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조언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

by 정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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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속상해서 한마디 한 걸 갖고 쓸데없이 조언을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그런 오지랖 따위 그냥 가슴속 깊은 곳에 고이 넣어두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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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화를 하나 들자면, 아는 지인이 회사를 나와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다양한 일을 하려고 준비 중이었다. 무엇 하나 쉬운 게 없던 중에 예전 회사와의 문제도 얽혀있었다. 하루는 아는 사람을 만나 이런 힘든 마음을 드러냈다. 하지만 돌아온 건 위로나 공감의 메시지가 아닌 불필요한 조언이었다.



“에이, 그 상황을 그렇게 받아들이면 안 되지. 프리랜서 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부터 힘들어하면 돼? 다 어려움을 겪으면서 성장하는 거야. 그리고 회사에서 너를 그렇게 대한다는 건 아직 네가 그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건데, 왜 그걸 받아들이지 못해?” 그날 그녀는 조언이라고 해서 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건 아님을 깨달았다고 한다. 자신의 성장에 도움되는 건 오지랖 넓은 사람의 참견이 아니라 힘든 마음을 알아주는 눈빛이라고도 했다.



그리고 조언으로 상처를 주지 않는 사람이야말로
꽤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그녀는 알게 됐다.



조언은 상대방이 구하지 않으면 먼저 나서서 하지 말아야 한다. 힘든 상황에 공감을 해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누구나 언제든 대화를 나누다가 상처를 입히는 가해자가 될 수도 있고, 상처를 입는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 우선 가해자가 되지 않는 방법은 함부로 조언을 하지 않는 것이다. 반대로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조언을 거부하면 된다. 조언을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훈수를 두려는 사람의 이야기를 왜 끝까지 들어야 할까. ‘내가 알아서 하겠다’는 내용을 담아 표현하면 된다. 상대방이 기분 나빠 해도 어쩔 수 없다. 그 사람의 기분을 맞춰주느라 내가 무능해지는 듯한 기분에 휩싸일 필요는 없다. 나는 조언을 구할 수도 있고, 조언을 거부할 수도 있다.


※ 추신 : “그래도 나니까 이런 얘기 해주는 거야.”라는 말로 훈수두기를 일삼는 사람은 바로 거르자. 한여름 밭을 망치는 잡초를 뽑아버리듯 불필요한 조언들은 내 마음에서 쏙쏙 뽑아 던져버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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