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상처 회복하기

용서와 화해

by 심풀

아름다운 노년을 위한 여러 가지 분야 중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용서와 화해다. 오늘 수업은 성공적인 노년을 준비하기 위해서 정서관리에 해당된다. 임종을 앞두고 진정한 의미의 용서와 화해를 할 수 있도록 서로의 상황과 입장을 이해하는 교육과 활동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삶과 마무리를 위하여 무엇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에 관한 질문에 관계를 회복하는 일이라는 키워드는 빼놓을 수가 없다. 관계회복을 이루는 일 중에서 공감과 사랑의 회복을 위한 위대한 기술이 바로 용서다. 집단 리더인 강사는 집단원들에게 용서와 화해에 대한 이론과 사례를 설명하면서 용서의 꽃, 용서의 힘이라는 시를 소개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용서와 화해는 자기사랑과 자기존중에서 비롯되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사랑이라고 했다. 용서는 한 사람이 하지만 화해는 두 사람 이상이 한다고 하면서 에버렛 워딩턴의 저서에서 개발한 ‘용서 도달 피라미드’를 설명하고, 화해의 다리를 설명했다. 화해의 다리는 용서와 화해를 위한 단계별 접근 방식을 제시하는 개념으로 관계 회복을 위한 지침을 제공한다.


워크시트로 용서와 화해해야 할 사람 리스트를 작성해 보게 하고 색종이에 그 사람의 이름을 작성하여 마음을 표현하는 활동을 했다. 색종이를 찢거나 구기거나 접으면서 마음에 쌓인 분노와 억울함을 발산하도록 했다.

오늘 가장 의미있는 활동은 집단원들이 용서하고 화해해야 할 대상을 써보고 나누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처음에는 대상이 생각나지 않거나 없다고 말하는 집단원들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진 후에 차분히 명단에 하나둘 쓰기 시작했다. 그동안 잊고 살았는데 활동을 통해서 생각나고 불편했던 사람과의 사건이나 사연이 생각났다고 하였다.


집단원들이 돌아가면서 솔직한 심정들을 서로 나누기 시작했다. 집단원들은 남편과의 오해와 진실, 가족 중에 남동생과의 갈등, 금전 문제로 오해가 생겨 멀어진 형제간, 모임에서 오해가 생겨 친형제간처럼 지낸 이웃과 멀어진 관계를 회복하고 싶어하는 사연들, 아내의 무관심과 관심 사이에 빚어졌던 오해와 갈등들을 풀어놓으면서 분위기가 한껏 고조됐다.


우리 삶은 갈등의 연속이다. 갈등은 마치 칡과 등나무가 서로 얽혀서 화합하지 못하는 상태와 같다. 서로 나누는 솔직한 분위기 때문이었는지 집단원 중에서는 끄집어 내고 싶지 않았지만 서로 아픔을 나누고 소통하면서 비로소 마음이 홀가분해졌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강사는 가족과의 화해를 위해서 바로 카톡에 마음을 써보라고 했고, 10년 동안 말하지 않고 지낸 이웃이나 직장동료와 연락을 시도해 보는 용기를 갖자고도 했다.


집단원들은 용서와 화해를 통해서 마음이 비로소 자유로와졌다고 했다. 용서와 화해는 자신과 타인과 상황과의 갈등이지만 우선 나 자신의 건강과 자유함을 위해서 꼭 필요한 행동이 바로 용서와 화해다. 용서가 어렵고 자존심이 상한다고 하는 집단원들도 있었다. 비록 쉽지 않은 행동이지만 웰다잉을 공부하는 마음에서 살펴본 집단원들의 마음은 이제 욕심을 내려놓고 삶의 경지에 이른 듯한 마음이 돋보였다.


86세 집단원은 미운 사람이 하나도 없다고 했고 서로 이해하면 된다고 했다. 또 부부가 서로 오해가 생기면 3일만 참고 기다리고 인내하고 나니까 화가 풀리고 아무일도 아닌 것처럼 여겨져서 대화로 소통하니까 해결되었다고 하는 집단원도 있었다. 집단원들은 대부분 연륜이 느껴지고 삶의 지혜가 내공으로 쌓여서 화나 분노가 오랫동안 남아있는 것 같지 않았다. 다만 지나치고 잊어버리고 싶었으나 마음속에 남아있는 불편한 마음을 해소하는 시간이 된 것 같아서 뿌듯했다.


그리고 과제로 용서 일기를 작성해 보도록 권유했다. 다음 시간에는 웰다잉을 위한 이별관리에 대해서 토론하면서 사전장례의향서를 작성하며 생전 이별식에 대한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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