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발레리나를 위한 시카고 섬머 캠프

by Silvermouse

드디어 아이의 여름 방학이 시작되었습니다. 데이케어를 다니는 아이이니 사실 공식적으로 방학을 한 건 아니고, 가을 동생이 태어나기 전에 엄마랑 보내는 시간을 좀 더 늘려보고자 잠깐 데이케어를 중단하고 즐거운 여름을 보내보기로 한 거죠. 물론 하루 종일 집에 있는 건 아이도 저도 피곤한 일일 테니, 시카고에서 재밌다고 소문난 섬머 캠프 여러 개를 차례대로 등록해 여름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신나는 4살 여름을 위한 시카고의 섬머 캠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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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첫 번째 캠프는 아이가 가장 손꼽아 기다렸던 발레 캠프. 3살~5살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 발레 캠프는 Ballet Chicago라는 발레 학교에서 진행하는 것인데요, 아침 9시부터 11시 30분까지 딱 1주일만, 짧게 진행하지만 내용이 꽤 알찹니다. 아직 정식으로 발레를 배우기 전 단계의 아이들이 발레 투투를 입고, 발레의 기본자세를 배우고 피아노 음악에 맞춰서 자유롭게 리듬을 타며 춤을 추는 수업이에요. 이 발레 캠프의 주제는 바로 Super Hero Camp. 아이들은 핑크색 발레 투투를 입어도 되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슈퍼 히로 캐릭터로 분장을 하고 와도 되지요. 슈퍼맨, 배트맨, 미국 아이들에게 요즘 인기 최고인 PJ Masks 등 마치 핼러윈에 입고 갈 법한 옷을 입고 와서 발레 수업을 듣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남자아이들도 몇 명 수업에 참여했더라고요. 물론 여자 아이들의 수가 절대적으로 많았지만요.


발레 선생님도 이렇게 수퍼 히로 복장을 하고 등장합니다


워낙 흥이 많고 집에서도 혼자 음악 틀어놓고 춤추기로 좋아하는 우리 아이는 발레 캠프가 시작되기 한참 전부터 발레 학원 언제 가냐고 들떠있었습니다. 특히 이번엔 한국 친구 두 명과 함께 다니기로 되어있어서 더 기대를 하고 있었죠. 요즘 원래 다니던 데이케어에는 한국 친구들이 아무도 없어서 아이가 좀 답답해했거든요. Super Hero 복장을 하고 싶냐고 물었더니 자기는 그냥 '시크릿 주주'처럼 발레복을 입겠다고 하여 원래 가지고 있던 할머니가 한국에서 보내주신 색색가지 투투 발레복을 입고 다녔어요.


한 반에 열 다섯 명 정도 남짓 되는 아이들이 모여서 수업을 듣는데 이제 제법 큰 아이들은 처음 가는 환경인데도 엄마, 아빠한테 씩씩하게 인사하고 혼자 잘 들어갑니다. 마치 큰 발레리나 언니들처럼 라커에 가서 스스로 발레복을 갈아입고 나오기도 하고요. 저런 모습을 보면 이렇게 하나하나 스스로 하다가 언젠가는 엄마 손이 전혀 필요 없어질 날도 곧 오겠구나, 아쉬운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수업 마지막 날에는 엄마, 아빠를 초대해서 작은 공연을 펼치기도 했어요. 이 발레 수업을 하는 교실이 창문이 없어서 아이들 수업 모습을 보지 못해서 아쉬웠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마지막 날 짠하고 아이들이 일주일 동안 열심히 연습한 모습을 볼 수 있었죠. 시간표에 따르면 짧은 오전 시간 동안 이 꼬마 발레리나들이 그림도 그리고 간식도 먹고 하다 보면 뭐 배울까 싶었는데,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서 열 맞춰 발을 올렸다 내렸다 하는 모습을 보니 참 기특했습니다. 특히 좋았던 점은 아이들이 피아노 반주에 맞춰서 발레를 배운다는 점이었어요. 아이들 하나하나 순서대로 점프를 하고 춤을 출 때마다 피아노 선생님이 어울리는 연주를 해주셨죠. 아이들에게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겠죠.



지난번 축구 수업은 그렇게 하기 싫다고 하여 중도 포기를 했었는데, 발레 캠프 일주일을 하고 나더니 아이는 발레를 더 좋아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이 곳은 아니지만, 집 근처에 있는 발레 학원을 꾸준히 보내보기로 했지요. 앞으로 그 작은 꿈은 수 십 번 바뀌겠지만, 아직까지는 아이의 꿈 중의 하나가 '발레 언니'거든요. 아마 내년에도 이 Super Hero 발레 캠프에 등록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이의 여름 방학 첫 섬머 캠프는 꽤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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