다. 일자리는 한정되어 있고 아무도 자기가 가지고 있는 생계 수단을 나누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돈은 곧 재생이고 죽어도 죽지 않는 힘이었다. 그래서 우리 같은 첫 성장체들은 서둘러 재생 비용을 모으기 위해 가장 위험하고 어려운 일로 빠지기 일쑤였다.
기이하게도 재생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이후부터 세상은 어쩐지 전혀 변화하지 않았다. 사람이 바뀌지 않으니 세상도 달라지지 않는 것일까? 이건 과학 분야도 예외가 아니어서 수직 발전(있던 것을 계속 더 탐구해 가는 것) 외에 수평 발전(아무도 생각지 못한 새로운 것을 연구, 발견하는 것)은 거의 퇴화하다시피 했다. 100년만 더 살았으면 더 굉장한 발전과 번영을 가져왔을 것이라 짐작되었던 위대한 사람들도 어쩐지 오리지널이 이룩한 것 이상은 해내지 못했다. 물론 그들은 끊임없이 연구하고 결과물들을 선보였지만 오리지널의 변형이나 패러디에 불과할 뿐 완벽하게 새로운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세상은 고인 물이 되었다.
<돔>에서는 침체된 사회에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넣으려 했지만 돈은 너무 많이 들고 효과는 적었다. 결국 1000일에 걸친 치밀한 계산하에 현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최상이라는 판정이 나왔고 그들은 그대로 이행했다. 덕분에 새로 태어난 오리지널들은 자리를 잡지 못하고 <돔> 주변을 기름처럼 떠돌다가 간신히 틈새를 뒤져 일거리를 잡거나 돔에 육체를 팔아버렸다. 그건 최악의 선택이었다. 그들을 반기는 건 유전정보 돔뿐이었다
― 오리지널을 비싸게 팔고 그 돈으로 다음 생을 즐기는 게 뭐 어떠냐고 혹자들은 말하지만 나는 그 생각을 정말로 ‘본인’이 한 것인지 무척 의심스럽다. 그게 <돔>에서 퍼트린 조악한 거부반응 제거기제가 아니라고 누가 단언할 수 있을까? 지금은 32세기고, 재생이 횡행하고 있어 육체의 희소성이 하락했다 하더라도 첫 성장체를 판다는 건 얘기가 다르다. 그 몸의 가능성은 아직 시험되지도 않았고, 그렇게 대충 소모되고 재생된 육체는 다음 생에서도 별반 다른 가능성을 제시하지 못했다. 마치 첫 성장체의 기록이 그 육체가 가진 가능성의 전부인 것처럼.
“돈이 없어? 어째서? 자네는 최고의 헌터잖아? 올해 최고 기록 갱신자 명단에서 자넬 봤어. 작년에도, 재재작년에도 그랬던 거 같은데? 자네 오리지널도 플랜 헌터였잖아? 상금만 해도 어마어마할 텐데? 게다가 플랜 헌터의 위험수당은 또 어떻고? 그 많은 돈을 대체 다 어디다 썼는데?”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글쎄요, 어쩐지…… 쓰자고 보니 없던데요. 돈이란 게 원래 그런 거잖습니까.”
강은 한숨을 푹 쉬었다.
“내 아들 같으면 엉덩이를 펑펑 때려주고 뱅크 메모리 칩을 거머쥐겠건만.”
“강의 자식이었다면 교미신청에서 그렇게 매정하게 거절당하지도 않고 최우선 교미 후보에 올랐을 겁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