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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퍼엄마 May 16. 2023

국어교사 모임- 연대하는 우리

한 달에 한 번, 우리 지역 국어교사들과 공부 모임 하는 날이다. 모임이 있는 날은 닉네임처럼 나는 슈퍼엄마가 된다.
4시 반 칼퇴와 동시에 집으로 가 5시에 아이를 하원시킨다. 그리고 1시간 동안 아이를 씻기고 대충 집을 정리하고 밥을 차려서 먹이고.. 6시가 돼서야 모임 장소로 출발한다. 시작도 전에 벌써 지치고 힘이 든다.
그러나 한 달 만에 만나는 선생님들에 대한 반가움과 배움이 일어나는 시간에 대한 기대로 마음이 또다시 설렌다.


먼저 기쁜 소식 하나.

창비에서 교사 독서모임을 지원한다기에 신청했는데 당첨되었다! 좋은 정보를 제공해 주시고 발 빠르게 신청해 주신 동료선생님께 감사^-^


오늘은 <루브릭 어떻게 만들고 사용할까>를 읽고, 1학기 수행평가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루브릭이란 학생의 수행을 평가하는 평가도구이다. 루브릭을 잘 설계하면 학생의 성적을 내는 것뿐 아니라 학습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 더 이상 점수 매기기식의 평가가 아니라, 학생들이 무엇을 배웠는지 확인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에 모두 수긍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새 학기에 계획한 나의 수행평가 기준안을 보니, 책에서 안 좋다고 한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ㅡㅡ;;; 나를 포함한 교사들의 자기반성과 성찰의 시간이 이어졌다.
뒤이어 루브릭이 좋은 평가도구임은 알겠지만 너무 이상적이고 수고로워서 현실에 적용하기 어렵지 않을까라는 누군가의 말에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제대로 가르치고 올바르 평가하는데만 신경 쓰기에는 우리가 가르치고 평가해야 할 학생 수가 너무 많다.
해야 할 잡무 역시 너무 많다.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피곤하다..

그렇게 자조 섞인 우려와 한탄들이 오고 갔다.


그때 한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요즘 좋은 버릇이 생겼는데... 좋은 건 바로 따라 하는 버릇이야^^"
선생님께서는 책을 꼼꼼히 읽고(두 번 읽고) 책에서 제시한 대로 이번 수행평가에 바로 적용해 보셨다고 한다.

(이런 성실한 동료는 늘 좋은 자극이 된다^^;)

 그리고 그 생생한 후기를 들려주셨다. 좋았던 점과 시행착오 후에 얻은 꿀팁까지.. 좀 전까지 현실에 적용하기 어렵다고 냉소적인  표정을 짓던 우리는 선생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눈을 반짝였다. 먼저 시작한 선생님 덕분에 다들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우린 루브릭 관련된 책을 한 권 더 읽고 공부해서 7월엔 그걸 활용하여 2학기 평가계획을 세워보기로 했다.

이럴 땐 같은 일을 하고 같은 고민을 하는 동료가 있다는 것이 참 힘이 된다. 내가 지금 겪는 어려움을 먼저 겪어 본 선배 교사의 말에서 길을 찾기도 하고, 희망을 얻기도 한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동료교사의 말을 들으며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다행스럽기도 하다. 그게 묘한 위로가 된다. 나는 이곳에서 우리가 연대하고 있음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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