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록스, 주말 마켓, 시드니 천문대, 달링 하버
2017.10.01
호주 가족 여행 3일 차 기록 (in Sydney)
오늘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드니 자유 일정이다. 어쩌면, 단체로 떠나는 일일 투어보다 더 힘든 일정이 아닐 수 없다. 왜냐면, 쉬는 시간도 별로 없이 뚜벅뚜벅 계속 걸어야 하니까. 그래도 시드니를 구석구석 보고, 느끼기 위해서 온 가족이 아침부터 길을 나섰다. :)
1. 더 록스(The Rocks) & 주말 마켓
오늘 아침은 더 록스로 걸어갔다. 다행히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9년 전에 있을 땐 더 록스와 천문대만 올라갔었는데, 이번엔 마침 일요일이라 주말 마켓까지 올 수 있었다.
마침 날씨가 정말 화창했다. 걷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시간이었다.
주말 마켓에는 하버브릿지와 오페라하우스를 배경으로 한 그림, 사진, 옷 등 다양한 물건을 파는 예술가들이 가득했다. 시끌벅적한 느낌이 참 좋았다. 나 또한 그중 아기자기한 그림 카드를 샀다. 예전 이탈리아 여행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잘 지은 건축물 하나가 여럿 예술가와 공예가, 상인을 먹여 살리는구나 싶었다. 그게 바로 랜드마크(Landmark)의 힘이 아닐까.
2. 시드니의 날씨
오후에 외투를 하나 구입했는데, 생각보다 쌀쌀한 날씨 덕분이었다. 호주 날씨는 우리와 달리 햇빛이 강한 반면 건조하다. 그래서 햇빛이 드는 곳은 덥고, 그늘만 들어가면 시원하다. 문제는 그 정도가 심하다는 것.
추울 땐 겨울처럼 춥고 더우면 여름처럼 덥다. 워낙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라 옷차림도 볼거리가 많다. 같은 날씨에도 파카를 입고 다니는 사람과 거의 헐벗고 돌아다니는 사람을 모두 만날 수 있는 곳, 그게 시드니다.
3. 달링 하버 (Darling Harbour)
오늘 일정의 마지막이자 시드니의 하이라이트, 달링 하버다. 거기서 꽤 유명하다는 허리케인 그릴에서 식사를 했다. 사실 9년 전에는 달링 하버를 매일 같이 왔지만, 단 한 번도 이런 고급스러운 식당을 이용하지 못했다. 밖에서 구경만 하고 집에 가서 밥을 먹어야 했다. 돈이 없었고, 일단 살아남는 게 더 중요했으니까.
아내와 나도 그게 나름의 한이 되었는지, 호주 여행이 결정되자마자 가장 먼저 한 계획이 달링 하버의 유명한 식당을 가자는 것이었다. 당시의 나에게 약간의 위로를 해주고 싶은 그런 마음이었던 것 같다. 식사는 맛있었고, 경치는 여전했다. 계속되는 일정에 약간은 힘들었지만, 그래도 기분 좋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