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큰아이가 슬라임을 직접 만들어 보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슬라임을 만드는데 필요한 물풀과 액티, 그리고 데코용 파츠까지 사 왔다. 큰아이와 작은아이 각각 통을 하나씩 주고 슬라임 만드는 것을 도와줬다.
큰아이는 처음 만들어 보는데도 불구하고 제법 잘 만들었다. 농도가 딱 적당해서 흐르지도 손에 달라붙지도 않았고, 본인이 원하는 모양으로 늘어트리며 재미있게 가지고 놀았다. 반면 둘째는 양 조절에 실패했는지 슬라임이 딱딱해서 잘 늘어나지가 않았다. 혹시나 오빠가 만든 걸 보며 심통을 부릴까 봐 조마조마하고 있었는데 둘째가 말했다.
"엄마, 나 실패했어. 다시 할래."
"그래? 그럼 다시 만들어보자. "
떼쓰지 않고 말하는 걸 다행이라 여기며 새 통에 물풀을 부어주고 있을 때 그걸 본 첫째가 다가왔다.
"어?! 엄마 나도 다시 하나 만들래~"
흔쾌히 그렇게 해주려고 했는데 둘째가 딱 잘라 말했다.
"오빠는 안돼."
"왜 안돼??"
"실패해야지만 다시 할 수 있어. 그치 엄마? 실패해야 다시 할 수 있는 거지?!"
"응? 응.. 맞아. 실패하면 다시 할 수 있지."
그랬더니 큰아이도 잘 갖고 놀던 슬라임이 실패라며 다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슬라임을 더 많이 만들기 위해 서로 '실패하고 싶어 지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렇게 아이들과 슬라임 만들기는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며 배고픈 줄도 모르고 늦은 시간까지 이어졌다.
놀이가 끝나고 나서 둘째 아이의 말을 통해 '실패'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아이의 말처럼 실패를 하면 다시 할 수가 있다. 다시 한다는 것은 경험이 쌓이는 것이고 그러면 더 많이 배우게 된다. 단 한 번 슬라임을 만들어서 성공한 첫째와 실패를 통해 여러 번 슬라임을 만들어 본 둘째가 나중에 다시 슬라임을 만들게 된다면 그땐 누가 더 잘하게 될까?
실패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다시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여긴 둘째의 말이 기특하다. 앞으로 아이들에게도 말해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