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살 차이 후배님들, 안녕 하.. 세요?

D-1

by 심바

공연을 하루 앞둔 전 날, 합정역의 어느 합주실.

드디어 공연을 같이 하기로 한 현역 후배들을 만나는 날이 되었다.

11-15학번인 우리가 만난 후배들은 21-24학번 후배들이었다. 적게는 10살, 많게는 띠동갑도 넘는 나이 차라니.. 내가 대학생활을 끝낸 지도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이렇게 아기들이 대학생활을 하고 술을 먹는다는 말이야?


우리는 모이기로 했던 시간보다 1시간 더 일찍 모였다. 익숙하지 않은 장비들이었기에 테스트 겸,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할 겸. 비싸고 기능 많은 신형 건반을 세팅하면서, 괜히 심장이 조금 빨리 뛰었다. 긴장감과 설렘, 그리고 약간의 기대감이 공기 중에 섞여 있었다.


약속한 시간이 되었고 하나둘씩 후배들이 들어왔다. 서로 어색한 표정과 반가운 얼굴이 뒤섞인 분위기였다.



본격적으로 리허설을 시작하기 전에 서로 마이크를 돌려가며 자기소개를 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현 원먼스 구 RZ 14기-18기입니다. 반가워요."


어색함과 반가움, 학번을 듣고 놀라는 여러 가지 탄성이 섞인 박수와 웅성거림이 함께 터져 나왔다. 졸업을 하고 나면 후배들을 만날 일이 하나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식으로 만나게 되는 것이 신기했다.


인사를 마치고 리허설을 시작했다. 일단은 곡 순서대로 시간을 보기로 했다. 퇴근 후 바로 모인 터라 여컬 팀부터 리허설을 시작했고, 후배들의 리허설을 본 뒤 남컬팀으로 이어갔다.


후배들은 긴장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지만 다들 긴장을 한 듯 했다. 한 겨울에 히터도 틀지 않아 서늘함이 감돌았지만 연신 땀을 닦아내며 노래에 집중하는 후배들을 보며 마냥 귀여웠다. 그리고 한 편으로 드는 걱정은 '애들이 너무 잘하네, 우리가 너무 못하면 어쩌지?'였다.


우리의 리허설일 때 후배들은 집중하며 들어주었고 반짝거리는 눈들이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고맙기도 했다. 사실 우리는 어쩌다 같은 학교의 같은 동아리 활동을 했을 뿐인 취미생들인데 '선배'라는 이름으로 앞에 서있는 게 묘하게 느껴졌다.


리허설이 끝나고 1시간 더 연장하면서 우리끼리 얘기를 좀 더 하고 연습을 하게 되었는데 나뿐만 아니라 다들 여러 감정이 겹쳐지나 간 것 같았다.


"애들 잘하네."

"우리가 너무 못하는 거 아니냐.."

"아냐, 우리가 못하는 건 아닌데, 애들이 끼가 넘치고 자연스러운 게 참 부럽다."

"gen Z라서 그런가 ㅎ"



대학생 때 공연을 앞두고 느꼈던 긴장감처럼 오랜만에 느껴보는 긴장감이 심장을 간지럽혔다. 후배들과 함께 한다는 든든함, 그리고 선배라는 이름으로 느껴본 묘한 자부심까지 정말 여러 가지의 감정이 느껴진 순간이었다.


나이도 제각각, 활동한 시기도 제각각인 이 많은 사람들이 같은 동아리 이름 아래 활동했다는 이유로 모여 무대를 꾸미는 내일이 기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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