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처음 새벽기상을 시작했다. 그때는 '미라클 모닝'이라는 말이 유행하던 시절이었다. 직장에 다니고, 어린아이 둘을 키우다 보니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갖기 어려웠다. 그 시간에 대한 갈증과, 남편의 "너처럼 아침잠 많은 사람이 새벽기상?"이라는 말에 오기가 생겨서 시작했다.
처음 한 달은 정말 버티기였다. 하지만 그 한 달이 두 달, 세 달이 되고, 어느새 4년이 되어 있었다.
새벽은 고요했다.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그 시간이 처음엔 낯설었다. 뭘 하지? 처음엔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간단히 세줄, 그리고 책을 읽고 마음에 드는 문장을 필사도 했다. 그 시간이 좋았다.
그러다 욕심이 생겼다. 처음엔 집에서 요가와 스트레칭을 하다가, 어느 날은 밖으로 나가 달리기를 했다. 그렇게 달려본 게 얼마만인지... 분명 숨이 터질 것 같이 힘들었는데, 다음 날 또 나가고 또 나가게 되었다.
이때 수영도 처음 시작했다. 월·수·금은 수영, 화·목은 달리기.
그렇게 나의 새벽은 스트레칭 → 아침 일기 → 필사 → 운동 → 출근으로 이어졌다. 아침 시간에 이미 하루를 다 살아낸 기분이었다. 처음엔 뿌듯하고 상쾌했다. 그러나 출근 전에 다 끝내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스러울 때도 있었고, 점차 조급해졌다. 게다가 오후 네 시쯤이면 연료가 다 떨어져 기진맥진해지기도 했다.
그렇게 4년을 지내다, 올해 휴직과 함께 새벽기상을 그만두었다. 이제는 꼭 새벽이 아니어도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아침 7시나 7시 반쯤 일어나 아이들을 깨우고, 아침을 함께 먹고, 학교로 보낸 뒤 느긋하게 책을 읽고 글을 썼다. 물론 낮시간은 변수가 많아 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일들이 많았다.
글쓰기 모임에서 초고 쓰기를 하시는 분이 말씀하셨다.
"글 쓸 시간이 도무지 안 나서 고민이에요." 그 말에 함께 새벽에 일어나 글을 쓰자고 제안했고, 그렇게 나의 새벽은 다시 시작되었다. 처음엔 힘들었지만, 몸이 기억하는지 금세 점차 적응이 되어간다. 주말엔 쉬기로 했는데도, 여섯 시도 안돼 눈이 절로 떠진다.
요즘은 글쓰기, 한 가지만 한다. 다시 시작된 새벽은 예전처럼 치열하지 않다.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조용히 나를 데우는 시간이다. 하루를 앞질러 달려가던 때와는 달리, 이제는 하루를 천천히 맞이한다. 그 느리고 고요한 시간 속에서 나는 여유를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