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데이케어에 보내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저에게는 벌써 또 하나 고민해봐야 될 거리가 생겼습니다. 바로 아이를 내년에 Pre-K를 보낼까 말까 하는 문제지요. 미국에서는 내년 가을 학기 입학하는 학생들 지원을 거의 1년 전인 지금부터 받고 면접 등을 진행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빨리 이런 고민을 하게 된 것이지요. 의무 교육이 시작되는 5살까지는 유아원 개념인 데이케어를 다녀도 되고, Pre-K라는 좀 더 학교 같은 곳을 다녀도 되고, 아니면 집에서 지내면서 가끔 동네 문화 센터 수업을 찾아다니면 됩니다. 이 기간까지는 정부의 지원이 안되기 때문에 학교를 다니지 않고 집에서 엄마와 지내거나 시간제 내니를 쓰는 경우도 꽤 많습니다.
3살 미만까지 기관에 보내려면 무조건 데이케어밖에 없지만 아이가 3세가 되면 옵션이 하나 늘어납니다. 앞서 말한 Pre-K지요. 데이케어를 보내는 것의 장점은 아무래도 일반 학교보다는 더 긴 시간을 아이를 맡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들 엄마, 아빠가 일을 할 수 있도록 8시부터 6시까지 오픈을 하는데, 실제로 그렇게 긴 시간 학교에 있는 아이들은 없고 보통 9시에 가서 3시부터는 픽업을 하기 시작합니다. 하루 스케줄은 아주 간단한데 학교에 들어가면 친구들과 놀고, 간식 먹고, 놀고, 점심 먹고, 놀고, 낮잠 자고, 놀다 옵니다. 학교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데이케어 선생님들은 특별한 유아 교육 전문 학위가 있는 분들보다는 할머니나 이모같이 아이를 따뜻하게 사랑으로 돌봐주는 분들이 많습니다.
반면 Pre-K의 장점은 놀긴 놀되 좀 더 잘 만들어진 시스템 안에서 놀게 되는 것입니다. 정식 학교를 시작하기 전에 아이가 좀 더 학교 시스템에 적응해나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짜여있죠. 예를 들면 우리나라 영어 유치원처럼 아이들이 배우는 과제 표가 있고, 수업 시간이 있습니다. 선생님들도 당연히 더 전문성을 가지고 있고, 부모님과 면담도 있고, 발표회도 종종 있는 것 같습니다. 학업 내용이나 학교 시설 면에서 보면 Pre-K가 모든 점에서 월등히 뛰어나지만, 한 편으로는 뭐 3살부터 그렇게 일찍 학교 시스템에 아이를 집어넣을 필요가 있나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미국에서 아이 학교 보내는 것은 처음인 저는 용어도, 시스템도 배워가는 중입니다. 이런저런 사이트도 들어가 보고, 미국에서 아이 키우는 한국 엄마들 블로그도 찾아보고 있는데요,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드는 생각은 아이 교육에 정답은 없다는 겁니다. 더군다나 미국 학교는 5살 이후가 되면 사립학교 vs 공립학교는 물론, 공립학교에서도 마그넷 스쿨, 차터 스쿨 등 더 다양한 종류의 학교 선택 옵션이 열리기 때문에, 내 아이의 성향에 맞는 학교를 골라주는 것도 부모의 큰 숙제이지요. 먼저 학교를 보낸 선배 엄마들에게 조언을 구할 수는 있어도, 아이들마다 각자 성격이 다르고, 가정에서 중요시하는 가치관도 다르고, 또 경제 사정도 다르기 때문에 결국 결정은 부모 몫입니다.
사실 3살 아이가 데이케어를 다니면 어떻고, Pre-K를 다니면 어떻겠습니까. 뭐 그리 많이 배우는 나이라고요. 그래도 좋은 점은 좀 미리미리 어떤 학교들이 있는지 알아보면서, 제 아이에게 어떤 교육 환경을 만들어줄지 생각해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아이를 최대한 자유롭게, 놀면서 키우고 싶은지, 아니면 대부분의 한국 교육처럼 공부, 시험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지 등 말이지요. 아직까지는 아이가 어려서인지 제 마음은 당연히 전자지만 솔직히 나중엔 어떻게 변할지, 아이에게 어떤 (쓸데없는) 기대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부디 아이가 자라나는 속도만큼 부모로서의 제 그릇도 조금 더 깊고 커져서 이런 고민 앞에서 좀 더 현명한 답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