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허리디스크가 심하게 왔다. 디스크 진단을 받기 일주일 전부터 다리가 불편하다는 느낌은 있었다. 별 거 아니라 생각했는데 추석 연휴 당직 근무를 하려는 순간 바닥에 앉아서 컴퓨터를 할 수가 없었다. 연휴 마지막 날 한의원에서 침을 맞았다. 이후 시원한 느낌은 있었는데 불편한 다리는 여전했다. 그렇게 추석 연휴가 끝나고 이틀째 출근날 아침 일이 터졌다. 일어났는데 다리를 움직일 수 없었다. 화장실을 기어서 가야 할 상태였다. 평소에 허리가 좀 안 좋은 편이었지만 다리가 아픈 적은 처음이라 덜컥 겁이 났다. 지인들에게 다리 아픈 증세를 말하니 아는 지식들을 동원해 디스크라고 진단했다. 요즘 사람들은 의사보다 진단이 빠르다는 걸 새삼 느꼈다.
다음날 아침 지역에서 유명하다는 병원을 갔다. 병원에서는 엑스레이를 찍고 MRI까지 찍어보자고 했다. 실비가 없는 나한테 MRI 검사 가격은 부담 그 자체였다. 하지만 다리가 불편한 것이 해결되지 않으니 달리 방도가 없었다. 검사 결과를 본 의사 선생님은 디스크라고 진단했다. 수술은 다리가 마비되거나 몇 달 이상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시술을 권했다. 다른 치료 방법은 알려주지 않았다. 당장 불편한 다리를 해결하고 싶다고 하니 근육주사를 한 대 맞고 가라고 했다. 상담 선생님한테 시술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설명 들을 때까지는 이런 방법이 있구나 했는데 몇 백만 원에 시술 가격을 듣고 깜짝 놀랐다. 근육주사를 맞고 약 처방전을 받고 병원에서 나왔다. 근육주사로 마비를 시켜서 그런지 다리가 불편한 건 한결 나아졌다.
병원에서 나오는 순간 당장 시술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좀 더 다양한 방법과 병원을 알아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남편은 회사에서 디스크 진단을 받은 사람들한테 물어보고는 시술 이후에도 재발한다는 사람과 시술 효과가 별로라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했다. 이리저리 알아봐도 시술은 답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남편은 회사 지인이 추나치료로 효과를 보고 있다면서 추나를 권했다. 침을 몇 번 맞아도 큰 효과를 못 본 나는 추나치료 병원을 알아봤다.
일단 추나치료를 하려면 회사와 가까워야 할 것 같았다. 회사 가까운 곳에서 추나를 할 만한 한의원을 찾았다. 2~3군데 정도 추려서 병원에 예약 상담을 했다. 처음에 상담 전화를 한 병원은 원장이 유튜브도 하고 추나에 대해서 비교적 잘 아는 사람 같았다. 근데 상담 전화를 해 보고는 가고 싶다는 생각이 사라졌다. 병원에서 엑스레이 검사한 사진이 있다고 하는데도 상담사는 우리 병원에서 따로 사진을 찍어야 한다고 했다. 원장님한테 초진을 받으려면 3시간 정도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대체 3시간 동안 무슨 검사를 하고 치료를 하길래 이리 길게 잡아둘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두 번째 상담 병원에서는 허리 때문에 추나치료를 받고 싶다고 하니 가격에 대한 설명과 함께 예약 후 방문하라고 했다. 통화 후 이 병원을 가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직접 가보고는 더욱 이 병원을 다녀야겠단 확신이 들었다. 의사 선생님은 침과 물리치료를 해줬다. 치료 이후 데스크에서 추나치료에 대해 물어보니 원장님께서 추나 안 하셔도 된다고 하신다고 했다. 우리 병원은 돈 때문에 추나 안 해도 되는 환자한테 추나를 하라고 권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다리나 허리가 불편하면 다시 병원에 내원하라고 할 뿐이었다. 이건 내가 생각한 상식을 뒤집었다. 요즘 병원들은 의료수과 때문에 뭐라도 하나 더 권하고 하라고 하지 않나? 신기한 병원이네 하면서 병원에서 나왔다.
병원 진단 결과 때문이었는지 침 효과인지 다리 통증이 한결 나은 느낌이었다. 이 병원을 한 두 번 더 방문했다. 다리 불편함으로 걷는 게 불편한 증상이 사라지고는 운동을 시작했다. 출근길 지하철 2 정거장 걷기, 집에서 간단한 스트레칭, 호흡 이걸 지금까지 꾸준히 하고 있다. 아직도 가끔 다리가 저리거나 불편한 느낌이 들 때가 있지만 분명 효과가 있다. 운동을 계속 꾸준히 하는 게 필요할 듯하다. 운동을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미뤄왔는데 다리가 아파서 걷는 게 불편한 지경에 이르고서는 더 이상 운동은 미룰 수 없는 생존 수단이 되었다. 허리디스크 진단으로 시술을 권유받은 사람들한테 운동을 권한다. 해보고 직접 효과를 보니 당당하게 권할 수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