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안리 라이프
광안리 바다가 보이는 동네에 산 지 4년째... 여기 이렇게 오래 살게 될 줄은 몰랐다.
한참 청약을 많이 하던 때 동네 상관없이 괜찮아 보이는 곳에는 모두 청약을 넣었다. 그래도 될까 말까 하게 청약 경쟁률이 치솟던 시절이었다. 그때 광안리 해변 끝에 있는 집에 넣은 청약이 덜컥 걸렸다. 당시 형편에 부담스러운 분양가격이었고 위치도 맞벌이 가족이 살기에는 불편한 곳이었다. 이사를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이 동네에 올 때마다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불편해서 어떻게 살아하면서 마음이 왔다 갔다 했다. 결국 고민 끝에 이사를 결정했고 우리 가족의 광안리 라이프는 시작됐다.
바다가 보이는 집이라 상상만 해도 좋지 않은가.... 실제로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집은 좋았다. 일어났을 때 바다에서 해 뜨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계절마다 변하는 바다와 하늘의 모습은 자연의 신비로움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 감동도 잠시... 일을 하는 한 이곳을 오롯이 즐길 기회가 많지 않았다. 출퇴근 길 보이는 해변도로 잠깐, 주말에 즐기는 바다와 산책로 딱 그 정도였다. 그렇게 익숙해지면서 시간은 흘렀고 아이가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학교를 갈 때였다. 이제는 떠나야 할 것이라 생각한 딱 그 시점...
이사 계획에 큰 복병이 생겼다. 여기서 3년 유치원을 다닌 아이는 절대로 이사를 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친구들이 있는 학교에 입학하고 싶다는 아이의 생각은 단호했다. 아이 말을 뭘 그리 새겨듣냐 하겠지만 낯을 가리는 우리 아이를 친구가 없는 학교로 보내면 이후로는 내가 힘들 것이 뻔했다. 작은 경차를 구입하면서 출퇴근도 어느 정도 해결됐고 이곳에서의 삶도 익숙해졌는데 뭐 하면서 아이의 말을 들어주기로 했다. 아이는 이 동네에서 초등학교를 입학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곳에 정착을 하게 됐다. 사실 광안리에 산다는 건 좋은 점이 많다. 바다를 매일 볼 수 있는 건 기본이요, 다양한 문화를 향유할 수 있고 끝없이 펼쳐진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하며... 다만 주말에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단점이 있다. 이 동네는 주말과 평일이 확연히 다른 곳이다. 평일 이곳은 정말 여유롭고 한가하다. 평일을 마음껏 즐길 수 없었던 나한테 육아휴직이라는 3개월의 시간이 생겼다.
처음에 불안하기만 했던 휴직이었는데 1달쯤 지나니 너무 행복하다. 우리 동네 광안리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진짜로 시작된 것이다. 이제부터 광안리 주민으로서 이곳을 제대로 즐겨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