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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퍼엄마 Sep 18. 2022

글쓰기 모임을 운영합니다.

줌미팅을 하고서.


글쓰기 모임을 운영 중이다.

언젠가는 내 책을 내고 싶다는 생각에 글쓰기를 꾸준히 하려고 마음먹었지만, 일상의 틈바구니에서 글쓰기가 자꾸 밀릴 때가 많다. 그래서 시스템을 만들고 나를 가두고자 모임을 만들었다.

새벽 5시에 줌을 켜고 글쓰기를 시작한다. 그 시간에 글을 쓰고 싶으신 분은 들어와 함께 쓰고, 시간이 맞지 않으면 각자 편한 시간에 글을 써서 공유하고 있다.

첫 ot때 줌 미팅을 하고 20번째 글쓰기를 마친 오늘 새벽 6시 줌 미팅을 진행했다.

벌써 20번째 글이라니... 글쓰기가 힘들다고 하시면서도 꾸준히 이어오시는 게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덕분에 나 역시 바쁘고 정신없는 일상에서도 글쓰기를 놓지 않을 수 있었다.

글쓰기는 처음이라

여기 오신 분들은 대부분 글쓰기를 처음 시작하는 분들이다.

주변에서 독서와 글쓰기가 좋다고 하기에 한 번 해보고 싶다는 마음은 있지만 선뜻 시도를 못하다가 글쓰기 모임을 통해 용기를 내주셨다. 블로그에 글을 쓰시는 분도 있고 아직 나를 드러내는 것이 어려운 분은 개인적인 공간에 글을 쓰신 후 공유해주신다.

20일째 매일 글을 써본 소감을 물었다.

다른 분들의 소감을 듣는데 내가 한 번씩 다 느껴본 감정이라 신기했다.

어떤 분은 글쓰기가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고 힐링이 된다고 하셨다.

우리는 평소 걱정이나 고민거리가 있어도 그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겨를이 없다. 힘들어도 일상은 굴러가야 하니까 생각을 하기도 전에 몸이 먼저 움직인다. 그러나 글쓰기를 하는 순간엔 잠깐 멈춰서 나를 돌아보게 된다.

내가 요즘 무슨 생각을 하는지, 요즘 내 마음은 어떠한지, 몇 년 전 마음에 걸리는 그 일을 꺼내보기도 한다.

그렇게 글을 쓰는 시간은 나를 알아가는 시간이 된다.

아직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어려운 분도 있다. 글이 잘 안 써지는 이유가 솔직하지 못해서인 것 같다고 하셨다. 남들이 내 글을 어떻게 볼까 하는 생각이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을 만든다. 그분께는 꼭 공개된 곳이 아닌, 나만의 공간에 글을 써도 좋다고 말씀드렸다. 같은 이유로 글쓰기가 어려워 1년 반 정도 도전하지 못한 분은 '나를 드러내기'라는 허들을 넘어서게 되면서 비로소 글을 쓰게 되었다고 했다. 이렇게 비슷한 고민과 경험은 위로와 용기를 주기도 한다.


내 글은 곧 나다.

사실 그동안은 내 글을 쓰는 일에 더 집중했는데 요즘 다른 분들의 글을 읽으면서 그 사람이 보인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글이 활어처럼 살아있는 힘이 느껴지는 분은 실제로도 강한 의지와 에너지를 지닌 분이셨다. 글에서 따뜻함이 느껴지는 분은 실제로도 긍정적이고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다.

전부터 알고 지냈지만 늘 밝고 활발한 모습만 뵈어왔던 분의 글을 통해서는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내면의 고요함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글에서 여유가 느껴지는 분은 명상과 마음공부를 통해 스스로 수행하는 분이셨고, 글에 유머와 솔직함이 느껴지는 분은 실제로도 그러했다.


내 글에서는 나의 어떤 모습이 보일까?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좋은 삶을 살아내야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듯, 살고 싶은 삶을 살아보자.  

한 분은 글쓰기를 통해 얻게 된 좋은 점으로 '무기'를 하나 더 얻게 되었다고 한다.

말하기처럼 글쓰기 역시 표현의 수단이고 소통의 방법이다. 글쓰기라는 무기를 통해 표현하고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더 생겼다는 말에 매우 공감했다.


글쓰기는 어려워

글쓰기가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글이 잘 안 써진다'이다. 그래도 글감이 있는 날은 글이 비교적 수월하게 써진다. 그렇지 않은 날은 무엇을 쓸지 고민하느라 시간을 흘려보내기도 한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메모하기이다. 매일이 비슷하고 같은 날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매일의 내 감정이 생각이 같지 않음을 기록해보면 알게 된다. 그러니 일상 속에서 그때의 그 일, 그 생각을 수시로 메모해놓자. 그리고 그렇게 메모해놓은 글감을 보면서 글을 쓰는 연습을 해보자.

글을 쓰다 보면 애초에 전하려고 했던 주제와 다른 방향으로 글이 전개되기도 한다. 이런 경우 글을 수정하고 다시 써야 하나 고민해보기도 한다.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더라도 거기서도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면 그냥 그대로 쓴다. 그리고 애초에 하려고 했던 이야기는 메모해두었다가 다른 소재를 이용하여 다시 쓰기도 한다.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 그러나 거기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는 것,   이 또한 글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글을 써온 건 아니지만 이제 막 글쓰기를 시작하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전에 했던 고민들, 느낌들이 떠오른다. 다들 이런 비슷한 과정을 겪는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위로가 된다. 그래서 소통이 중요한 것이구나 다시 한번 생각한다. 말로 하는 소통이 생기 있고 유쾌하다면 글로 하는 소통은 좀 더 따뜻하고 깊이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글도 잘 안 써지고 살짝 지쳐있었는데 이런 시간들이 또 나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 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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