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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정욱 Dec 28. 2019

월간 성찰 2019년 12월호

경험하고, 만나고, 읽은 책에 대하여

[월간 성찰 & 책거리 12월] 

올해 마지막 월간 성찰/책거리다. 2018년 1월부터 쓰기 시작했으니 이제 2년이 되었다. 처음의 각오와 달리 최근의 몇몇 글들은 뭐라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의 빠짐없이 써왔다는 점 하나만큼은 스스로에게 칭찬하고 싶다. 제목에 '월간'이란 말을 넣어버린 점이 게으른 나를 글쓰게 만드는, 그나마 주효한 전략이었다. 내년도 계속 이어서 쓸지, 어떻게 할지 고민이 되는 시점이다. 어떻게 할까?  


12월에 읽은 책은 다음과 같다.

1. 발도르프 공부법 강의 / 르네 쿼리도

2. 나쁜 유전자 / 바버라 오클리 

3. 다시, 장인이다 / 장원섭 

4. 사회성 발달 보고서 / 앤 덴스모어, 마거릿 바우만

5. 죽음 (2) /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난달, 내가 읽은 책들


1. 발도르프 공부법 강의 / 르네 퀘리도

발도르프 학교의 선생님들이 실제로 아이들에게 어떤 철학으로, 어떻게 가르치는지 알 수 있는 책이다. 지난 달에 읽은 책이 발도르프 교육이나 슈타이너에 대한 이해를 넓혔다면, 이 책은 실제 운영되는 방식을 참고할 수 있었다. 다만, 발도르프 교육에 큰 관심을 가진 선생님이 아닌 이상, 큰 도움을 얻기는 어려울 수 있다.


2. 나쁜 유전자 / 바버라 오클리


책 표지의 질문이 참 흥미롭다. "왜 사악한 사람들이 존재하며, 왜 그들은 성공하는가?" 개인적으로도 동일한 질문에 답을 찾아나가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보니, 이렇게 유전자에 대한 책까지 읽게 된다. 전반적으로 평하자면, 번역이 너무 아쉽다. 워낙 전문적인 단어가 많아서 어려웠을 것 같긴 한데, 그래도 너무 심했다는 생각이 든다. 사이코패스, 마키아벨리즘, 나르시시스트, 경계성 인격 장애, 과대 망상증 등에 엄청나게 관심있는 분들을 제외하고, 다른 분들께 쉽게 추천하긴 어려운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아이디어나 실험 결과는 도움이 되었다. 양육과 본성은 늘 첨예하게 대립하지만, 이 책은 '본성' 즉, 유전자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3. 다시, 장인이다 / 장원섭

지난 달 '장인의 탄생'이 장인성이라는 개념을 정립하고 구체적으로 소개하는 책이라면, 이 책 '다시 장인이다'는 장인성을 보다 쉽게 전달하기 위한 책이다. 다양한 사례나 뉴스 등 우리가 접하기 소재를 활용하여 이해를 돕는다. HRD 전공자가 아니라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장인성'에 대해서 충분히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4. 사회성 발달 보고서 / 앤 덴스모어, 마거릿 바우만

아이의 사회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길러지는지 관심있는 사람은 드물다. 이 책은 그에 대한 설명을 담은 책이다. 개인적으로 육아법 중에선 '프랑스 아이처럼'이란 책을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그처럼 새로운 개념을 제시한다기 보다는, 7세 이전에 아이들을 어떻게 가이드해야 하는지 평이하고 꼼꼼하게 잘 적혀있다. 무엇보다 '자유 놀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측면이 좋았다. 개인적으로도 아이들은 자유롭게, 함께 놀면서 배워야 할 것을 모두 배운다고 믿는다.



"많은 부모와 교사들은 직접교수법이 아이의 학습 능력을 키우는 가장 정확한 방법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시행된 여러 연구에 따르면 자유놀이 환경에서 사회적 관계를 통해 맺어지는 또래 간의 연대감이야말로 초등학교 3학년 정도까지 영향을 미치며 사회성을 발달시키는 최고의 방법 중 하나다."


5. 죽음 (2) /  베르나르 베르베르

최근 10년간 게으르다는 핑계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을 읽지 못했다.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이 '신'이니 말 다했다. 허나, 내가 좋아하는 전작들(개미, 타나타노트, 뇌, 나무, 신 등)과 비교했을 때 '죽음'은 아쉬운 소설이다. 캐릭터, 스토리, 문체 여러가지 면에서 말이다. 그래서 "신 이후의 작품들을 굳이 다 읽을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 다만, 저자 본인이 가장 잘 드러나는 책 중 하나라는 점은 흥미롭다. 독자의 반응은 차치하고라도, 책을 쓰는 과정 자체가 스스로는 꽤나 만족스럽지 않았을까 싶다. 그가 신나하면서 글을 쓰는 모습이 보이더라. 그리고 몇몇 구절들은 여전히 내 마음을 파고 들어왔다. 올해 마지막 책도 이제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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