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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정욱 Jan 01. 2023

#5. 올해 마지막, 몬주익 분수쇼

유럽 가족 여행기 in 바르셀로나 (2022.10.07~08)

지금까지의 여행기

#1. 파리 디즈니랜드는 뭐가 다른가

#2. 파리 뮤지엄 패스를 즐기다.

#3. 파리 세느강, 유람선 투어

#4. 당일치기 런던 여행




[10일 차] 파리를 떠나 바르셀로나로 


오늘은 파리를 떠나, 바르셀로나로 향하는 날이다. 어제 거의 짐을 싸 두었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 아침을 먹고 최종 확인을 했다. 마지막 날을 기념하여, 그간 아껴둔 김치 신라면을 꺼내 먹었다. 외국에서 파는 국산 라면이 맛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정말 그랬다. 너무 맵지 않게 만든 것 같은데, 우리 가족에겐 맵기가 딱 맞았다. JMT!! 파리 첫날 공항에서 집까지 오면서 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에 (지하철에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오를리 공항으로 가는 경로는 몇 번이나 확인했는데, 트램과 버스로 이뤄져 있어서 일단 가보리고 했다. 이제 정말 파리를 떠나려고 하니 많이 아쉽더라. 그래도 날씨가 상쾌해서 헛헛한 마음을 달래 주었다. 


예상대로 공항까지의 교통편은 나쁘지 않았다. 공항 스타벅스에서 라떼와 함께 지난번에 산 트러플 감자칩을 함께 먹었는데 내가 먹은 모든 감자칩 중에서 거의 No.1에 가까웠다. 칩의 두께와 소금, 식감까지 모든 게 완벽한 감자칩이었다. 그때 2개 살껄.. 하는 아쉬움이 몰려왔다. 저가 항공기라 수화물 규정이 다소 까다로운 편인데, 사전에 준비를 철저하게 해서 그런지 큰 이슈없이 비행기에 탑승했다. 1시간 30분 정도 되는 시간이기에, 재원이와 함께 쿵푸팬더를 봤다. 아주 예전에 본 영화지만, 오랜만에 봐도 역시 재미있더라. 재원이도 흠뻑 빠져서 봤는데, 다 끝나고 표정을 보니 '아주 만족한 표정'이더라. 슬쩍 물어보니 지금까지 본 영화 중에서 가장 재미있다고 한다. ㅋㅋ 맨날 바뀌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봤다고 하니 다행이다. 



공항버스를 타고 집으로 갔고, 가는 길에 배가 너무 고파서 햄버거도 사 먹었다. 이번에 머물 집의 컨디션은 기대 이상이었는데, 뷰도 좋았고 바로 앞에 큰 마켓도 있어서 더 좋았다. 바르셀로나의 분위기는 지금까지 방문한 파리와 런던과는 또 달랐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은 것은 '가로수'였다. 여름에 워낙 뜨겁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는데, 그 때문인지 몰라도 도로에 가로수가 가득했다. 파리도 그렇지만, 확실히 이틀 전에 다녀온 런던과는 확연히 분위기가 달랐는데, '적도'에 더 가깝게 왔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예전에 머물렀던, 스페인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필리핀의 기억도 떠올랐다. 암튼 흥미로웠다. 마트에 들러서 먹을거리를 샀고, 이후 집에서 저녁을 만들어 먹었다. 테라스가 있어서 밖에서 밥을 먹었는데, 분위기가 워낙 달라져서 그런지 그 자체가 흥미로웠다. 이제 여행의 후반기에 접어들었는데, 후회가 남지 않게 즐거운 추억을 많이 만들자 :) 




