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날이 있다. 너무 인생이 지치고 버거워서 내가 하는 사랑이 사랑이 아니라고 느껴질 때. 네가 주는 사랑조차 너무 버거워서 내려놓고 싶어질 때, 모진 말을 쏟아내도 그냥 묵묵히 듣고만 있는 네가 버거울 때.
도망칠 곳 없다고 느껴지면 닥치는 당황감, 무력감. 그 무력감 속에서 항상 내쳐지는 1위는 나였고 그 다음엔 항상 너였다. 너를 내 무력감에 두지 않으려 가시돋힌 말을 쏟아내도 넌 기꺼이 내 슬픔 한가운데 있어준다. 한바탕 홍수가 마르고 나면 기꺼이 흠뻑 젖어있는 네가 보인다. 그럼 미안하다는 말이 먼저 나오고, 넌 그 말 조차 기꺼이 받아준다.
너의 무엇이 날 기꺼이 받아주게 만들었을까. 나의 무엇이 너에게 기꺼이가 되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