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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정욱 Aug 01. 2018

월간 책거리 2018년 7월호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부터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까지

[월간 책거리] 7월호 발간에 앞서 


7월에도 총 5권의 책을 읽었다. 전반부는 '팀워크'와 관련해서 읽었다면, 후반부는 휴식과 쉼이 되는 시간도 있었다. 가끔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책만 보고 싶은데, 언제쯤 그럴 수 있을까.  




월간 책거리 2018년 7월호, 총 5권


1.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_대니얼 코일 

앞서 월간 성찰에서 말했지만, 전사 교육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말하는 것'은 '알고 있는 것'의 빙산의 일각이어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교육을 준비하며 팀 워크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해 보고자 고른 책이 이 책과 다음 책 <익스트림 팀>이다. 대니얼 코일이란 작가는 예전 '탤런트 코드'라는 책을 워낙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기대가 컸다. 결론적으로는 뭐, 좋았다. 세상을 뒤흔들만한 책은 아니지만, 좋은 팀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 정도는 흔들만 하다. 관심 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한다. 다양한 사례가 나오지만, 진짜 재미있었던 사례 하나만 소개하고자 한다. 


퇴사자가 많아져서 고민인 한 조직이 실험을 했다. 하나의 그룹은 '회사의 정체성'을 설명하고 성공 사례를 들려줬다. 다른 그룹은 회사 강의에 더불어 '직원들'을 중심에 놓고 보충 강의가 이뤄졌다. 질문도 이어졌다. "당신은 일할 때 어디에서 가장 큰 행복을 느끼나요?" 서로의 생각을 교류했다. 직원과 회사 이름이 나란히 적힌 티셔츠도 줬다. 결과는 어땠을까? 후자의 잔류 비율이 250%나 높았다. 첫 소통에서, 집단의 일원이 되는 듯한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다. 일방적 전달보다는 결속을 쌓고, 질문을 통해 정체성을 공유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2. 익스트림 팀(최고의 성과는 최고의 조직이 만든다)_로버트 브루스 

개인적으로는 앞선 책 보다 (쪼금 더) 더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전반적인 콘텐츠는 비슷하지만, 최신의 사례가 많고 결론이 좀 더 통합적이다. 조직 문화나 팀워크에 관심 있는 분들은 두 책 모두 간략히 읽어보길 권한다. 아주 인상 깊었던 문장을 하나 공유한다. 공감 100%다.  


P 36   
픽사는 대다수 기업보다 훨씬 부드러우면서도 (픽사 직원들은 모두 내 절친한 친구들이다) 매우 강한 (우리는 훌륭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라면 절친한 친구들이라도 해고할 것이다) 조치를 취한다. 

"픽사는 직원들의 입장을 상당히 많이 지지하는 편이며, 감성적 문화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영화 스토리가 사람보다 우선입니다. 감독이 기업의 높은 수준에 맞는 스토리를 만들지 못하면 가차 없이 그 자리에서 물러나야 합니다." 

공동체 관계는 아무런 대가 없이 서로를 지지해주는 관계를 말하고 교환 관계는 내가 상대에게 무언가를 베풀어줄 때 상대도 그에 상응하는 만큼 되돌려주기를 기대하는 관계다. 대부분 사람들이 공동체 관계와 교환 관계는 상호 배타적이라고 본다. (...) 최고의 기업과 팀은 공동체 관계와 교환 관계의 긍정적 면을 조화시키는 방식으로 두 관계 사이의 경계를 뚜렷하게 구분하지 않고 그들만의 독창적인 방식으로 운용한다. (...) 그들은 일부러 더 힘든 길을 택한 것이다.  


내가 지향하는 것도 이것이다. 심리적으로 안전한 프로 스포츠팀! 혹은 고성과주의 공동체! 뭐 이런 역설이 다 있을까 싶지만, 탁월함은 '양극단'을 모두 추구할 때 꽃핀다고 확신한다. 원칙에서 레이 달리오가 말한 '따뜻한 훈육'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한다. 물론 어렵지만, 우리가 추구해야 할 방향이다.   


