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을 기획하는 게.. 이렇게 신경 쓸게 많았나
'공연을 기획한다'
대학생 때도 교내에서 정기공연을 해왔고 주도했지만 이렇게까지 도와주는 이 없이 오롯이 우리끼리 준비해야 하는 상황은 처음이었다. 동아리원이 n0명이니까 홍보파트는 포스터를 제작하고, 공연팀은 곡 선정을 하고 연습을 열심히 하면 되었으며, 기술팀은 음향 밸런스를 봐주며 조명을 관할해 주면 됐었는데 지금은 우리 7명이 공연장 대관부터 곡선정, 포스터 제작, 홍보 등 모든 것을 알아서 해야 했다. 심지어 후배들과 함께 공연을 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오면서는 부담은 두 배가 됐다.
"우리 이제 슬슬 공연 기획 해야 하지 않나?"
"맞아, 근데 올해는 불가능하지 않나 ㅠ 시간이 촉박해"
"1월?"
"근데 또 설날이 있어서 애매해.."
"그럼 2월에 하자. 후배들이랑 하려면 개강 전에는 해야 해"
"그래. 날짜 정해보자. 2월 22일 어때"
"난 괜찮아."
"맞아 날짜부터 잡아야 진짜 공연한다고 생각하고 우리도 비상대기상황 된다고 ㅋㅋ"
그렇게 날짜를 잡았고 갑자기 실감이 확 되기 시작했다.
우리가 날짜를 잡고 나서 제일 먼저 한 일은 우리가 지금까지 합주했던 곡들 리스트업을 하는 거였다. 약 20곡 정도였다. 여컬과 남컬을 나눠서 인당 6-7곡씩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의견이 모아졌다.
"일단 좋지 아니한가. 이건 무조건 하자."
"응 무조건이지"
"멸종은 어때?"
"하.. 멸종 좀 어렵긴 한데.."
"그러니까, 오히려 도전해 볼까?"
우리가 그동안 합주했던 곡들 중에서 만장일치가 되는 곡도 있었던 반면 자신이 없어하는 곡들도 있었다. 하지만 서로서로 좋자고 하는 일이었기에 자신 없는 곡은 더 열심히 연습하며 서로 배려하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근데 우리 홍보 포스터는 누가 만들어?"
"우리 로고는 어떻게 하지?"
"... 심바가 만들.. 어야지?"
"(예상함) 그래"
대학생때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다들 시킨 것도 아닌데 각자 알아서 할 일을 찾아서 했다는 것이다. 나는 로고와 홍보 포스터를 만들고 깁슨은 공연장을 찾아봤으며 펜더는 후배들과 연락을 맡아서 진행했다. 현실적인 대화들이 늘어가면서 점점 더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원먼스라는 이름답게 한 달에 한번 모여서 합주한 것이 모이고 쌓여서 열몇 번의 합주를 했다고 생각하니 더 감회가 새로웠다. 공연 날짜를 잡았고 우리는 한 달에 한 번이 아니라 두 번은 만나야 할 처지가 되었다. 다른 약속들보다 합주 약속을 더 우선시하게 되었고 자주 만난 만큼 우리의 합도 더 좋아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