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심바

추운 기운은 모든 들뜸을 가라앉힌다. 맑게 보이는 달과 별이 그 들뜸의 기운을 가져간다. 떠나간 누군가를 떠올린다. 추운 기운과 달을 보면 자연스레 떠오른다. 저 달은 그저 이 광활한 우주 폭발의 흔적이라는 것을 아는데도 빛을 내는 돌덩이가 뭐라고 자꾸 나의 그리움을 끄집어내는가. 문득 삐져나오는 이 감정이 낯설게 느껴지기도, 또 너무 그리워서 순간 울컥하기도 하다. 사실은 그냥 돌덩이인걸 아는데도 달을 보며 그곳에서 잘 지내겠지, 그곳에선 아프지 않겠지 하며 사후세계에서의 당신을 떠올리게 된다. 대체 달의 기운이 뭘까.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내 속의 것들을 헤집어 놓는지, 왜 난 간절히 바라며 기도를 하게 되는지, 추운 기운에 둘러싸여 같이 우주가 되어버리는지. 달의 기운이 뭐길래, 그리움과 무슨 연관이길래, 떼려야 뗄 수 없게 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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