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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정욱 Jan 18. 2020

Personal OKR Workshop 회고

(A.K.A 지난 1년을 돌아보고 계획하며)


WHY

가끔 (아니 어쩌면 종종) "나는 지금 왜 이러고 있는가?”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1월 초, 회사에서 ‘새해 목표 설정 OKR 워크샵(Personal OKR Workshop)'을 준비하는 내 마음이 그랬다. 준비하는데 대단히 많은 시간이 소요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강의안, 워크시트, 번역 등 생각보다는 많은 준비가 필요했고, HR 부서는 연말 연초가 워낙 바쁜 시기라 정말 정신이 없을 수밖에 없었다.  


참고로, 이 프로그램은 회사에서 내게 시키거나 반드시 해야 하는 과제로 할당된 것도 아니었다. 그저 내가 하고 싶어서 급제안한 기획이었다. 그래서 바쁘다고 원망할 수도, 그럴만한 사람도 없었다. 허허허. 어쩌겠는가. 그래서인가. 역설적이게도 굉장히 재미있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범위에서 하는 것. 그럴 때 나의 자율성과 자기 효능감의 범위가 넓어짐을 경험하니까. 게다가 나 스스로 성찰을 할 때, 그리고 누군가의 성찰을 도울 때 보람을 느낀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으니까.  


HOW

전반적인 프로그램 구성은 멘토이신 질문디자인연구소 박영준 소장님의 ‘새해맞이 워크숍 Design 2019’과 비슷하다. 지금까지 늘 소장님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과 함께 목표를 세우며 시작하곤 했는데, 올해(2020년)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그런 아쉬움을 회사 사람들과 함께 달래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다. 다만, 보통 하루 종일 진행되는 워크샵에 비해선 시간적 제약이 컸기 때문에 핵심적인 질문만 간략히 배치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그룹도 2-3명으로 최소화했다. 자율 참가였는데, 다행히도(?)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셨다.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한 가지 중요했던 것은 ‘회사에서 일하는 나’로서의 자아 정체성뿐만 아니라 각자의 삶을 구성하는 다양한 역할에 집중하게 하는 것이었다. 보통 많은 회사에서 경력 설계 프로그램(Career Development Program)을 진행하고 다양하게 지원하지만 그것에 한정되고 싶지는 않았다. 직무나 경력도 중요하지만, 삶은 그보다 크고, 더욱 총체적이니까. 특히 개인적으로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고, 다양하게 관계 맺으면서 그러한 생각이 강화되었다.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삶, 그리고 일을 위해선 내가 수행하는 다양한 역할을 고루고루 살펴야 한다. 이번 워크샵에서도 그런 점을 강조하고자 했다  


Design 2019에 참석했을 때 


#Retrospective 2019

전체 세션은 크게 2종류로 구분되었다. 2019년을 돌아보는 것과 2020년을 OKR의 프레임으로 계획하는 것. 2019년을 돌아보기 위한 첫 번째 질문은 “지난 한 해 동안 내 삶을 의미 있게 한 경험 3가지는 무엇인가요?”다. 질문에 답을 적어보고, 주위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개인적으로 작년에 의미 있었던 것은 역시나 ‘조직개발 실무를 실제로 경험해보고, 강연과 글을 통해서 공유했던 것'이다. 그동안 고민했던 것들을 실제 현장에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두 번째는 가족과 함께 했던 여행과 공동 육아 어린이집 활동이고, 마지막은 개인적으로 HR 스터디를 하고, 애자일을 공부했던 것이다. 책을 쓰고자 하는 욕심도 있었지만, 당분간은 쉽지 않을 것 같다. 더 정진하자.  


두 번째 질문은 “지난 한 해 동안 내가 맡은 중요한 역할 3가지는 무엇인가요?”다. 해당 역할에서 성취한 것과 힘들었던 것, 그리고 배운 것을 하나씩 정리해 보았는데 생각보다 다양한 역할들이 소개되었다. 나 또한 다양한 자아 정체성을 갖고 있다. 하나는 HR 매니저, 두 번째는 남편/아빠, 마지막은 공부하는 사람이다. 특히 2019년은 다양한 역할을 공중에 놓고 저글링을 해야 했다. 공동육아에서 교육 이사를 하고, HR 매니저로 일하고, 종종 강연과 워크샵을 진행했어야 했고, 글도 쓰고, 사람도 만나고, 여행도 가고, 사회도 보고 (ㅋㅋ) 암튼 하나라도 놓칠까 봐 정신없이 공을 돌리던 1년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올해 조금은 더 잠잠해지길.   



#Personal OKR 2020

2020년의 목표 설정도 비슷한 구조로 진행되었다. 나에게 중요한 역할을 3가지 정하고, 역할별로 Objectives를 3가지씩 정하고 Key Results를 3가지씩 정하도록 안내를 했다. 특히 Objectives는 되도록 과감하게 하되, Key Results를 측정 가능하도록 디자인하면 적절한 긴장감이 생기고 실행력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이때 많은 사람들이 “무엇을 새롭게 할 것인가?”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바쁜 우리에게 더 중요한 질문은 “무엇을 하지 않을까?”이다. 무엇을 멈춰야 할지를 제대로 OKR로 설정하기만 해도, 그 1년은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물론 실천을 해야 하지만.  


집중이란 단지 무엇을 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 아니라, 주로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 - 엘리 골드렛 


개인적으로 중요한 3가지 Objectives는 조직 개발의 실천과 단단한 공부, 그리고 건강한 삶이다. 작년에 조직 개발과 HR에 대한 기본적 경험을 했다면, 올해는 좀 더 심화해서 시도해보고 싶은 것들이 있다. 업무에 지나치게 쫓기지 않으며, 중심을 잘 잡고 일하고 싶다. 두 번째는 단단한 공부인데, 책도 좋지만 양질의 논문들을 읽고 싶고 (길든 짧든) 글도 매월 3개씩 써서 브런치로 업로드하고자 한다. 마지막 목표는 나에게 가장 어려운 ‘운동’이다. 삶에서 웬만한 영역은 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편인데, 운동만큼 전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체력도 자신감도 그야말로 바닥이다. 이것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1년을 충실하게 보낸 뒤에, 내년 이맘쯤에 다시 OKR 워크샵을 진행하고 싶다. 이 글을 보는 모든 분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기쁜 소식을 알려주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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