그건 그렇고, 픽사의 인크레더블 2 보고 싶다 ㅠ


3. 인사이드 현대카드_박지호 

이 책을 왜 읽었더라. 돌이켜보면, 지난달의 Principles부터 이번 달 익스트림 팀까지 계속해서 이어오는 '같은 성질의 책'에 지쳐서 집어 들었던 기억이 난다. 현대 카드에 대해서 잘 몰랐는데, 이 책을 읽고 어렴풋한 이미지는 그려졌다. 내가 모르는 영역이나 브랜드가 참 많구나 하는 겸손함도 생겼다. 조직 문화에 대해서 관심 있게 보려고 했지만, 그런 영역은 생각보다 별로 없었다. 적극 추천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4. 체계적 직무분석 방법론_최영훈 

직무 분석에 대해서 배워보고자 읽었던 책이다. 직무 분석이라는 하나의 주제에 대해서 이렇게 집중적으로 다룬 책이 별로 없으니, 그것만으로도 의미 있다. 책이 구어체로 쓰였다는 특징이 있다. 읽다 보면 마치 강의를 듣고 있는듯한 느낌을 준다. 강점으로는 그렇기 때문에 쉽다는 것, 단점으로는 전체적인 내용이 조금은 퍼져있는느낌이다. 읽다가 약간의 혼란스러움이 있었다. 그런 점과 전반적 완성도가 살짝 아쉬웠지만, 직무 분석에 관심 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한다. 직무에 대해서 이렇게 상세하고 꼼꼼히 설명되어 있는 책도 드물다.    



5.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_박민규 



인간은 참 우매해.
하나의 전구를 터질듯 밝히면 세상이 밝아진다고 생각하지.
실은 골고루 무수한 전구를 밝혀야만 세상이 밝아진다는걸 몰라.
자신의 에너지를 몽땅 던져주고 자신은 줄곧 어둠속에 묻혀있지.
어둠속에서 그들을 부러워하고..또 자신의 주변은 어두우니까...

가난한 이들이 도리어 독재정권에 표를 주는것도,
아니다 싶은 인간들이 스크린 속의 인간에게 사랑을 모두 주는것도 그 때문이야.
자신의 빛을...서로의 빛을 믿지 않기 때문이지.


사랑은 상상력이야. 사랑이 당대의 현실이라고 생각해? 천만의 말씀이지.
누군가를 위하고,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고, 누군가를 애타게 그리워하고...
그게 현실이라면 이곳은 천국이야. 개나 소나 수첩에 적어다니는 고린도 전서를 봐.
오래참고 온유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것을 견디는...
그 짧은 문장에는 인간이 감내해야할 모든 <손해>가 들어있어.

애당초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야.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그래서 실은, 누군가를 상상하는 일이야.
시시한 그 인간을,  곧 시시해질 한 인간을... 시간이 지나도 시시해지지 않게 미리,
상상해 주는거야. 그리고 서로의 상상이 새로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서로가 서로를 희생해 가는 거야.
사랑받지 못하는 인간은 그래서 스스로를 견디지 못해. 시시해질 자신의 삶을 버틸 수 없기 때문이지.
신은 완전한 인간을 창조하지 않았어, 대신 완전해질 수 있는 상상력을 인간에게 주었지.


이번 5월의 책이다. 소설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가끔 가슴이 메말라간다는 것을 느낄 때쯤 펼쳐본다. 올해는 특히 소설을 거의 읽지 않은 편이라 의도적으로 펼쳤다. 원래 좋아하는 작가이기도 한데, 이번에 책을 읽으며 더욱 빠졌다. 소설을 읽으며 시간이 천천히 펼쳐지는 경험을 했다. 확실히 '서사와 묘사'는 세상을 느리게 만들고, 감수성을 불어넣는 힘이 있다. 저자가 마련해 놓은 반전도 멋졌고, (요한의 입을 빌려) 세상을 향해 던지는 메시지도 설득력 있었다. 덕분에 출퇴근길이 행복했고, 비틀즈의 몇몇 노래를 알게 되었고, 내가 바라봐야 할 곳을 더욱 분명하게 바라보게 되었다. 사랑 하고 있는 분, 세상을 느리게 경험하고 싶은 모든 분께 권한다. 이미 유명한 책이라 읽을 분들은 다들 읽으셨겠지만 말이다.  


누군가를 사랑한 삶은 기적이다.
누군가의 사랑을 받았던 삶도 기적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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