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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정욱 Dec 22. 2017

온전함에 이르는 대화, 심톡

연말을 의미있게 보내는 방법



1. 

2년 만에 여는 모임이라 기대가 많았지만, 걱정도 컸다. 

이런저런 생각들이 지나갔다. 


“바쁜데 시간을 낼 수 있을까?” 

- 다행히, 연말에 연차가 좀 남았다.


“뜬금없이 여는 모임이라, 다들 몰라주는 게 아닐까?” 

- 당연히, 그때나 지금이나 알아주는 사람은 소수다. 걱정도 팔자다.


“연말이라 아무도 모이지 않으면 어떡하지?” 

- 이 걱정은 실제로 벌어졌다. 하지만, 그 또한 온전한 결과였다. 소수여서, 더 좋았다. 



2. 

하지만, 허그인에 도착하고 사람들을 만나며 걱정은 점차 사라졌다. 

서로 아껴둔 이야기와 생각 그리고 다양한 감정들이 그 공간을 채웠다. 


모임을 끝 마치자, 오랜만임에도, 지금까지 늘 그랬듯, 

서로에게서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아, 좋았다”


더할 나위 없었다. 

둥글게 앉은 공간, 소수의 만남, 깊은 대화, 공감과 경청. 


그것이 바로 심톡이다. 


신뢰의 서클은 조심스러운 영혼이 모습을 나타낼 때까지 조용히 ‘숲에’ 앉아 기다릴 줄 아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이러한 모임에서 이루어지는 관계는 밀어붙이지 않고 기다린다. 대결하지 않고 관대하다. 


3. 

자신의 삶에 대해서 들여다볼 때, 

다른 이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들을 때,

그럴 때 우리는 상대가 거기에 있었음을 알게 된다. 


함께 살아왔음을. 


그때 사소하지만 중요한 통찰을 얻는다. 

나만 열심히 살아왔던 게 아니라는 것.

나 혼자만 힘든 것도 아니라는 것. 


심톡이 나에게 의미가 있는 건, 

바쁜 일상을 통해 잊고 지낼 수 있는 소중한 가치, 

‘타자의 삶’를 이렇게나마 대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7.12.22 심톡


5. 

심톡에서 각자는 사사로운 고민들과 두려움과 불만들, 

그리고 감내해야 했던 고통과 용기, 그로 인한 배움을 나눈다. 


이야기를 들으며 

우린 자연스럽게 그 사람이 된다. 


"나라면 어떻게 할까?" 

"내가 저 사람이라면 뭐라고 말해야 할까?"

"나라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6.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저건 말도 안 돼’라는 고집스러움은 힘을 잃는다.

‘저럴 수도 있겠다’’저렇게 생각할 수 있겠다’라는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 


서로에 대한 이해가 넓어진다. 

나에게, 그리고 타인에게 일어나는 일이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판단하거나 억압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지켜보며 수용하게 된다. 


그렇게 우리는 온전함 Integrity에 이르게 된다. 


신뢰의 서클은 목적이 없다. 사람들의 삶이 바뀌고, 그래서 세상이 약간 바뀌게 영향을 끼킬 수 있으나 서클 자체는 내적이고 보이지 않는 힘에 초점을 맞춘다. 유일한 목적은 사람들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지원해서 영혼이 진실을 드러낼 수 있을 만큼 안전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고, 사람들이 각자 내면의 교사에게 귀 기울이도록 돕는 것이다.


7. 

집에 돌아오면서..


평일 저녁 3시간 동안 할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중의 하나란 생각을 했다.  


가능하다면 1년에 2번. 

최소한 연말에는 꼭 진행하기로 마음을 내본다.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년에 또 뵈어요 :)


분리된 삶이 유행병처럼 퍼져 있으나 언제나 온전한 삶을 선택할 수 있다. 다만 온전한 삶을 살려면 깨어 있어야 한다. - 온전한 삶으로의 여행, 파커 파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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