[11일 차] 라로카 빌리지과 몬주익 분수쇼


일어나자마자, 건물 1층의 팬케이크 가게로 갔다. 어제 관찰한 바로는 1층에 있는 가게들이 유명한 것인지, 사람들 줄이 꽤 길더라. 우리는 한산한 아침을 노렸고, 펜케이크 하나를 포장했다. 그렇게 간단히 아침을 먹고 나갈 준비를 마쳤다. 오늘은 라로카 아울렛에 방문하는 날이다. 지난번 파리에서도 아울렛에 방문하긴 했지만, 그땐 적당한 옷이 없어서 그냥 넘겼는데 스페인 옷이 싸다는 정보가 많아서 방문했다. 사실 명품에 큰 관심이 없는 편이고, 그다지 선호하지도 않지만 오래오래 입을, 좋은 품질의 옷을 살 때는 명품도 좋은 옵션이란 생각이 든다. 한번 제대로 사서 오래오래 잘 입기. 



쇼핑을 마치고, 집 근처 마트에 방문했다. 어제 미처 다 구입하지 못한 과일을 비롯한 몇몇 식료품을 구입했다. 집 근처에 큰 시장이나 마트가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다. 특히 우리 가족은 재원이도 있고 그래서 아침저녁은 주로 집에서 요리를 해서 먹었는데, 오늘 저녁은 특별히 새우와 연어를 비롯한 해산물을 사서 구워 먹었더니 꿀맛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방금 전 마트에서 구입한 납작 복숭아를 먹었는데, 입에 들어가는 순간 바로 알았다. 내가 지금까지 먹은 과일 중에서 최고로 맛있다는 걸. 아내와 눈빛 교환 후에, 바로 다시 마트로 가서 복숭아 10개를 사 왔다. 한국에서 경험할 수 없는 맛이니만큼, 후회 없이 먹다가 가기로. 진짜 인생 복숭아, 아니 인생 과일이었다. 



저녁 일정으로 세계 3대 분수쇼라고 불리는 몬주익 분수쇼를 보러 갔다. 원래 여름철에 주로 진행되고 10월 10일 이후로는 진행되지 않는다로 하더라. 사실상 올해 마지막 분수였기 때문에 다소 피곤했지만, 가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침 집에서 15분 정도면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었으니 더더욱. 광장에 도착하자, 이미 앉아있는 수많은 군중을 볼 수 있었다. 우리도 공연 시작 50분 전쯤 여유 있게 도착했는데, 그 보다 일찍 온 사람들도 많았던 것. 꽤 괜찮은 위치에 자리를 잡고 한참을 앉아있었는데, 곤혹스러운 일이 있었다. 바로 옆 자리 사람들이 펴내는 줄담배. 유럽은 담배가 굉장히 관대한데, 길거리에서나 어디서든 편하게 피는 사람들이 많다. 길거리는 우리가 피해버리면 되긴 하는데, 앉아서 대기하는 상황에선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아내도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았고, 나 또한 그랬다. 다들 정말 아무렇지 않은 건지, 익숙한 건지, 아니면 싫지만 다들 티를 안 내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우리에겐 힘든 일이었다.



9시 정각, 분수가 시작되었다. 상당히 화려했는데, 개인적으로는 근처 가까이 앉아있는 사람들이 걱정될 정도로 물보라가 강하게 몰아쳤다. 쇼를 보다 보니 분수쇼를 밤에 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는데, 바로 '빛' 때문이다. 색색깔의 조명이 물에 비치는데, 그 색감이 마치 꽃처럼 화려했다. 빛과 물, 그리고 노래가 어울려진, 화려한 분수였다. 다시 집으로 걸어오는 길, 스페인은 워낙 더운 곳이라 사람들이 모두 낮에는 낮잠을 자고, 저녁쯤 나와서 걸어 다닌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 식사를 밤 10시쯤 하는데, 걸어오는 길에 봤더니 실제로 정말 많은 노천 식당이 있었고 다들 앉아서 타파스와 맥주를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파리는 비교적 낮 시간에 노천 식당과 카페가 활발했다면, 바르셀로나는 저녁과 밤에 더 빛나는 느낌이었다. 각자 처한 지리와 날씨, 기후에 맞춰서 문화가 만들어지고, 사람들의 양식 또한 그에 맞춰 발달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개인적으론 그렇게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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