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첫 섬머 캠프 등록하기
와, 이게 얼마만인지! 매일매일 꾸준히 들어와서 글을 써야지 생각을 했던 새해 결심과는 다르게 지난 1월 이후 거의 석 달만에 브런치 들어옵니다. 의지가 약해져서 그런 건 아니고, 그 사이에 저에게, 그리고 저희 가족에게 큰 변화가 생겼거든요. 윤서의 동생이 찾아와 주었습니다. 아이마다 다 성향이 다르고, 각자에 맞게 키워야 된다는 걸 미리 엄마에게 알려주려는 걸까요? 해외 출장도 다니고 회사의 굵직한 행사도 여러 번 치러냈던 윤서 임신 때와는 다르게, 우리 둘째 아가는 엄마를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쉴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생전 처음 겪어보는 입덧을 하고 있거든요. 이제 막 안정기에 들어와서 가까운 지인들에게 새로운 소식도 알리고, 이렇게 오늘은 브런치에도 들어왔습니다. 아마도 몇 주는 더 입덧을 하려는지 여전히 고생 중이지만, 그래도 이번 주 들어서는 아침에 눈을 뜨고 오전 시간 동안은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컨디션이 많이 회복이 되었지요.
지난 두 달 동안 입덧으로 너무 고통스러운 나머지 '시간아, 빨리 흘러라'라는 마음으로 아침부터 암막 커튼을 쳐놓고 잠을 자고, 자고, 또 자니 제가 마치 겨울잠을 자는 곰이 되어버린 기분이었어요. 아마 윤서도 '우리 엄마가 곰이 되었나' 생각했을 거예요. 어느 날 윤서가 우리 가족이라고 그림을 그려왔는데 엄마의 하트를 까맣게 칠하고는 "엄마는 어두운 데서 하루 종일 잠을 자니까 까만색으로 칠했어"라고 말을 하는데 그게 얼마나 미안하고 가슴 아프던지요. 원래 엄청 밝은 아이거든요. 다행히 미국 돌아가는 날짜를 한 달 뒤로 미루고 서울 집에서 지내는 덕분에 저의 빈자리를 여러 식구들이 번갈아 채워주니 아이에겐 그나마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려고 움틀 움틀, 창 밖을 열어보니 집 앞 나무에 어느덧 연두색 빛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정말 봄이 왔습니다. 그리고 그제야 '아차!' 싶은 게 있었습니다. 바로 미국으로 돌아가면 곧 여름 시즌이 시작될 텐데 윤서의 섬머 캠프를 등록해야 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지요! 사실 윤서가 다니는 데이케어는 자체적으로도 섬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워낙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외부 활동도 적고, 평소 유치원에 다닐 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프로그램이더라고요. 늦은 시간까지 아이를 맡길 수 있다는 건 좋지만, 그 짧디 짧은, 귀하디 귀한 시카고의 아름다운 여름에 아이를 실내 유치원에 하루 종일 보내는 건 좀 미안해서 올해는 꼭 시카고의 여름을 즐길 수 있는 즐거운 여름 프로그램을 찾아보자 생각했었죠.
놀고, 놀고, 또 노는 아이들의 섬머 캠프
미국엔 3살 혹은 5살 이후부터 참여할 수 있는 섬머 캠프 프로그램들이 아주 많아요. 인기가 많은 곳들은 진작에 마감을 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죠. 주제도 다양한데, 나이 때 별 수준에 맞는 과학 수업을 진행하는 사이언스 랩, 미술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한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의 아트 캠프, 동물을 사랑하는 아이를 위한 링컨파크 동물원 캠프, 자연 관찰을 좋아하는 아이를 위한 네이처 뮤지엄 캠프 등 한 가지 주제에 특화된 캠프도 있지요. 이 외에도 유명한 사립학교들에서 운영하는 섬머 캠프, 동네 파크 디스트릭트에서 열리는 섬머 캠프, 그리고 수족관, 천문대, 자연사 박물관 등에서 하는 프로그램도 인기가 많죠.
