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삶을 살아갑니다 / 26. 김치 덕분에 신이난다

26. 김치 덕분에 신이 난다

by 김희경 작가

이 책은 저자의 개인적 경험과 감정, 그리고 그로부터 얻은 심리적 통찰을 바탕으로 구성된 에세이입니다. 등장하는 인물은 모두 사생활 보호를 위해 가명으로 처리되었으며, 실제 인물과 일치하지 않습니다. 본문은 사실을 단정하거나 특정 개인, 단체를 지칭, 비난하려는 목적이 아닙니다(없습니다.). 인물, 장소, 관계, 시점, 상황의 일부는 가명, 합성, 변형되었으며, 식별 가능한 세부 사항은 변경되었습니다. 유사성이 있더라도 이는 순전히 우연입니다.


저자는 타인의 명예나 사생활을 침해할 의도가 없으며, 본문의 해석은 저자의 주관적 성찰임을 밝힙니다. 이 책은 유사한 경험을 지닌 독자에게 위로와 통찰을 전하기 위한 진솔한 기록입니다. 본문에는 가족 내 학대와 상실 등 트라우마를 환기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글을 읽으실 때 스스로의 마음을 가장 우선하시고, 불편함이 느껴지면 언제든 읽기를 멈추셔도 괜찮습니다.


저자는 이 글을 통해 과거를 고발하려는 것이 아니라, 비슷한 경험을 한 이들에게 공감과 회복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합니다. 이 책은 특정 인물이나 집단을 비방하거나 공격하려는 목적이 아닌, 개인의 성장과 치유의 여정을 기록하고자 한 성찰의 결과물입니다. 이 기록이 비슷한 경험을 가진 누군가에게 살아갈 용기와 희망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AI 네 컷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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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삶을 살아갑니다


26. 김치 덕분에 신이 난다


한동안 김치를 먹지 않았다. 구입했던 김치가 떨어지기도 했고, 늘 사던 곳의 김치가 연일 품절이라 구할 수 없었다. 그러다 남편이 김치를 먹고 싶다고 해서 국산 재료만 사용하는 곳을 찾기 시작했다. 요즘은 시장에서도 국산이라 표기해 놓고 외국산 김치를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한다. 적발이 쉽지 않고, 적발되더라도 과태료 정도라 그냥 파는 곳이 있다고. 이런저런 식재료 문제들이 계속 일어나는 걸 보며 ‘차라리 직접 만들까.’ 하는 생각이 들고. 그래서 김치 구입을 잠시 미뤘다.


남편은 배추김치를 무척 좋아하는 사람이라(나는 없어도 안 먹는 편) 신뢰할 수 있는 김치 공장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 아주 우연히 선O식품(주)을 발견했고, 공장 부지와 기사들을 찾아보며 확인했다. 국산 김치만 만든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김치를 주문했다. 깔끔하게 배송된 김치를 비닐에서 꺼내 썰어 담았더니 김치가 가득이다. 10kg이 생겨 부자가 된 기분이 들었다. 게다가 가격도 저렴해서 더 감사했다.


김치를 만들려면 정말 많은 재료가 들어간다. 하나하나 선별하는 과정도 중요하고, 요즘은 국산이라고 속여 파는 곳도 있어 더 신경 써야 한다. 재료를 볶아내고, 우리고, 다듬고, 양념을 만드는 과정까지 고려하면 인건비를 제외하더라도 기본 재료값은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직접 담글까 생각했다. 결국 믿을 만한 곳에서 대량으로 생산한 국산 김치를 찾았고 당분간은 이곳에서 구입해 먹을 생각이다. 물론 앞으로는 아주 소량씩이라도 그때그때 담가 먹어볼까 생각하고 있다. 어차피 남편만 먹이니 한 번 만들 때 2~3포기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김치가 도착한 날 저녁부터 남편 밥상에 올렸더니 남편이 행복해했다. 생김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맛있다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진작 살 걸 하는 생각도 들고 여러 감정이 스쳤다. 요즘 식재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외국산 식재료는 재배부터 판매까지 화학 약품을 많이 사용한다는 뉴스와 영상을 보았다. 가격이 싸고 맛도 비슷하니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먹다 보면 원인 모를 병이나 장기 손상으로 이어진다는 이야기도 있다. 화학약품이 범벅된 식재료로 만든 음식들을 먹고 나이 들어 생명 연장 장치에 의존하게 되는 사례들을 보면,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국산 재료를 찾고 직접 요리하게 된다. ‘단 1g도 섭취해서는 안 되는’ 극독성 약품이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는 걸 알게 되면 더 조심하게 된다. 남편이 잘못된 음식 때문에 아프게 될까 봐 그것이 가장 걱정인 사람이라, 남편이 먹고 싶다 말하면 공부해서 만들어낸다.


이번에 김치를 구입하고 나서 신뢰할 수 있는 곳을 찾았다는 생각에 안도감이 들었다. 김치냉장고 한 칸이 가득 채워지니 왠지 부자가 된 것 같기도 하고. 맛있게 먹고, 잘 쉬고, 건강하게 사는 걸 목표로 하다 보니 거의 집밥을 먹게 된다. 직접 하면 인건비가 들지 않으니(요즘 인건비가 세상에서 제일 비싸다.), 건강과 재정 관리를 동시에 챙길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가득 생긴 김치로 볶아 먹고, 찌개로 끓여 먹고, 쪄 먹고, 부쳐 먹고 다양한 요리를 해 보려고 한다. 좋은 김치를 알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다. 그래도 세상에는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는 게 참 다행이고, 그 사실 자체가 안도감을 준다. 잘 먹겠습니다.



참고자료


[사진 서체 : 네이버 나눔 명조체]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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