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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음은 본능으로부터

가마우지와 나의 '이심전심'

by 시마

※ 브런치북으로 옮기는 글


햇볕이 뜨겁게 비추었으나,

바람 또한 강하고 시원했던 어느 날.

우리는 팔을 앞으로 뻗어

겨드랑이로 스며드는 바람을 만끽했다.


그러다 문득 발견한,

저 멀리 익숙한 자세를 하고 있는

한 마리의 검은 새 - 민물 가마우지.

가마우지_2025.jpg 나와 같은 자세를 취하고 있던 민물 가마우지

나와 같은 자세를 취하던 그 모습.

가마우지가 우리를 흉내 낸 것일까,

아니면 우리가 가마우지를 닮은 것일까?


그러고 보니, 3년전 6월인 이맘때,

또다른 장소에서 비슷한 장면이 있어 찾아보았다.

가마우지_2022.jpg 3년전, 그 날도 발견한 민물 가마우지의 자세

3년 전에도 같은 자세를 하고 있었으니,

적어도 우리를 흉내낸 것은 아닌 모양이다.

혹시 가마우지도..

바람이 겨드랑이를 지나는 쾌감을 아는 것일까?


이렇듯, 우리가 알게 모르게 본능적으로 하는 행동들은

의외로 자연 속에 많이 묻어나 있음을 알 수 있다.


사람의 몸짓이나, 야생의 행동.

무의식 속에 겹쳐지는 그 유사성은

어쩌면 생존과 순응을 위한 본능의 반복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진리는 생각보다 훨씬 단순한 것인지도...


복잡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몸으로 먼저 알고있는 동작들.

이성보다 직감으로 먼저 느껴지는 감각들.


그런 것들이야말로

자연과 사람 사이를 잇는

가장 순도 높은 언어일지도 모른다.


시선과 마음이 머무는 일상의 사색

SIMA – See · Imagine · Muse · Act

(오늘도 무의식중에 하고 있는 행동들, 그건 자연의 어떤 본능과 닮아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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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 민물 가마우지 (Great Cormorant)

민물 가마우지(Phalacrocorax carbo)는 깊은 잠수를 통해 물고기를 사냥하는 수상 조류임

- 서식지 : 주로 하천, 호수, 연안 습지 등 물가 주변
- 특징 :
. 부리는 갈고리처럼 굽어 있어 물고기를 낚기 적합
. 가마우지는 다른 새들과 달리 깃털에 기름샘이 없어 물에 젖으면 날기가 어려움.
. 따라서 사냥 후 날개를 펼쳐 햇볕에 말리는 독특한 행동을 자주 보임 (비운의 몸짓..)

결국 가마우지의 날갯짓은 단순한 겨드랑이 바람의 여유가 아닌,
생존을 위한 본능의 몸짓이었다.

겉보기엔 햇살 아래 바람을 느끼며 여유를 즐기는 듯 보였으나,
그 이면에는 치열한 삶의 균형을 위한 사투가 담겨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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