윤서는 미국 나이로 만 4살이라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부지런히 찾아본 결과, 아이가 좋아할 만한 프로그램 4개를 찾아서 등록할 수 있었어요. 정규 모집에서는 시카고 대학 교수 자녀가 아니고는 입학 지원도 안 받아준다는 시카고 대학교 부설 Lab School, 동물원을 사랑하는 아이를 위해 하루 종일 동물원에서 지낼 수 있는 Lincoln Park Zoo Summer Camp,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니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부설 SAIC 미술 캠프, 그리고 흥이 많고 춤추는 걸 좋아하니 발레 스쿨에서 운영하는 발레 캠프, 이렇게 등록 성공하였지요. 찾다 보니 너무 재밌고 좋은 프로그램들이 많아서 이것저것 등록하기는 했는데, 사실 이 프로그램들이 어떤 건 오전 반나절만 하고 집에 오는 것도 있고, 다 부모가 멀리 있는 학교까지 라이드 해줘야 되는 것들이라 과연 임산부의 몸으로 이걸 다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둘째가 태어나면 그때는 정말 해주고 싶어도 못해주게 될 것 같아 혼자 몸을 움직일 수 있는 한 아이에게 재밌고 신나는 여름을 선물해주고 싶어서 일단은 눈 딱 감고 결제를 해버렸답니다.
이제 일주일 뒤면 다시 철새처럼 저희 가족은 시카고로 떠납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춥고 눈이 내리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저희가 시카고로 돌아갈 때 즈음에는 그곳에도 봄이 와있겠죠. 얼른 여름이 돼서 아이에게 엄마가 정성껏 계획해본 신나는 여름 방학을 아이에게 선물해주고 싶습니다.
1. 시카고 대학교 부설 Lab School
: 예전에 한 번 학교 입학 설명회를 갔다가 '이 곳이야말로 꿈의 학교구나!'라고 생각을 했던 곳이에요. 오바마 대통령의 두 딸들이 다닌 학교이기도 하죠. 아쉽게도 이 곳을 입학하는 건 하늘의 별따기랍니다. 워낙 소수로 뽑기도 하지만, 그 소수의 자리마저 시카고 대학 교수진과 임직원들에게 우선권이 가기 때문에 저희 같은 일반인들은 아예 지원서도 잘 안 받아준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이 곳을 경험해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는 바로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섬머 캠프. 한국에서도 이 캠프에 참석을 하기 위해서 오는 학생들이 있고, 또 만족도도 높다고 하니 한 번 기대를 해봐야겠어요!
https://www.ucls.uchicago.edu/summer-lab
2. Lincoln Park Zoo Summer Camp
: 링컨 파크 동물원은 도심에 있고 누구에게나 무료로 개방되어 있는 동물원이기 때문에 시카고 시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에요. 봄이나 여름에는 야외 푸드 트럭 행사가 열리고, 가을이면 핼러윈 축제가 열리고, 겨울이면 크리스마스 라이팅 행사를 하는 일 년 내내 이벤트가 활발하게 벌어지기도 하지요. 윤서는 동물을 정말 사랑하기 때문에 동물원에서 진행하는 섬머 캠프를 1주일 등록했어요. 아침부터 오후까지 동물원에서 선생님들과 동물들 관찰을 하고 뛰어놀고 도시락도 까먹는 여름, 정말 신날 것 같아요.
https://www.lpzoo.org/fun-day-camps-chicago-kids
3.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섬머 캠프
: 윤서에게 요즘 뭐가 제일 좋아,라고 물어보면 언제나 대답은 '미술'. 4살 아이는 유치원을 가기 전에도 그림을 그리고 자기 전에도 색칠 공부를 하고, 미술 하는 걸 정말 좋아해요. 재활용 쓰레기를 보고도 '이거 집에 가져가서 미술 재료 할까?'라고 하기도 하고, 단순히 스케치북에 그리는 거 보단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서 꾸미기를 좋아하죠. 이렇게 미술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캠프는 바로 시카고의 자랑, 아트 인스티튜트에서 진행하는 섬머 캠프입니다. 어린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수업에 들어갈 수 있고, 4살 이후부터는 혼자서도 들어가서 수업을 들을 수 있어요.
http://www.saic.edu/continuing-studies/children/summer-camps
4. Science Lab 섬머 캠프
: 확실히 요즘 미국의 대세는 과학인 것 같아요. 이 곳 아이들은 어렸을 때 외국어나 수학 대신에 몸으로 하는 운동이나 미술 같은 예체능을 과외 활동으로 많이 하는데, 그 외에 더 하는 아이들을 보면 이 곳 사이언스 랩을 많이 다니는 것 같아요. 각 나이에 맞게 선생님과 과학 실험을 하는 곳인데, 생일 파티 장소로도 인기가 많죠. 이 곳의 섬머 캠프는 주 단위로 접수를 받는데 매주 주제가 바뀌기 때문에 아이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토픽이 있는 때에 등록을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이 곳도 시카고에서 인기가 많은 곳이라 꽤 빨리 마감을 합니다.
https://kidssciencelabs.com/camp-over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