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필사를 시작한지 2년이 훌쩍 넘어간다.
언제부터 였을까? 아마도 글을 쓰고 싶다는 욕구가 일어날 즈음. 막상 쓰려고 하면 막막해 지던 때가 아니었을까? 적어도 나에게는 돌파구가 필요했다.
어떤 글부터 시작해 볼까? 또 고민의 시작이다. 읽기 위한 책을 고르는 것도 신중한 편인데 오랜 시간 함께할 필사를 위한 책을 고르려니 어렵다. 필사를 하다가 완결하지 못하고 그만둔다는 것은 성격상 맞지 않다. 추천을 받아 보기도 하고 직접 도서관으로 서점으로 발 품을 팔아본다. 그 과정이 낯설기도 하지만 즐겁다. 그렇게 가벼운 명언집부터 시작해서 시집,수필집, 중국고전, 소설로 서서히 넓혀 나가본다. 게으른 탓이기도 하지만 틈틈이 하다 보니 1년 가까이 걸린 책도 있다.
필사의 방식은 어떻게 할까? 손 글씨로 쓸까? 타이핑을 할까? 웬 지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이 좋아 만년필에 잉크를 넣고 끄적거리기 시작했다.
책을 읽는 것과 필사는 마음가짐이 다르다. 마음이 가볍기 보다는 진지 해진다. 필사를 하기 위해서는 바른 자세로 앉아야 하기 때문은 아닐까? 누워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 말이다.
필사는 집중하게 해준다. 마음이 혼란스럽거나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바로 흔적이 남는다. 글모양이 변하고 틀리기 일쑤다. 노트가 지저분해 진다.
필사는 작가의 글 쓸 당시의 느낌을 함께 호흡하게 해준다. 글을 읽으면서도 할 수 있지만 한 글자 한 글자 그리고 단어, 문장의 의미가 전해져 온다.
필사는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글맛을 경험하게 한다. 마치 산행기를 보는 것이 아닌 직접 산에 올라 자연을 접하는 느낌이랄 까?
필사는 나만의 글스타일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시작은 비슷해 지는 모양새일 수 있지만 표절하기 힘든 것이 글스타일과 표현인 듯하다.
필사는 덤으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한다. 중국고전을 꾸준히 하는 과정에서 전문적인 수준은 아니더라도 서투르게 나마 해석 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해 주었다.
언젠가 나는 글공방에 함께 모여 서로의 필사책을 돌려 읽으며 세상과 삶을 이야기하는 미래를 꿈꾼다. 그리고 책장에 쌓여가는 필사책들의 길이만큼 우리의 인생이 아름답게 익어 가기를 소망한다. 필사 예찬 또한 그 만큼 더 풍성해지길 기대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