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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정욱 Oct 11. 2020

월간 성찰 9월호_이사 이야기

경험하고, 만나고, 생각한 것에 대하여


8월 중순쯤, 어처구니없는 일로 코로나가 재 확산되는 바람에 정신없이 지나가 버린 여름이다. 허나, 그저 넘기기엔 날씨가 너무 좋았다. 최근 몇 년 동안 봄, 가을에는 미세먼지 때문에 시끌시끌했던 것 같은데 올해는 이사하게도 코로나를 제외하곤 다른 문제는 조용해진 것 같다. 참 신기한 일이다. 관대한 자연은 인류에게 한 번에 하나의 시련만 주시나 보다. 어쨌든, 날씨가 너무 좋아서 아내, 재원이와 함께 많이 걸어 다닌 지난 한 달이었다.


날씨가 좋았다


9월에 가장 인상 깊은 사건은 역시 부동산 매매다. 굉장히 TMI이긴 하지만, 지금까지 살던 집을 매매하고, 옆 동네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큰 의사결정을 앞두고 각자 정말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관이 드러난다는 사실이다. 내가 지켜본, 나라는 사람은 부동산이나 재테크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 만약 집값만 고려했다면 처음부터 서울보다는 경기도 외곽의 아파트로 장만을 했어야 했다. (살짝 후회 중? ㅋㅋ) 하지만 나는 경험이나 관계를 더 중요시한다. 이를테면, 내가 살게 될 집도 중요하지만 집을 둘러싼 환경들, 산책하기에 좋은지, 자연이나 시장이 가까운지, 서점이나 도서관이 있는지, 교육 환경이 아이에게 친화적인지 등이 중요하다.


우리 가족이 좋아하는 망원시장


여러 가지를 고려했을 때, 망원동은 꽤 살기 좋은 동네였다. 한강이나 체육시설이 가까워서 코로나와 같은 사태가 벌어졌을 때도 큰 위안이 되었다. 그리고 집 근처의 망원시장은 정말 저렴하다. 언듯 물가를 낮춰주는 것 같은 효과를 발휘한다. 그럼에도 아쉬운 점은 있었다. 집이 너무 작고, 재원이의 어린이집 & 학교와 다소 멀고, 또 개인적으론 도서관이 조금 멀다는 점이 아쉬웠다. 물론 모든 것을 완벽하게 충족시킬 수는 없는 법이니 그저 만족하며 살았다.


한강에서 노는 우리들


이번에 옮기게 된 곳은 옆 동네인 성산동이다. 앞서 말했던 아쉬운 점들이 충족된다는 점이 개인적으로는 큰 영향을 미쳤다. 성미산, 그리고 자주 걸어 다니는 연남동이 가까워진 것은 좋지만, 한강 공원이 멀어지는 점은 아쉽다. 다행히도 망원시장이나 외할머니 집은 여전히 가깝다. 암튼, 이번에 부동산 매매를 통해서 내 가치관을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었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고, 해야 할 일은 산더미처럼 늘었다. 앞으로 무탈하게 마무리되길 바랄 뿐이다. 9월 성찰은 이 정도로 간단히 마무리하고자 한다. 하하.


옥상에 찍은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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