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건너간 유치원 이야기

미국에서 아이 키우기

by Silvermouse

사실 이번에 미국에 와서 남편과 좀 실랑이가 있었는데요, 윤서의 교육 문제에 관해서였습니다. 22개월 아기에게 교육 문제라니, 그건 바로 데이케어를 언제부터 보낼 것인가에 대한 문제였죠. 데이케어는 어린이집 같은 것인데, 보통 유치원을 가기 전인 24개월~5살 미만 아이들이 가게 됩니다. 맞벌이를 하는 가정이 많은 지역은 그보다 훨씬 어린아이들을 맡아주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저 나이의 아이들이 생활하는 곳이지요.


이런 꼬꼬마에게 벌써 교육이라니!


제가 살고 있는 시카고 Lakeshore east 지역에는 몇 개 데이케어가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Bright Horizen이라는 곳입니다. 입학할 나이가 되면 윤서도 그곳에 보낼 생각이어서, 오며 가며 눈여겨보았습니다. 규모는 작지만 깔끔하고 또 집 앞의 공원을 놀이터처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만족스러운 환경입니다. 하루에 두 번, 날씨가 너무 춥거나, 비가 오지 않는 날에는 아이들이 선생님과 함께 공원에 나와서 공놀이도 하고 놀이터에서 뛰어놀기도 하거든요. 입학을 원하면 몇 달 전에 대기를 해놓아야 할 정도로 이 지역에서 인기가 많은 곳입니다.


바로 집 앞 이 공원이 아이들의 야외 놀이터


문제는 윤서를 언제부터 데이케어에 보낼까 하는 것에 대해 남편과 합의가 안된 것이죠. 전 윤서의 성격이 외향적이고 또래 친구들이랑 노는 것을 좋아해서 24개월이 되자마자 빨리 보내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을 했거든요. 또 저도 윤서가 데이케어에 가있는 동안 자유시간을 얻어 여기 생활에 좀 더 적응을 할 수 있을 것 같았고요. 하지만 남편은 데이케어 비용을 아껴, 가족 여행을 가거나 아이와 좀 더 편하게 지낼 수 있는 큰 집으로 이사를 가는 게 좋겠다고 했습니다. 한국과는 달리 미국의 어린이집은 국가 지원금이 나오지 않고, 또 교육비가 비싼 미국의 특성상 데이케어 비용도 만만치 않거든요.


놀이터에서 잘 놀다가 갑자기 데이케어 아이들(노란 조끼) 따라가겠다고 하는 윤서


미국에서 유치원부터는 공립학교가 있기는 합니다만, 실제로 시카고 시내에서 그런 곳을 보낸다는 사람을 들어본 적은 없습니다. 시카고의 공립학교 수준은 악명 높거든요. 오죽하면 대통령이 되기 전에 시카고에 살고 있던 오바마 대통령 가족의 딸들도 시카고에서 손꼽히는 시카고 대학 내 사립 초등학교인 University of Chicago Laboratory Schools(랩스쿨)를 다녔겠어요. (미국은 사립학교 입학에 부모 면접을 봐야 되는데, 들려오는 얘기로는 그곳은 부모가 시카고 대학 교수이거나, 돈이 있어도 웬만한 사람들이 아니고서야 입학처에 명함도 못 내민다고 합니다) 물론 시카고 외곽 지역에도 좋은 공립학교들이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학교를 들어갈 무렵이면 아이의 교육을 위해 시내를 떠나 멀리 외곽으로 나가는 가족들도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딸들이 다니던 시카고 Lab School

http://www.ucls.uchicago.edu/

시카고 대학 캠퍼스 내에 있는 Lab School


결국, 저희 부부는 윤서를 조금 천천히 교육 시설에 보내기로 합의를 봤습니다. 학비도 학비지만, 한국에 버금갈 정도로 교육열이 높은 미국에서 아이를 키우려면 우리 부모 자신도 어느 정도 교육에 대한 판단에 중심이 서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한 번 교육 시설에 들어가면 그때부터 대학 졸업할 때까지 주욱 연결이 되는 건데, 지금 저희 같은 무방비 상태로 남들 하는 대로, 남들 하는 만큼 하다가는 결국 저희가 원하는 대로, 아이가 원하는 대로, 윤서를 키우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대신 집 앞 공원에 있는 문화센터를 다니기로 했습니다. 지난 가을학기에도 여행 다니느라 등록해놓고 몇 번 못 가기는 했습니다만, 윤서가 또래 친구들이 모여있는 곳을 참 좋아했거든요. 아직 나이가 어려서 엄마랑 장난감을 가지고 자유롭게 노는 반 밖에 등록이 안되지만 만 2세가 되면 그때부터는 발레, 음악, 테니스 등 배울 수 있는 게 하나씩 늘어납니다. 또 만 3세 이상이 되면 Kiddie College라고 주 3회 갈 수 있는 반이 있고요.



이제 윤서가 데이케어에 가면 제가 좀 자유를 얻으려나, 하는 희망은 저 멀리 물 건너갔지만, 기왕 이렇게 된 거 윤서가 정규 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 재밌게 지내보기로 했습니다. 엄마, 아빠랑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더 자주 여행도 다니고요. 때가 되면, 그리고 윤서가 엄마랑 노는 거보다 친구들이 더 좋다고 하는 때가 오면, 그때는 망설임 없이 보내주기로 하구요!


이 말괄량이와 더 찐한 시간을 보내기로!




엄마가 찜해놓은 우리 동네 학교 Wish List


1) Bright Horizons

미국 전역에 지점을 둔 유명한 데이케어 브랜드인데 전반적으로 선생님들과 환경에 대한 평판이 좋은 편입니다. 우리나라 어린이집처럼 무언가를 배우는 교육 시절이라기보다는 아이들을 맡아 돌봐주고,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는 법을 배우는 곳입니다. 지역에 따라 주 5 일반 기준 월 2천~3천 달러 수준입니다.

http://discover.brighthorizons.com


2) GEMS World Academy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있는 글로벌 브랜드 사립학교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코딩에 강한 학교라고 하네요. 최근에 생긴 학교라 상대적으로 대학 입시를 잘 하려나 걱정하는 부모들을 위해 텍사스에서 좋은 대학 많이 보내기로 유명한 고등학교의 교장 선생님을 모셔왔다는, 한국에서 들어봄직한 에피소드가 있는 곳. 유치원 아이들도 스패니시 등 외국어를 배우기 시작하고, 미술, 음악, 체육 등은 모두 그 분야를 제대로 전공한 선생님들이 가르칩니다. 실제로 이 곳 유치원을 보내고 있는 지인의 얘기로는 교육 프로그램과 시설 등에 대한 만족도가 크다고 추천해주었습니다. 만 3세부터 입학 가능하고 비용은 연 3만 달러 수준입니다.

http://www.gemsworldacademy-chicago.com/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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