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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정욱 May 04. 2019

월간 성찰 2019년 4월호

경험하고, 만나고, 배운 것들

[월간 성찰 4월호] 발간에 앞서  

올해도 벌써 1/3이 지나가고 있다. 잘 살아가고 있는 걸까. 마음을 다잡자. 




지난달, 의미 있었던 사건들 


1. 설상가상 X점입가경 스타트업 HR 컨퍼런스 

2009년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지금까지,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 없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스터디 그룹’이다. 이직을 할 때, 새로운 기회를 만날 때, 모르는 것을 배울 때 그 대부분의 경우에 시작점은 ‘스터디 그룹’으로 귀결된다. 무언가를 함께 공부하고, 논의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상대방을 이해하고, 신뢰하게 되고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기회가 시작될 때가 많다. 이번 컨퍼런스도 '스타트업 HR 스터디 모임’에서 비롯되어서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OKR에 대한 내 생각을 공유했고, 스타트업에 종사하시는 실무자분들이 와주셔서 몰입도도 높았던 거 같다. 무언가를 배우고, 그 배움을 나눌 수 있어서 즐거운 경험이었다.  



2. 성미산 어린이집 모꼬지  

성미산 어린이집에서 모꼬지(소풍)를 떠났다. 하루 종일 한 번도 지치지 않고 노는 재원이의 체력에 경의를 표하고 싶은 하루였다. 계곡에 도착하자마자, 올챙이를 잡으러 들어가고, 한참을 놀다가 산도 올라가고, 종일 뛰어다녔다. 아이들은 이런 자연에서 그냥 내버려두면 되는구나. 서로 알아서 잘 논다는 것을 새삼 배운다. 


우리가 머물었던 곳 옆에서도 어린이집 소풍이 있었는데, 그곳은 외부 행사 업체를 불렀다. 크게 노래를 틀고, 바구니 터트리기를 하고, 암튼 굉장히 요란했다. 사람들의 환호성도 대단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아이들이 즐거웠을지는 모르겠더라. 어린이집의 행사는 오롯이 아이들이 주인이 되고, 그들의 놀이가 중심이 되어야 하는 게 아닐까 싶다. 조금은 질서가 없고 혼란스럽더라도 말이다. 우리 어린이집 행사에서 한 가지 확신할 수 있는 건 늘 아이들이 주인공이라는 사실이다. 그것이 참 좋았다. 그럴 때 공동육아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 

 

이제는 다 커서 줄도 타는 재원이



지난달, 기억에 남는 배움과 만남


1. 블라인드 스팟 Blind spot

강릉 여행을 떠났다. 새벽부터 운전해서 9시 반에 선교장에 도착했다. 완벽한 시작이었다. 사람도 없고 날씨도 맑고 기분도 좋은 그런 여행. 관광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그야말로 한산한 주차장. 개미새끼 하나 보이지 않았다. 다음 점심을 먹으러 기어를 넣고 우회전을 했고, 그 순간 꽝하는 소리와 함께 사고가 났다. 드라이브를 밟은 것도 아니었기에 잠시 패닉 상태에 빠졌다. 아니 아무도 없는 주차장에서 이게 무슨 일이지?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 택시 기사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내렸다. 정리해보면 나의 과실이 컸다. 당연히 아무도 없을 거라고 생각한 나의 인지적 착각이 평소 출발 시 늘 보던 사이드 미러도 보지 않게 만든 것이다. 왜냐면 이곳은 너무나 한산한 주차장이니까. 그분도 마찬가지다. 이런 주차장에서 차가 나올 거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거 같다. 서로가 서로의 맹점에 갇힌 사이, 사고는 벌어졌다. 몇 초만 늦게 출발하거나 일찍 출발했어도 일어나지 않을 일이었다. 어이없는 대가를 지불했으니 무언가 하나는 분명히 배워야 한다. 그것이 내겐 블라인드 스팟의 위험성이다. 내가 안다고 믿는 순간, 그 순간이 가장 어둡다. 모든 사고는 그때 벌어진다. 확신하지 말자. 절대로 확신하지 말자. 정신 바짝 차리자.    


2. 공동육아 조합원 교육 - 위험이 아이를 키운다 

올해 첫 번째 교육으로, '아이들은 놀이가 밥이다’의 저자 편해문 선생님의 강의가 있었다. ‘놀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 본질에 대한 강의였다.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낯설고 위험한 순간에서 주저하는 순간들이 있다. 그때 부모는 도와줄 수 있고 업어줄 수도 있다. 하지만 가끔은 기다릴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때 아이들은 경계를 넘어서고, 성장한다. 

순천, 기적의 놀이터


실제로 놀이의 본질은 어지럽히고, 시끄럽고, 더러워지고, 다치는 과정이다. 하지만 우리는 아이들에게 늘 ‘하지 마, 만지지 마’라고 말한다. 물론 안전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지나치면 성장도 없다. 좀 더 지혜롭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아이들이 적절하게 위험을 만나고, 실패를 배울 수 있도록 말이다. 의미있는 배움이었다. 


요즘 보면, 다들 어디로 갈 것인지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엄청난 것을 바라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질문은 ‘어디서 출발할 것인가?’라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인생을 잘 살 수 있도록 출발점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아이들이 경계를 넘어서기 바란다면, 부모가 먼저 그 경계를 넘어서려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나는 그런 용기를 내고 싶지 않은데, 우리 아이는 그런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이뤄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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